퇴근길인문학

기획세미나는 튜터가 있는 장, 단기 세미나들입니다. 현재 <액팅스쿨>, <퇴근길인문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슬라보예 지젝 ㅡ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제 3장 공동선과 새로운 기획

1. 위험을 감수 해야하는 이유
2. 보편성
3. 탈정치화 되는 20대
4. 방어적 폭력성
5. "함께 가자!"
6. 자기비판
7.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가능한 것의 불가능성 : 재사유

1. 위험과 희망, 보편성이 가진 힘.

 푸코와 바우만을 읽으며 난 혁명의 새로운 방식에 대해 끊임 없는 상상을 반복했다. 개별화 되고 개인화 되어지는 '액체 근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만들어 내야 할 혁명이란 어떤 것일까? 바꿔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계속해서 추구해야할 가치란 어떤 것일까? 거기엔 끊임 없는 부정이 이어졌다. 이건 안돼. 이건 개별화야. 이건 다시 권력에 종속되는 일일 뿐이야. 한 개인으로서 너와 나의 관계를 바꾸는 일,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고 생각한 순간 지젝은 희망을 던져 주었다.
 지젝은 희망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희망은 아흐마디네자드 정권이 들어선 이란에, 이집트 혁명에, 누구에게나 고문을 가할 수 있는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 인도에, 인디언들을 학살하던 19세기 미국에, 위험한 곳에, 위험한 순간에 있다.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이러한 순간에 그것을 위기로 받아들이는 어떤 사람들(서구의 자유주의자/ 권력자들)이 있다는 것은 위험이 곧 희망이란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며, 나아가 위험의 순간들을 포착해내지 못하고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욱 큰 폭발을 야기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현재 폭발의 순간을 눈 앞에 두고 있는지 모른다. '프롤레타리아적 입장'의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만 가지만, 스스로 무엇을 '잃고 있는지',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인식하지 못할 뿐더러, 변화를 원하지 않는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변화를 원하지 않는 상태에 있지만 그것은 변화하지 않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기보다 현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고 하는 표현이 더 올바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기고문에서 지젝이 이야기 하듯이 "우리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점을 마치 모르는 것 처럼 행세하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보편성은 이러한 위험한ㅡ희망적 순간과 다름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우리는 공통적인 감각을 가진다. 이집트의 혁명을 TV나 컴퓨터로 지켜보며 위험을 인지하기만 한다면 우린 순간 민주주의와 자유, 경제적 정의에 대한 공통적 감각, 즉 보편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보편성은 곧 '힘'이다. 변화를 이끌어 낼 힘. 
 권력자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있다. 슬럼이 정치화 되는 것ㅡ슬럼이 위험을 인지하고 희망적 순간을 맞이하며, 보편성이란 힘을 가지게 되는 것ㅡ을 두려워하는 정치가들은 슬럼에 마약 거래를 암묵적으로 허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더 넓은 차원에서 한국의 입시 경쟁과 취업난 등은 슬럼의 탈정치화의 전략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재미있는 점은, 위험에서부터 발견되는 희망, 희망을 공통적으로 감각할 때 발생하는 보편성, 그리고 다시 보편성이 가지는 힘과, 그러한 힘의 위험성이다. 위험은 희망적이고, 보편성은 좋지만 위험하다는 것(빈 공간에 대한 점령 욕구). 그렇기 때문에 지젝은 끊임 없는 질문과, 끊임 없이 보편성을 재생산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계속해서 언급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2. 새로운 기획ㅡ방어적 폭력, 함께 가기.

 위험한 상황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그것은 기존의 권력이 만들어 내는 부당한, 잔인한 폭력에서 비롯된다. 지젝은 혁명이 가져야할 '방어적 폭력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이는 반동적 대응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하다. 폭력은 어디에나, 늘 존재한다. 한국에서 고3 수험생이 수능을 치고 자신의 점수에 낙담해 자살을 하는 일, 끊임 없는 입시와 취업의 경쟁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해 히키코모리로 전락하는 일 등 또한 기존 사회가 가지고 있는 폭력성을 설명해 주는 좋은 예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함께 모여 거리로 나선다고 했을 때 우리가 가진 폭력성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면 모를까 사람을 죽이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슬로베니아의 징병제 문제,  테헤란 광장에서 경찰을 빤히 바라보는 시민들, 무바라크의 잔혹성의 실패, 간디의 납세 거부 등이 그것이다. 혁명은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반동적이며, 방어적인 것일 때 적절하다는 것.
 그리고 한가지 더, 진정한 좌파의 새로운 기획은 "함께 가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폭력들, 기존의 권력이 가지고 있는 폭력이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이 누군가의 기획이 아닌 사회의 구조로 부터 비롯된 것임을 인지하고 아직까지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 모두를 안고 갈 수 있는 혁명이야말로 '진정한 좌파의 새로운 기획'이 되는 것이다. 

3. 혁명, 그 다음날ㅡ자기 비판과 재사유의 필요성.

 혁명의 승리, 그리고 축제의 순간. 그 순간을 위해 우리는 투쟁을 하는가? 지젝은 혁명이 이루어진 다음날 아침부터 시작되는 우리의 새로운 삶의 모습을 계속해서 묻는다. 새로운 국가의 탄생? 새로운 제도? 새로운 대통령? 새로운 정치적 대안의 제시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끊임 없는 자기 비판과 재사유이다. 매 순간 우리 스스로 새로운 폭력성을 생산해내는 것은 아닌지, 누군가를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 매순간 보편성을 재생산한다는 점에서 존재 기반이 흔들리는 위험한 상황의 연속임에도 불구하고 삶의 혁명화인 것이다. 우리가 이것을 하면 안되는 이유를 고민하는 것, 이것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물어보는 것, 이러한 질문들이 우리를 매 순간 혁명하는 삶으로 이끌어 낼 것이다. 

 불가능한 것에서 가능성을 찾고, 가능한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줄 아는 것. 바로 그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2019퇴근길인문학] - 시즌 2 지식이 아닌 ‘지혜’를 가꾸어 가는 삶 [14] 퇴근길 2019.04.24 647
공지 [2019퇴근길인문학] - 시즌1 세상과 나의 경계, 몸 - 자율과 능동의 삶의 시작 [45] 건달바 2019.01.05 1502
공지 [2018퇴근길인문학] - 시즌4 "개인과 공동체" [16] 퇴근길 2018.09.26 966
공지 [모집] 2018 니체액팅스쿨(9월1일 개강/15주) [14] 관리자 2018.07.25 1300
공지 [2018퇴근길인문학] - 시즌3 "길 위의 앎과 삶" [27] 퇴근길 2018.07.11 1022
공지 루쉰&니체 읽기 드디어 '니체'를 읽습니다 [9] 노라 2018.05.07 846
공지 [2018퇴근길인문학] - 시즌2 "돈과 인류학" [16] 퇴근길 2018.04.25 1203
공지 퇴근길-첫 세미나 공지 (3/13-->3/20) [7] 뿔옹 2018.03.03 644
공지 [2018퇴근길인문학] - 시즌1 "일과 가족" [12] 퇴근길 2018.01.27 1105
공지 2018 액팅스쿨 - 상반기 루쉰&니체 세미나 [10] 관리자 2017.12.18 1393
공지 <루쉰액팅스쿨>중간발표회 초대해요 - 10/28/토/2시 노라 2017.10.24 607
공지 [퇴근길인문학] 시즌4 - '공부와 좋은 삶' [16] 건달바 2017.10.16 1169
공지 <루쉰액팅스쿨>두번째 텀-길에서 공부하기 공지 [14] 교장 2017.10.08 831
공지 <루쉰액팅스쿨> 개강 공지 [4] 문탁 2017.08.28 704
공지 [퇴근길인문학] 시즌3 - '몸과 양생' [10] 건달바 2017.07.26 1382
공지 모집- 루쉰 Acting School [20] 관리자 2017.07.13 1585
공지 [퇴근길 인문학] 시즌 2 - '돈과 공동체' [17] 건달바 2017.05.15 1618
공지 [퇴근길 인문학] 시즌1 - '일과 불안' [25] 건달바 2017.02.25 2393
공지 [푸코 게릴라 세미나] 안전영토인구 & 푸코효과 : 통치성에 관한 연구 [13] 광합성 2014.11.13 3802
공지 2014 푸코기획세미나 시즌2 : 광기의 역사 [27] 관리자 2014.03.17 5126
공지 2014 푸코기획세미나1 - 권력이란 무엇인가? [18] 관리자 2013.12.30 8739
공지 시즌4 <정치적 상상력을 위하여>신청하세요 [1] 새털 2013.11.10 5822
공지 <공공공> 시즌2 "다시 쓰는 경제사, 부채와 증여" 신청하세요 [17] 공공이 2013.01.21 5283
공지 떴다!!! "공공공" 프로젝트 시즌1 -직장인..도전하세요^^ [29] 공공공 2012.10.20 6670
45 최종에세이 file 자영 2013.02.21 503
44 공공공 공부를 맺는 글입니다 file 윤우 2013.02.21 522
43 공공공 에세이 입니닷 file 신경섭 2013.02.21 615
42 공공공 마지막 에세이 file 괜찮아 2013.02.21 592
41 세미나 데이 참석 못 해서 죄송....^^ [1] file 청량리 2013.02.21 689
40 공공일 에세이 file 새털 2013.02.21 461
39 최종에세이요.... [1] file 가람 2013.02.21 544
38 공공공 프로젝트 시즌1 최종에세이 [1] file 지원 2013.02.21 588
37 <공공공> 2월 21일 에세이데이!! [2] 공공일 2013.02.20 553
36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발제 [2] file 새털 2013.02.14 662
35 후기 -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14] file 괜찮아 2013.02.13 923
34 <공공공> 2월 14일 세미나안내 [2] 공공일 2013.02.08 1145
»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3장 '공동선과 새로운 기획' 발제문 [3] 지원 2013.02.07 1675
32 늦은 후기 입니다~!! [1] 자영 2013.02.07 643
31 <공공공> 2월7일 세미나 안내!! 공공일 2013.02.01 760
30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1장 발제 [3] file 윤우 2013.01.31 679
29 결석계 [1] 괜찮아 2013.01.28 705
28 1월 23일 <액체근대> 3,4,5장 후기 [4] 신경섭 2013.01.26 1485
27 <공공공>1월 31일 목요일로 변경확인!! 공공일 2013.01.25 690
26 액체 근대 4장 '일' 발제문 [1] file 신경섭 2013.01.23 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