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인문학

기획세미나는 튜터가 있는 장, 단기 세미나들입니다. 현재 <액팅스쿨>, <퇴근길인문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미나 데이 참석 못 해서 죄송....^^

2013.02.21 13:10

청량리 조회 수:695


01.jpg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누군가는 화장실에서 똥을 싸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골목길에서 돈을 뜯기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피를 흘리며 병원에 실려가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새 생명이 태어나는 경이로움을 만나고 있을 것이고

누눈가는 죽음의 순간에 직면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찬 바닥에서 몸을 간신히 의지할 것이고

누군가는 푹신한 침대 위에서 사랑을 나눌 것이다.

누군가는 쓰레기통을 뒤져 먹거리를 해결할 것이고

누군가는 먹을 물이 없어 구정물도 마다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따뜻한 밥 한 끼를 정성껏 준비할 것이고

누군가는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어둠 속에 숨어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것도 모르고 어둠 속으로 걸어오고 있을 것이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인간 행위가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벌어지고 있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자연현상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다.


북극의 얼음이 녹는 소리가 들리면서

아마존의 나무가 쓰러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밤 하늘의 별똥별이 떨어지는가 하면

한 낮의 폭염에 땅이 갈라지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매 순간, 일어나고 없어지고 보여지고 사라진다.


나는 여기에 있는 것인가, 여기에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희망을 말하지만 무엇에 대한 희망일까


절망을 말하지만 무엇으로 인한 절망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나무는 조금씩 자라고 있다. 


허나 내 눈에는 그저 어제와 같은 나무로 보일 뿐.


어느 새 자란 손톱을 보면서 그 변화를 느끼지 못 한다.


지구는 계속 자라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병이 들어 죽어가는 것일까?


나는 계속 자라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죽고 있는 것일까?


내가 죽으면 나는 없어지는 것일까?

계속 이어지는 것일까?


어떤 일에 행위에 목적을 갖는 다는 게 너무나 하찮게 느껴진다.


우리의 연대가 과연 우리를 위한 일일까?

우리는 과연 희망을 말해야 하는 것일까?

희망이라는 것은 누구의 무엇을 위한 희망인가?


누군가의 시체가 땅 속에서 썩어가고 있으며

우리는 그 땅위에 꽃을 심고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살이 찢겨지고 뼈가 부스러지는 누군가의 고통의 신음소리가 지금은 들리지 않는다.

조용한 구석에서 이 글을 읽고 있거나 이어폰의 노래 소리가 들릴테니까


가끔은 너무나 내가 하찮게 보인다.

그걸 인정하면 어떨 땐 참을 수 없이 눈물이 흐른다.


작은 돌맹이가 구르면 희망이 생긴하는 말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

그냥 굴러가자.


한 없이 작고 작은 존재라면 오히려 가볍게 굴러가자.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말 따위는 하진 말자.


그냥 하면 되고 그냥 떨어지면 되고 그냥 맞으면 된다.

그냥 일어나면 되고 그냥 피를 흘리면 된다.

그러다가 그냥 죽는다고 슬픔의 눈물은 흘리지 말자.


지금도 죽어가는 많은 약자들에게 슬픔의 눈물대신

내 자식의 배고픈 울음소리가 들리고 먹거리 챙겨먹느라 바쁘고

하루에도 몇 번은 화장실에 다녀와야 한다.


눈에 보이는 죽음에, 아픔에, 기쁨에 숨 쉬고 있는 작고 작은 존재.


그러니 그냥 굴러가자. 

무거운 돌은 굴리기도 어려우니 얼마나 좋은가

바람에도 작은 입김에도 굴러가는 작고 작은 존재.


그러니 그냥 굴러가자.


그러니 그냥 굴러가자.







오늘의 세미나데이에 참여하지 못 함에 이 글을 대신할께요....크하하하


201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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