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이다

들뢰즈에 따르면 영화는 서사가 아닙니다. 영화는 재현도 아닙니다. 영화는 운동과 시간의 관계를 이미지로 보여주며 우리의 습관적인 인식체계를 흔들어놓는 사유기계입니다. 들뢰즈의 영화론은 “영화에 관한 사색인 이상으로 세계로서의 영화에 관한 것이며, 영화에 개입해서 어떤 면에서는 영화와 같은 것이 되어 버린 세계에 관한 사색”(우노 구니이치)입니다. 지금 우리는 헐리웃과 cgv에 완벽하게 포획되어 있습니다. 그들, 거대 미디어 산업은 우리가 봐야 할 영화를 지정하고, 우리가 느껴야 할 감성을 명령합니다. 하여, 이제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만나보고자 합니다. 영화를 사유한다는 것, 익숙한 사유와 습속을 뒤흔드는 시간 이미지를 통해 삶의 원점에서 다시 질문한다는 것! 가능할까요? 여기 변방, 동네의 작은 배급사 [필름이다 Film Ida]에서 그 실험을 시작합니다.

<시네마 천국 06> 영화, 그냥 본다

2016.08.21 02:29

토용 조회 수: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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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천국 06]

영화, 그냥 본다




글 : 토끼와 용












난 영화감상이 취미가 아니다. 오히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본 영화도 많지 않고 아는 영화도 별로 없다.(사장님, 필자 잘못 선택하셨어요^^) 그저 남들처럼 주말의 명화를 봤고, 별다른 취미도 없고 달리 즐길 것도 없었기 때문에 시간 때우기용으로 영화를 보던 정도였다. 간헐적으로 보던 영화를 결혼하고 애 키울 때는 거의 못보고 살았다. 그러다가 요즘 필름이다 덕에 모처럼 영화보기가 내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난 영화를 그냥 본다. 영화적 장치, 이런건 간파할 예리함이 없다. 영화와 관련된 이론들, 이런건 알려줘도 모른다. 의미를 찾으려하지 않고 무작정 그냥 본다. 그리고 영화를 보기 전 어떤 사전지식도 없이 본다. 필름이다 영화 상영 당시 관객들이 너무나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적으로 봐서 좀 놀랐다. 사실 난 등장인물이 조금만 많아져도 얼굴이 헷갈리고, 장면전환이 조금만 빨라도 정신이 없기 때문에 다른데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액션, 공포, 스릴러, 느와르, 어드벤처, 범죄, SF 등등 이런 장르를 안 좋아하니 극장에서 영화를 거의 안보는 편이다. 내가 애써서 극장에 갈 때는 일본영화를 보러 갈 때이다. 평소 일본 드라마를 취미삼아 봐서인지 영화도 그럭저럭 내 취향에 비교적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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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처음 본 일본영화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었다. 뻔하지 않은 사랑, 공감 가는 결말이 인상 깊었던 영화였다. 주인공 츠마부키 사토시(이 배우는 방부제가 주식인지 늙지도 않는다)는 이후 여러 드라마에서 봤지만, 단연 이 영화가 최고다. 그리고 오겡끼데스까로 유명한 러브레터’, ‘도쿄 타워’, ‘:단팥 인생 이야기’, ‘심야식당등등 요 몇 년간 개봉한 일본영화는 거의 다 본 것 같다. 모두 좋았지만 특히 이 기억에 남는다. 하루하루 어쩔 수 없이 사는 남자와 하루하루가 특별하고 소중한 할머니의 이야기. 키키 키린의 연기는 언뜻 보면 매 작품마다 비슷한 것 같은데, 얼굴 표정과 말투의 섬세한 연기가 볼 때마다 감탄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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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아무도 모른다로 유명세를 탄 때문인지 몇 편의 영화가 계속 개봉되었다. 그 중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를 보았다. 가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하게 변주하는 고레에다의 영화는 기승전결이 뚜렷하지도 특별히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사건, 사고도 없다. 긴장감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어 좋고, 중간 중간 대사가 주는 묵직함도 있다. 가장 최근에 본 태풍이 지나가고도 그렇다. 내 옆에 앉은 중년의 여자는 영화 보면서 꽤 오랜 시간을 잤다. 그러더니 영화가 끝나고 나서 싱겁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영화적 재미가 없다는 말이겠지만, 난 오히려 싱거워서 좋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처럼. 우리 인생도 사실 싱거워야 좋은 것 아닐까? 맵고 짜고 달고 쓴 인생은 너무 버라이어티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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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를 즐겨 보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자막에 구애받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어서이다. 그렇다고 100% 완벽하게 알아듣는건 아니지만 영화를 보는데 크게 지장은 없다. ‘태풍이 지나가고는 고레에다 감독의 전작보다 유머가 많은 편이었다. 말투와 얼굴 표정으로 만들어내는 유머를 자막 보다가는 분명 놓쳤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봉되는 일본영화는 주제나 스토리가 비슷비슷해서 다양하지 않다. 그래서 가끔 진짜 다른일본영화가 궁금할 때도 있긴 하다. 필름이다의 일본영화 특집을 기대해 본다.

 



[필름이다 Q&A]


1. 언제 영화관에 가세요?

꼭 보고 싶은 영화 보러 갈 때 (문탁 생활 이후 거의 못가지만)

 

2. 내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란?

영화를 보고난 후 어쩌다 한 번씩 생각나는 영화

 

3. 나의 베스트 영화 5

베스트라기보다는 앞서 말한 일본영화 외에 근래 우연히 본 영화 중 그을린 사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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