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경제아카데미

향기

저는 한때 '단무지'(단순하고 무식하다라는 뜻에서^^)라고 불리는 공대생이었어요.

그땐 제가 단무지인줄 몰랐는데 아직도 제가 단무지란 사실을 깨달았지요. ㅎㅎ

인간과 사회에 대해서 단순 무식하게 생각하고 귀결시키는 점에서요.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은 처음에 당췌 읽기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당시 사회의 모습도 알지 못할 뿐더러 

구겨서 버려진 신문 쪼가리까지 조심스레 펼쳐서 

당대의 면면을 한 개도 놓치지 않고 기술하는 톰슨의 방식은 정말이지 질려버릴 지경이었죠.

읽어나갈수록 톰슨의 책에서 당시의 사람들이 영화처럼 펼쳐지기 시작했어요.

당대의 가치와 새로 등장한 자본주의적 가치와의 40여년 간의 대결.

프롤레타리아로 몰락한 장인과 수공업자들, 

가정을 빼앗기고 공장노동자가 된 여인들, 

거기에 휩쓸려 더욱 착취되었던 아동들.

어렵고 끔찍한 시절이었으나 

그들에게는 언제나 꺼지지 않는 급진주의의 불꽃이 있었고, 언제든 발화가 될 수 있었지요.

19세기 초 영국노동자들의 모습은 매번 저의 단순 무식한 편견을 깨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시의 노동자들의 삶과 운동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지만, 

저자 톰슨의 기술 태도에서 '단무지'와 같은 저의 세계가 조금 넓어짐을 느끼고 감사했습니다.

톰슨님 존경합니다.^^


"한 사람의 행위가, 뒤따르는 발전이란 관점에 비추어 보아 정당한 것인가 

아닌가의 여부를 우리의 유일한 판단기준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결국은 우

리 자신도 사회의 발전의 종점에 있는 것은 아니다. 산업혁명기 사람들의 

실패한 주의 주장들 가운데 몇가지에서는 우리가 아직도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 사회악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찾아낼 수도 있다. 더욱이 오늘날 세계

의 더 넓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공업화 문제, 민주적 제도의 형성 문제 등

산업혁명기에 우리 자신이 경험한 것과 여러모로 유사한 문제들을 겪고 있

다. 잉글랜드에서 패배한 주의 주장이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는 혹시 승리

할지도 모른다."

머릿말의 이 부분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일까? 생각하게 했던 부분이었는데요.

오웬주의를 읽으면서 이 부분이 더욱 다가왔습니다.

문탁이나 무진장도 생각나면서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탁공동체에서의 움직임들이 좀 더 급진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머리로만 ㅜㅜ)


셈한기에도 쩔쩔매며 책을 읽으면서 자책도 했지만,

좋은 샘들과 좋은 책 읽어서 감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