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

내공프로젝트 <以文서당>은 '한문' 원전의 텍스트를 읽어나가며 한문의 세계, 동양고전의 세계를 탐사해나가는 한문강학의 場입니다. 2012년 <논어>,<대학>,<중용>, 2013년 <맹자>에 이어 2014년<사기>, 2015년 <사기>&<장자>를 읽었습니다.

7회차 후기

2017.09.17 02:25

아침바당 조회 수:78

  백이와 유하혜를 영원한 스승으로 삼은 까닭은

 

孟子曰 聖人은 百世之師也니 ​伯夷柳下惠 是也라 ​

故로 聞伯夷之風者는 頑夫 廉하고 懦夫 有立志하며

​聞柳下惠之風者는 薄夫 敦하고 鄙夫 寬하나니

​奮乎百世之上이어든 百世之下에 聞者 莫不興起也하니

​非聖人而能若是乎아 ​而況於親炙之者乎아 (盡心章句 下)

 

맹자께서 말하길 성인은 영원한 스승이니, 백이와 유하혜가 이 경우다.

고로 백이의 풍도를 들은 자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람이 뜻을 세우게 되며,

유하혜의 풍도를 들은 자는 야박한 사람이 후덕해지고 답답한 사람이 너그러워진다.

 (백이와 유하혜가) 오래 전에 분발하는 사람인데 이 오랜시간이 지나서 이들의 풍도를 들은 자가 분발하지 않은 자가 없는데

성인이 아니고서야 능히 이와 같이 영향을 줄수 있는가? 하물며 그들 가까이에서 직접 만나 변화한 사람에 있어서야.

 

  이 구절에서 맹자는 백이와 유하혜의 삶의 스타일을 후세 사람들도 영원히 본받아야 할 것으로 제시한 듯하다.

현실에 티끌만큼의 타협이 없는 꼬장꼬장한 원칙주의자 백이와 세상에 물 흐르듯 잘 섞이면서도 자기의 가치관을

잃지 않는 현실주의자 유하혜를 사람들이 닮아야 할 두 개의 축으로 보았다. 사실 이 상대적인 성격을 갖는 두 가지

유형은 실제 사람들이 처하기가 지극히 불가능한 지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지점을 중심에 두고 각각의

차이와 강도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맹자는 사리(事理)판단에 무디고 의지가 약한 사람은

백이의 청렴함과 곧은 의지를 본받아야할 중심에 놓고 분발하며, 야박하거나 좁은 자기 기준에 갇혀 있는 사람은

유하혜의 포용성과 관대함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아닐까 한다

 

   백이와 유하혜에 대한 맹자의 평가는 앞서 공부했던 공손추장구 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백이를 말하길 섬길만한

군주가 아니면 섬기지 않고, 사귈만한 사람이 아니면 벗하지 않으며 폭군의 조정에 서는 것과 악한 사람과 더불어

말하는 것을 마치 조의와 조관을 쓰고 진흙과 탄더미에 앉은 듯이 생각할 정도라고 했다. 또 지나가는 마을사람이

관(모자)을 바르게 쓰지 않으면 그 꼴을 못 봐 눈길조차 주지 않고 마치 자기가 더럽혀 진듯 여길 정도였다 했다.

또 스카웃 제의를 하러 찾아오는 자가 있어도 받아주지 않은 것으로 보아 벼슬에 아예 마음을 두지 않았다고 했다.

(수양산 근처에서 고사리 캐서 끼니를 잇기도 힘들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는 나여서, 이렇게 한가로이 남 관 쓴 것을

트집 잡고, 선물보따리를 물리 친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에피소드의 발견이었다. 맹자님 말씀이니 믿어야쥐~~ )

   뒤이은 구절에 언급된 유하혜는 더러운 군주를 섬기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아무리 말단미직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과 도리를 다하며 버림받아도 원망하지 않고 곤경에 처하더라도 근심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유하혜 자신이 말하길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니 네가 비록 내 곁에서 어깨를 걷고 몸을 드러낸들 네가 어찌 나를 더럽힐

수 있겠는가’라고 하면서 누구와 함께 있든 느긋하게 스스로의 바름을 잃지 않았다고 맹자는 말했다. 그러면서

가려하다가도 잡아당기면 멈추는 것으로 보아 벼슬길 놓는 것을 아쉬워했다고 평한다.

 

   맹자가 후대의 스승으로 가지고 온 두 명의 인물, 백이와 유하혜는 방향이 다른 삶의 태도를 보여 준 인물들이다. 백이를

사표(師表)의 한축으로 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부귀와 탐욕이 웅성거리는 삶에서 인의와 절개를 지킨 많은 은사(隱士)들에 대한

유가들의 영원한 오마쥬에서 나왔을 것이다. 이 길은 어쩌면 유하혜로 대표되는 다른 하나와 층위가 다른 길일 수 있다.

그럼 유하혜는? 혼탁하고 오만하며 표리부동함으로 소란스러운 인간의 삶, 그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야 한다면

거리낌 없이 세상과 화해하면서 그 속에서 바름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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