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고전학교

마침 정독 /다독 프로그램 진행하는 날이 파지사유 개소식이랑 겹쳐서

두 팀을 데리고 각각 파지사유를 방문하는 일정도 함께 했다.

 

먼저 정독팀, 일찌감치 왔기에 초딩들 장터에서 우격다짐(?) 물건도 사고 함께 파지사유로 건너갔다.

오픈 공식행사와 공연과 음식까지 풀코스로 즐기고 다시 문탁으로 돌아와 글쓰기...

 

정독팀과 읽고 있는 <사기열전>은 좀체로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시험이니 뭐니 핑계가 많아 제대로 읽어오지 않는 아이들에게

다음 주에는 7명의 인물에 대해 자신의 말로 설명하지 못하면

그 무엇이라도 너희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을 경험하리라 엄포를 놓았는데

제대로 읽어올지 두고 볼 일이다.

2500여년을 거슬러 지금 아이들의 일상에 <사기열전>의 그들을 불러오는 일은 고전 중이다.

 

다독팀은 9/28, 10/2  2주 연속 3명(수현,준상,현정) / 2명(유빛,지영) 으로 저조한 출석률 때문에

맥 빠지게 하더니....

이번 주는 그래도 7명 출석 ( 유빛은 여행 알림/ 연락없는 수현, 찬우... 니네는 뭐니?).

중딩들과 책을 읽는데 역시 가장 강적은 시험임을 다시 한 번 재확인!

 

그래도 만남은 이루어졌고 출석한 아이들과 각각 주방에서 뭔가 만들어 먹고

문탁 투어도 했다. (돌이켜보니 아이들과 문탁을 둘러보는 일을 한 적이 없더라)

문탁이 어떤 곳인지 정보의 차원에서 투어하고

아이들이 문탁을 어떻게 느끼는지는 더 두고 볼일로 남겨두었다.

 

그리고 이번 주 7명 출석,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를 읽고 마주 앉았다.

1년이 넘는 시간을 진행해오면서 체득한 것 중 하나는

아이들이 책을 꼼꼼이 읽어 올 확률은 참으로 저조하다는.....

그래서 뭔가 설명해주고 있는 나를 보고... 또 주변의 평가도

'이끎이의 설명은 너무 많고 아이들은 그저 듣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

처음에는 그런 문제 제기에 나의 진행 방식의 문제라 여겨 주눅이 들기도....

지금? 그런 주눅은 사라졌다.

아이들이 읽어오지 않는다면.... 좋다! 그럼 내가 너희의 수준에 맞춰 설명해 주겠다!

말을 하되 너희의 눈빛이 나의 얘기를 들으며 반짝이게 해주마!

요즘은 이런 다짐으로 아이들을 만난다. 계속 말할 수 밖에 없다면

아이들이 듣게 하는 말을 하리라. 그런 비장함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나를 아이들은 알까? ㅋ

 

이번 책도 여지없는 결과, 일단 책 내용을 요약할 수 있는 내용 읽기와

제목의 질문에 대해 독해해온 대로의 대답을 끌어냈다.

그리고 나서 내가 주문한 것은 '내가 왜 이 책을 읽으라 했을까'의 질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보라 였다.

공통적인 대답

'세상의 절반이 굶주린다는 것을 통해 1g의 음식도 남기지 말라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에 감사하라고'

'굶주림을 경험하지 않은 나에게는 그냥 불쌍하다는 정도로 느껴진다'

등등 내가 예상했던 대로 대답하는 아이들...

 

결국 이번 책은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주입시키는 독서일 뿐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질문에 쓴 대답이 그 증거다.

한결같이 어디서 그렇게 하라고 들은, 혹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아이들의 대답은 마치 자동판매기에서 버튼만 누르면 튀어나오는  똑같은 캔 같았다.

 

그럼 나는 뭐라고 말했더라.

"내가 이 책을 선정한 것은 우선 줄거리만  대충 읽는 책읽기에서 탈피해서

다른 장르의 책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번 분기는 그래서 '종횡무진 다독' 이잖니.

그리고 어쨌거나 내용 파악은 했으니 질문을 받은 너희들이 쓴 생각을 들어보니 어때?

다들 너무 똑같지 않아? 생김새는 다른데 왜 생각은 똑같을까? 이런 의문이 생기지 않니?
다음은 너희의 고민도 어떻게 그렇게 똑같을까? 시험.... 친구.....

너희들이 쓴 대답이 똑같은만큼 너희의 경험세계도 어찌 이리 똑같을까?

그런데 얘들아, 정말 너희가 지금 현재 10대에 경험할 수 있는 세계가 이렇게 똑같은 것만 있을까?

너희가 경험하는 맛이 정말 이렇게 협소할까?

10대 내내 그렇게 맴맴 돌다가 끝나도 괜찮을까?"

 

세계의 긂주림에 대해 분석한 책을 두고 너무 많이 나갔나?

뭐 어쨌든 나의 말은 이런 요지였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이들의 눈빛은 어땠냐고?

빛나지도 흔들리지도 않았다. 또 그렇게 책을 통해서가 힘들다면

내가 하는 말을 통해서라도 눈을 맞추고자 하는 나의 의지는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다음 주에 또 비장하게 마음 먹고 아이들을 만날 것이다.

"읽어 왔니? 뭐라고? 음.... 이 책은 말이야...."

 

다음 주는 10/26 수상한 운동회 참가 일정으로 책의 순서를 변경합니다.

고로 '피터히스토리아 1권' 읽어옵니다.

만화로 만나는 세계사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만날까요?

여러분의 읽기 수준에서 너무 어려운 질문인가요? ㅋ

꼭 읽어오기를 강권합니다!

10월 19일 다독 4시 반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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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3.10.13
23:45:55 (*.8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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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moon

2013.10.14
01:04:10
(*.178.203.14)

제목을 바꿔야 할 듯.

종횡무진 다독...이 아니라 고군분투 튜터...로^^

 

어쨌든 계속 고군분투 ...go, go..ㅠㅠ..

한아이

2013.10.15
20:16:30
(*.7.11.73)

쌤 저 요번에 인제로 가야해서 못올거 같습니다. 그래서 어쩔수없이 시험을 못볼거 같네요. 장말 보고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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