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통신

(112호)기능공과 브리콜뢰르 사이에서 ‘연구하는’그들

2015.06.18 09:59

자누리사업단 조회 수:593

[작업장통신] - 자누리사업단

기능공브리콜뢰르 사이에서 ‘연구하는’그들




글 : 자누리사업단








작업실이 좁다, 흘러넘치자! | 뚜버기

어느 세미나팀에서 증여에 대해 공부하다가 시작되었다는 탄생비화를 지닌 사업단! 어느덧 4년이 넘은 월든 최고의 사업단! 여기에, 한번만 만나도 잊을 수 없는 인상적인 캐릭터들이 모여있는 사업단! 이 레시피 믿어도 되는 거임? 묻고 싶다가도 뭔지 모를 내공에 무릎 꿇게 되는 자누리! 우당탕 쿵쾅 비이커 여러 개 깨먹었을 것만 같은 포스를 지닌 버뜨 그러나 나름 섬세하고 까다로운 취향으로 제품의 퀄리티를 보증하는 지금! ^^ 극한 작업의 고수-세심한 마무리까지 완벽을 추구하는 그녀, 호두! 모두들 오래된 자누리의 일꾼들입니다. 물론 저 뚜버기 포함해서요. 지금은 잠시 쉬고 있는 분위기 메이커이자 주방비누 지킴이, 게으르니까지 합세하면 즐거운 수요 생산일이 완성됩니다. 참! 아직은 여기저기 눈치 봐가며 일 배우느라 애쓰지만 조만간 자누리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을 바로까지 모두 함께하면 작업실 한 칸으로는 부족합니다. 초창기에 비하면 정말 좋아진 작업환경이지만 어느새 좁고 꽉 차게 느껴집니다. 어느 틈에 그렇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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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 문탁 학인 중에 로션 트레이스 한번 안 내본 사람은 아마 문탁선생님 정도 뿐 일 듯? 요요도 달팽이도 노라도 모두 자누리 일꾼 출신이랍니다. 아무튼 이제 자누리팀은 월든 최고참 사업단으로서 문탁인들의 생활 한 부분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사용하기 불편한 이런 저런 점들에도 불구하고 자누리 물품을 사랑해주는 친구들에게는 정말 고맙다고 느낍니다, 이런 안정감에 머물러 취해있다가도 문득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냥 상품만 만드는 건 아닌지. 물건만 아니라 자누리 일꾼들과 월든과 그리고 문탁 사람들이 뒤섞이게 되고 있는 것인지 다시 묻게 됩니다. 또 강학원을 비롯한 이웃의 친구들과는 어떻게 만나는 것이 좋을까요? 고여 있지 않고 흘러들어오고 흘러나가는 자누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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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흘러넘쳤다! | 지금

우리의 새로운 실험은 홍삼액 사업이었다. 인삼을 구하기 위해 금산까지 현장답사도 갔었다. (결국에 인삼의 거래처는 제기동 시장이 되긴 했지만 ) 처음에 사용했던 홍삼액 제조기계는 재탕을 해야 하는 방식이어서 처음 달여 낸 홍삼액은 다음 재탕 홍삼액이 나올 때 까지 보관을 해야 했다. 끊여서 보관을 해야 하는데 스텐으로된 냄비에는 홍삼액을 끓일 수 없기에 내가 선택한 용기는 월든에 있던 도자기로 된 슬로우쿠커였다. 몇 번은 문제가 없었는데 그날은 가스불이 좀 셌던 걸까? 갑작스런 “뻥” 소리 돌아보니 슬로우쿠커의 둥그란 밑바닥이 뚝 떨어진 것이다. 물론 안에 담겨 있던 홍삼액은 가스렌지로, 바닥으로 그대로 줄줄줄... 아~ 순간 멘붕.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 날 난 가스렌즈와 월든의 마루바닥을 닦고 또 닦았다. 그 날 만큼 월든의 마루바닥이 깨끗했던 적은 없었으리라. 꾸준한 주문으로 작년에는 새로운 기계도 구입했다. 이런저런 시행착오 속에서 이제 홍삼액은 자누리사업단의 효자종목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안정된 것으로 보이는 품목들도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나고 보니 추억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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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슨 불평이 아니다! | 호두

아~무 생각 없이 문탁에 발을 딛게 된 내가 화장품 만들기를 시작한지도 헉! 4년째다. 자누리 생산회원에서 매니저로 승진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자누리사업단의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걱정과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걱정하는 얘기를 들으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정기적으로 수작을 하고 있는 모임의 일정부터 잡았다. 이엠 샴푸의 효능에 대해 친절한(?) 설명과 함께 멀리 부산에 사는 가족들에게 택배로 보내기도 했다. (물론 내가 사서 보내는 거다.) 덕분에 이엠 샴푸에 푹 빠진 동생의 샴푸 후기와 더 보내달라는 얘기에 나의 선물은 계속 되고 있다. (자누리 생산 회원이라도 수작이 아니면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도 없다!) 전에는 조금 귀찮았던 꾸준히 주문하는 지인의 배달서비스 요청도(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내게 샴푸 5~6개의 무게는 상.당.히 힘들다!) 그저‘감솨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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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장품을 생산하면서 작은 바램이 생겼다. 환기가 잘되지 않는 작업장의 환경 덕분에 대략 4~5시간 가량의 작업이 끝나면 향에 취해 머리가 아프다. 자누리샘은 소중한 뇌세포가 죽는 소리가 들린다며 최근의 건망증이 향 때문이라며 우리가 어찌 될지 모른다며 겁을 가~끔 준다. 나도 가~끔 걱정된다. 하지만 특혜(?)도 있다! 칼라 립 밤을 바르고 쥐 잡아 먹은 입술을 경험 할 수 있고, 선크림을 만들 때는 가~끔 강시가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비이커에 붙어 있는 로션, 수분, 탄력 크림을 모아 모아서 수분이 마이 부족한 지금샘의 팔과 다리에 처덕처덕 바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아참, 덤으로 수요일에 담쟁이 베이커리에서 천연 발효 빵을 죙일 굽고 있는 건달바의 머리가 풀어 헤쳐진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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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슨 광고가 아니다! | 바로오늘

이 곳, 문탁은 참 문제적이다(!) 허허실실 웃으시지만 어려운 책을 읽는 세미나 복수 개와, 각종 즐비한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시는 분들이 다수다. 화장품 품질이야 연예인 광고하는 브랜드에 비할 바 못된다 자부한다. 자누리 화장품을 안 쓴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린다.(자누리 쌤~ 보고 계시죠ㅋㅋㅋ) 자누리 화장품을 처음 사용해봤을 때, 기대 이상이었다. 옷이나 머리, 색조화장에는 관심 없지만 기초화장품에는 기꺼이 돈을 투자하는 나와, 까다롭기 이를 데 없는 우리 집 사람들도 빨리 자누리 스킨, 로션을 사오라고 성화를 부렸다.(진짜에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화장품을 만들까 궁금했다. 문탁에 드나드는 날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분들이 화장품을 만드는지 알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정신을 차려보니 자누리 화장품에서 매주 수요일에 화장품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이런 놀라운 일이!


로션을 만들면서 가열을 하는데, 온도계를 꽂아두고 옆 비커를 쳐다본 몇 초 사이 온도가 치솟는다. 깜짝 놀라 비커를 빼낸다. 책으로 봤을 때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무슨 뜻인지 감이 안 왔지만, 내 손으로 뭔가를 만들면서는 그 의미가 오감으로 느껴진다. 많다고 마냥 좋은 건가? 아니다. 딱 정해진 만큼 해내는 것이 기술이다. 그램(g) 수를 재는 동안 집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작(手作,hand made)을 경험하면서 신기했던 건 누구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가 제공된다는 것이었다. 좋은 것은 독점해야한다는 평소 나의 마음 자세와는 다르게 나누겠다는 자세가 신선했다. 실천은 잘 못하지만 내가 살고 싶은 삶도 그런 삶이다. 좋은 게 있으면 나눌 수 있는 마음 자세 말이다. 말이 행동을 앞서가기는 얼마나 쉬운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복잡한 세상이지만, 딱 내가 하겠다고 내뱉은 말만큼만 살아내고 싶다. 그러면 누가 뭐래도 성공한 인생이지 않을까. 화장품을 만들면서 실없이 그런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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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땐, 외쳐줘요! |자누리

자누리사업단은 보통‘자누리화장품’이라 불리지만 ‘자누리생활건강’으로 쓸 때도 있고 로고는 ‘ㅈㅈㅇ’(자누리자연생활연구소)이다. 화장품으로 얼굴만 예뻐지기를 바라는 소심한 사람들이 아니다보니 이름에 욕심이 들어가 있다. 생활용품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생활’이 들어가야 하고, 화학재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때도 잘 씻기고 물을 덜 오염시키기 위해 천연재료와 제법에 대한 상당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게 ‘건강’하게 살자는 거 아닌가? ‘건강’이라면 먹는 게 빠질 수 없으니 홍삼과 쌍화탕을 질 좋고 저렴하게 만들어보자고 ‘자누리홍삼’, ‘자누리쌍화탕’도 만든다. 이 쯤 되면 자누리사업단은 <LG생활건강>과 <한국화장품>과 <정관정홍삼>과 <허준한약방>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자누리사업단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도 콜라보레에션이다. 지금은 주학에서, 호두는 이어가게에서도 활동한다. 뚜버기는 복작연구소를 책임지고 있고 게으르니는 더치커피와 주학으로 바쁘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살아가느라 다 같이 회의하기도 만만찮다. 나는 우리가 단순한 기능공이 될까봐 늘 노심초사다. 그럴 때마다 게으르니는 “기능공이면 안돼?”라고 염장을 지른다. 생각해보면 안 될 것도 없지만 저 이름들에 있는 ‘생활’과 ‘연구’는 어떻게 할 거냐고! 오래 같은 일을 하다 보니 다들 기술자가 되었다. 늘 만들어둬야 하는 제품들은 빠른 손놀림으로 척척 라벨작업까지 마친다. 각자 전문제품을 만드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브리콜뢰르가 더 적합하다.(브리콜뢰르는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한정된 재료를 가지고 적당한 수법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어울리게 만드는 사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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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방발효화장품이 나왔을 때 나는 그래 이거야 했다. 천연화장품이라 해도 재료는 거의 수입되어 온다. 나는 신체 속지주의와 배타주의를 믿는 편이다. 우리 신체는 자신이 사는 환경에 최적 적응되어 있다는 것. 물과 공기와 토양 등의 자연환경과 신체는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자연을 요소들로 분해해서 성분들을 재조합해 만드는 공산품을 신체가 그리 반길 거 같지는 않다. 부득이 그렇게 해야 한다면 신체가 낯설지 않는 자연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호호바, 로즈힙과 같은 열대지역 식물보다는 우리 한방재료가 더 적합할 거라고 생각하고 언제나 재료 연구를 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연구소들의 실험실을 갖추지 않으면 재료 연구가 안 될까? 요소들로 분해하지 않는 종합으로서의 실험은 정밀기계를 갖추지 않은 곳에서도 가능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임상실험이 가능하니까!(수많은 실험 대상들이 떠오른다. 하하하) 그래서 만들려는 연구소는 가칭 자연연구소이다.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염화칼슘을 구매해서 습기제거제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해왔다. 그냥 간단히 통에 넣고 공기가 소량 통하도록 하면 끝~. 모든 걸 공장에서 만들어 지도록 할 수는 없다. 생활용품에 주목하는 건 인간의 수고로움을 삶에서 함부로 배제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에서이다. 우리는 문명의 이기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간단히 물에 구연산가루를 풀고 레몬 향 몇 방울 떨어뜨린 걸로 빨래의 뻑뻑함은 풀어줄 수 있지만, 화학첨가제로 부들부들해진 빨래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만족스러운 기능이 아니다. 그러니 사람들의 만족도를 낮추는 것도 주요한 과제이다. 현재 익숙한 기능과 효율들이 어디에서 유래하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생활’과 ‘건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에도 할 일은 쌓여 있고 시간은 부족한 일상에서는 늘 뒤로 밀린다. 앞으로 당기는 방법은 주문이다. (그리고 기다림이다!)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것이 우리의 동력이다! |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