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세미나

기획세미나는 튜터가 있는 장, 단기 세미나들입니다. 현재 <액팅스쿨>, <퇴근길인문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니체액팅] 8회차 후기

2018.10.31 16:44

송우현 조회 수:114

 


 오늘은 좀 적은 인원으로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각자 메모를 적어 와서 우리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먼저 못 오셨지만 멋진 노래를 올려주신 콩땅샘의 ‘지금 이 순간’을 들었어요. 다들 감동에 젖었답니다.. 저도 집에서 작업을 하다가 올라온 노래를 듣고 자극을 받았었지요..

남들처럼만 살려고 했던 삶에 대한 회의, 이제 자신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포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샘들도 대부분 자신의 삶에서의 중력의 영을 찾고, 그것에 대해 맞서 싸우는 식의 메모를 적어왔습니다. 사회적으로 고정되어 있던 역할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 숨겨져 있던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시간뿐만 아니라 전부터 니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 분들이 많았죠. 그러나 저는 그런 경험을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다른 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왜 나는 내 삶이 더 깨지지 못하지? 전에 읽었던 니체를 또 선택한 것이 잘못된 건가? 


 저는 대부분의 샘들과는 굉장히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겨우 스무살 먹었지만요ㅋㅋ. 삶에 큰 굴곡 없이, 부족한 거 없이, 불만도 없이, 매년 매순간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규문에서 니체를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당시까지 당연하다고 여겼던 선과 악에 대한 개념 등 여러 가지 것들이 부셔졌지만 애초에 그것들에게 크게 휘둘리고 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휘둘리지 않았던 제 삶을 니체 식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니체를 오독한 부분들도 많았지만 그마저 제 삶에 맞춰 편리하게 쓰고 있던 것이죠. 마치 종교처럼. 

 전부터 저의 욕망을 억누르고 사는 편은 아니었지만 니체를 읽고 그 욕망에 대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제 욕망으로 인해 남이 피해를 입거나 일을 그르치더라도 니체를 통해 합리화 했던 부분도 있던 것이죠. 니체가 말하는 것들이 다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니체를 따라서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을 의심했지만 반대로 니체의 말을 의심해보진 못했습니다. 저에겐 니체의 말들(제가 오독한 부분 포함해서)이 저에겐 중력의 영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답답합니다. 제가 어느 부분을 오독한 건지 모르겠고(생각해보려고 한 적도 없고), 어쩌면 저는 잘 읽었는데 니체가 틀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음 이건 아닌 것 같고.


 리셋 된 기분입니다. 제가 그동안 쌓아온 니체x송우현 짬뽕 사상을 다 무너뜨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려고 하니 무섭네요. 그동안 다른 분들의 메모에서 보였던 상태도 이런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이제야 이러고 있으니 늦었다는 생각도 들구요. 이 타이밍에 이번주 니체를 빠져야 하는 것도 짜증나구요. 


 사실 그러면 책을 다시 열심히 읽으면 해결되는 부분 아닐까요? 제 삶을 더 부정하는 책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지, 차라를 더 열심히 읽다보면 진짜 제 삶을 부정하고 있던 것을 깨달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을 위한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진짜 나를 위한 게 아닐 수도, 내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 수도, 항상 솔직하자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솔직하지 않았을 수도, 남 눈치 안본다고 생각했는데 누구보다 남 눈치를 많이 보고 있던 것은 아닐까? 이 마음들은 니체로부터 온 영향이 아닌데 왜 나는 니체에게 숨었는가? 신이 없다고 생각했으면서 왜 나는 신의 위치에 니체를 놓았는가?


더 읽고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다음 주 여행 때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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