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인문학

기획세미나는 튜터가 있는 장, 단기 세미나들입니다. 현재 <액팅스쿨>, <퇴근길인문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퇴근길인문학 - 화이널에세이데이(12/11) 공지!

2018.12.09 22:55

뿔옹 조회 수:237

문탁인문학축제는 끝이 났지만, 우리에게 아직 2018년의 마지막 향연(에세이데이)이 남아 있습니다. ^^;

기쁘다고 해야할 지 슬프다고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1년의 공부를 잘 마무리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네요.



이번 축제 첫날 저녁에 김기택 시인의 "시 쓰기의 즐거움"이란 특강이 있었습니다.

논리적 글쓰기가 아니라 왠 "시 쓰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열린 마음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김기택 시인의 특강은 강의 그 자체가 '시쓰기'의 행위였습니다.

사실 특강 내용은 문탁에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는 행위이자 동시에 말로부터 해방되려는 시도"이다!

2시간동안 진행된 강의는 이 말을 여러가지 방식을 통해서 체감할 수 있도록 진행되었습니다.


말(언어)을 하면 언어가 죽습니다. 왜냐하면 전하려는 것이 개념(언어) 안에 잡혀버리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전할 수 없는 (나만의) 느낌을 쓰(전하)려다보니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고 애를 쓰면서 읽다 보면 미쳐버리기도(사사키 아타루) 합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호메로스의 시대로부터 지금까지 아주 오랫동안 이런 쓸모없는, 비효율적인, 비논리적인 글쓰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시를 읽지 않는다고 하지만, 시를 쓰고자(전달할 수 없는 것은 전)하려는 욕망은 여전하다고

아니 SNS와 같은 방식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전하려는 욕망은 더 커진것 같기도합니다.



특강이 끝나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에세이에서 하려는 작업은 결코 시쓰기와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각자가 세미나를 하면서 느낀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감각들을 적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미하엘 콜하스>, <곰에서 왕으로>,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를 읽으면서

우리 각자의 마음 속에 새겨진 흔적과 각인들을 자신들의 말로 적어내려는 시도는 김기택 시인이 이야기한 '시쓰기'와 다르지 않습니다.

내 마음속에 만들어진 아주 작은 균열들을 감지하고, 아직 잡힐 정도가 아니지만 잡으려는 노력들이 바로 우리의 에세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난생 처음 가야금 연주에 맞춰 국악인 진도 아리랑과 꽃이 피었네를 연습하고 노래부른 것처럼

이번에도 모두가 에세이쓰기의 즐거운 고통을 지나면서 쓸모없음의 쓸모를 경험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고,

우리 각자에게 "싱싱한 혼란"을 일으키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아래에 특강에서 함께 읽었던 2편의 시를 오려놓았습니다.

한번 읽어보시길.....




퇴근길인문학 시즌4 <개인과 공동체> 에데이 데이

일시 : 2018. 12. 11(화), 저녁 7:30~

장소 : 마을공유지 - 파지사유

준비물 : 각자의 에세이 15부씩!



이번에도 역시 주류와 음료는 제가 준비하도록 할께요. ^^;

지난번에 한국의 와인인 막걸리를 준비했다면, 이번에는 서양의 막걸리인 와인을 준비해보도록 하죠!


혹시 이에 걸맞는 간식을 준비하실 분들을 손들어 자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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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교실  (정현종)



소리도 가끔은 쓸만하지만 

보다 좋은  

피는 꽃이든 죽는 사람이든 

살아 시퍼런 소리를 듣는거야

무슨 길들은 소리를 듣는거 보다는 

냅다 한번 뛰어보는게 나을

뛰다가 넘어져 보고 

넘어져서 피가 보는 훨씬 낫지

가령 '전망'이란 , 언뜻 

앞이 트이는 같지만 보다는 

나무 위엘 올라가 보란 말야, 올라가서 

세상을 바라보란 말이지

머뭇거리는 소리보다는 

어디 냇물에 가서 산고기 한마리를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확실히 손에 쥐어보란 말야

그나마 싱싱한 혼란이 나으니 

야음을 틈타 참외서리를 하든지 

자는 새를 잡아서 손에 쥐어 

팔딱이는 심장, 따뜻한 체온을 

손바닥에 느껴보란 말이지

그게 세계의 깊이이니 

선생 얼굴보다는 

애인과 입을 맞추며 

푸른하늘 한번 쳐다보고 

행동속에 녹아버리든지 

그래, 굴신자재(屈伸自在) 공기가 되어 

푸르름이 되어 

교실 창문을 흔들거나 

장천(長天) 넓고 푸르게 펼쳐져 있든지 

하여간 사람의 몰골이되 

쓸데없는 사람이 되어라

장자(莊子) 막지무용지용(莫知無用之用)이라

쓸데없는 것의 쓸데있음

적어도 쓸데없는 투신(投身)과도 같은 

걸음걸이로 걸어가라

자신이되 

내가 모든 사람이니 

불가피한 사랑의 시작 

불가피한 슬픔의 시작 

두루 곤두박질하는 웃음의 시작 

그리하여 네가 만져  

꽃과 피와 나무와 물고기와 참외와 새와 푸른하늘이 

살에서 피어나고 피에서 헤엄치며 

몸은 멍들고 숨결은 날아올라 

사랑하는 것과 한몸으로 낳은 푸른하늘로 

세상위에 밤낮 퍼져 있거라.






가려움 (김기택)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관을

도로 꺼내려고

소복 입은 여자가 달려든다

닫히고 있는 불구덩이 철문 앞에서

바로 울음이 나오지 않자

한껏 벌린 허공이 가슴을 치며 펄쩍펄쩍 뛴다


몸뚱어리보다 울음덩이가

터져나오려다 말고 좁은 목구멍에 걸려

울음소리의 목을 조이자

목멘 사람의 팔다리처럼

온몸이 허공을 세차게 긁어대고 있다 가려움


긁어도 긁어도 긁히지 않는

겨드랑이 없는

손톱에서 피가 나지 않는 가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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