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

세계를 탐사해나가는 한문강학의 場입니다. 2012년 <논어>,<대학>,<중용>, 2013년 <맹자>에 이어 2014년<사기>, 2015년 <사기>&<장자>를 읽었고, 2016년에는 다시 <중용>,<노자>,<주역>을 읽었습니다. 2017년에는 두번째 <맹자>를 읽었습니다

<주역> 후기

2018.12.24 16:28

영감 조회 수:123

주역 강의도 이제 본게임은 끝났고 연장전 하루를 남겨놓고 있다.   
일주일에 반나절 강의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한 주역 공부가 어느새 일상에서 내 시간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일과가 되어있다. 내 기억에 무언가 배우려고 시도해서 이렇게 일년 가까이 버틴건 주역이 처음인거 같다. 우리집엔 내가 배우다 만 것들의 잔해들이 여기저기 밟힌다. 새로운 배움을 시작할 마다  솟는 나의 고질병인 의증疑症과 싸웠다.  가치, 나의 수학능력, 합리성, 기회손실, 쓸모 등 온갖 과목을 동원하여 중단을 정당화 시켜줄 명분을 찾는 이 병은 대개 초기에 강력하고 편파적으로 설득력 있다.  그러나 난해한 구와 절을 모조리 공략하는 소모적인 섬멸전을 중지하고, 주역을 일단 대화상대로 인정하고 필요에 따라 국지전을 전개하다보니 고비를 넘겨 이렇게 일학년을 마칠 수 있게 되었다. 

주역 공부를 정이천 주에 기반, 의리역으로 풀어주신 우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독법에 따라, 주역의 기능이 자기 성찰의 바른생활 교과서이자 치세/처세의 지침서이기도 하다고 여겼다.  자신과 가족, 개인, 조직과의 친소 원근 관계를 규정하는데 그게 상수가 아니라 때와 상황에 따라 바뀌는 변수다. 자신을 과감하게 다른 인자와 등치시키는 사상은, 아마도 일인칭 주어없인 말을 이어가기 힘든 서양 사람들로서는 좀 부대낄 것 같다. 경전을 읽으면서 자연히 '과거 사실의 후회' 도 좀 했다. 그리고 이러한 현명하고 때로 현실적인 가르침을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가 얼른 고쳤다. 행여 대축괘 육오의 '분시지아' 같은 효를 선택해서 자의적으로 소비하면 크게 凶이다. 

주역에서는 천, 시, 위, 도 등이 반복된다. 하늘의 때에 맞추어  분수껏 올바르게 살라는 것일진대, 그 하늘의 때는 어떻게 알아내는걸까 ?  스스로 깨달아서 성인이 되든지 아니면 주역 점을 쳐서 자기의 운명을 통보 받아야 하나 ?  수천년 많은 성현의 손을 거치면서 완성된 사상서에 어떻게 이제까지 점서기능이 약간은 모순적인 동거를 해올 수 있었을까?   나는 미래의 운명 보다 지나온 운명을 더 생각하는 '때' 되어서 주역을 공부하고 있다.  시인 한강의 '서시' 중 앞부분이다.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 나에게 말을 붙이고 /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싸이트에 독자 리뷰를 올리는  '명'을 받아  '문탁이 사랑한 책들'을 속독하였다. 그간 건성으로 봐 왔던 문탁 네트워크의 활동과 그 유래를 아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젠 파지사유의 점심을 먹으며 절의 공양을 떠 올린다.  문탁네트워크는 책들을 함께 읽고 묻고 공부하고 그것을 통해 생각과 삶을 바꾸고 공통의 생활을 만들었다. 내가 이 책을 '문탁이 살림 차린 책들' 이라고 고쳐 부르고 싶은 이유다. 문탁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 사회문제와 그 대안에 대해서 총론에서 공감하지만 각론에 모두 동의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이러한 문탁의 공부x실천 모형이 크게 울려서 우리 세상, 우리 아이들의 세상을 '바루게' 할 것이라는 믿음은 固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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