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

세계를 탐사해나가는 한문강학의 場입니다. 2012년 <논어>,<대학>,<중용>, 2013년 <맹자>에 이어 2014년<사기>, 2015년 <사기>&<장자>를 읽었고, 2016년에는 다시 <중용>,<노자>,<주역>을 읽었습니다. 2017년에는 두번째 <맹자>를 읽었습니다

계사전 4회 후기

2019.03.26 00:28

바당 조회 수:118

 주역의 수와 점에 들어가기(제 9장)


   이번 시간에 배운 계사전 제 9장은 주역 점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 수()의 세계와 시초 점을 쳐서 괘를 구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공부한 지 겨우 1년 차인 나로서는 어떤 것도 이해는커녕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가면서도 약간의 흥분(?)은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한 원시 고대 집단에서 혼돈에 찬 세계를 잡아서 추상화하고 형상화하며 설명해내는 학문을 접하면서 오는 흥분^^.  

   주역에서 수의 세계는 논리로 접하기보다는 약속과 패턴으로 접하는 세계, 즉 어떤 특정시대에 만들어낸 프레임이다. 사실 견고한 학문인 수학의 세계도 인간이 만들어 낸 패턴과 패턴의 전개일 뿐이다. 세상을 강과 유로 나뉜다고 약속하여 대별하고 이를 조합해서 만든 8개의 상을 단초로 이 상들을 덧붙이고 움직여서 만 가지 세상을 설명해내는 고대적 사유의 위대한 깜찍함과 대담함에 놀라울 따름이다. 이를테면 64괘의 384효를 양효, 음효 각각으로 나누면 192씩이 된다. 이 양효 192개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6,912(192*4*9)이고 음효 192개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우는 4,608(192*4*6)이니 이 둘을 합치면 11,520이 되어 만물을 다 설명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二篇之策萬有一千五百二十이니 當萬物之數也). 알다시피 고대사회에서 숫자 만은 세상의 잡다함과 알 수 없는 깊이와 변화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숫자이다

 

  또 점을 쳐서 괘를 얻는 방법도 소략하게 기술되어 있는데 학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사가 집중된 부분이기도 하다. 왜 아니겠나? 구체적인 나의 문제를 가지고 우주의 비의를 알아내는 실마리를 찾는데. 해서 그 비밀번호를 찾는데 어찌 가볍게 놀이삼아 할 수 있느냐며 우리의 우샘은 간략 버전인 동전던지기는 좀 경망스럽다고 손사래를 친다. 목욕재계까지는 아니어도 경건하게 산가지를 집어 들어야 한다고.

     주역 점을 치는 수는 하늘과 땅과 나를 움직여 생의 기운을 펴고 오므리게 하는 조화를 이루는 대연지수라 하며 50(大衍之數 五十)이다. 그래서 산가지가 50개 필요하다. 이중 태극을 상징하기 위한 한 개를 떼어 정하게 앞에 놓고 나머지 49개 가지고 두 개로 무심히 나눈다. 이는 건과 곤을 상징하는데 곤에 해당하는 것을 내려놓고 거기서 인간을 상징하는 하나를 뽑아 손가락에 걸어놓는다 하늘과 땅 각각의 산가지에서 사시를 상징하는 4의 배수로 묶어 세고 각각의 나머지를 다시 손가락에 걸어놓는다. 이렇게 세 번 걸어놓은 것은 상관하지 말고 천과 지의 4의 배수가 몇 개의 묶음으로 나오는지를 가지고 한 개의 효를 결정한다. 이때 나올 수 있는 4의 배수의 수는 6,7,8,9가 되어 음, 양을 결정할 수 있다. 6.8이면 음이고 7,9이면 양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6, 즉 총 18회 되풀이 하게 되면 한 괘가 얻어진다.

 

이리해서 옷깃을 여미고 여러 번 시도한 끝에 얻어진 괘를 유심히 관찰하며 3개 효에서 6개 효로 확장도 해보고 나의 상황과 위치에 맞게 대입도 해 보면(引而伸之하며 觸類而長之)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다 펼쳐질 수 있다(天下之能事畢矣리니)고 말한다. 허나 괘를 알아냈다해도 괘상으로 드러난 이치와 그 이치의 작용이 펼쳐지는 것(顯道하고 神德行)을 알 길이 없으면, 일이 되어가는 상황을 미루어 생각하면서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可與酬酌) 할 수도 없고, 도의 작용을 도와 내가 할 수 있는 것 (可與祐神矣)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게 된다. 결국 그것이 말하는 바()를 읽어내고 해석해내야 하는 것이 나의 몫인 것이고 함부로 할 수도 없다.

 

괘를 얻어내는 과정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소성괘와 대성괘의 결과에만 주목한다면 한나절이나 걸쳐서 산가지를 세고 흩어뜨리는 시간이 아까울 것이다. 고대의 군자들에게도 하루의 시간이 한없이 늘어져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허나 해결하고자 고심하는 문제가 가볍지 않는 것이라면 한나절 오롯이 그 문제에 천착하면서 한 효 나올 때마다 주시하고 또 한 효 나올 때 변화를 예감한다면 고심하는 문제와 능히 수작(酬酌)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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