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

세계를 탐사해나가는 한문강학의 場입니다. 2012년 <논어>,<대학>,<중용>, 2013년 <맹자>에 이어 2014년<사기>, 2015년 <사기>&<장자>를 읽었고, 2016년에는 다시 <중용>,<노자>,<주역>을 읽었습니다. 2017년에는 두번째 <맹자>를 읽었습니다

<계사상전> 12장 후기-주역 공부란?

2019.04.07 13:18

자누리 조회 수:146

주역공부란?


어느덧 계사상전이 끝났다. 마지막 12장을 정리하면서 어떻게 마무리할까 생각해보았다. 해설서들을 보면 어떤 사람은 계사전을 우주자연의 이치로만 풀거나, 또 어떤 사람은 시종일관 주역점의 설명으로 보기도 한다. 당연히 공부하는 사람으로서는 그 양자가 모두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계속 같은 말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이해를 제대로 못하는 듯한 이 기분을 다시 가다듬어 보았다.

 

易曰, 自天祐之, 吉无不利. 子曰, 祐者, 助也, 天之所助者, 順也, 人之所助者, 信也, 履信思乎順, 又以尙賢也. 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也

하늘이 도우면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말이다. 어떻게 하늘이 도울 수 있을까?

子曰, 書不盡言, 言不盡意, 然則聖人之意, 其不可見乎. 子曰, 聖人立象, 以盡意, 設卦, 以盡情僞, 繫辭焉, 以盡其言, 變而通之, 以盡利, 鼓之舞之, 以盡神.

성인의 생각을 말로도 글로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주역에는 표현이 되어 있다는 말이다. 상과 괘와 사, 그리고 변통을 통해서..

乾坤, 其易之縕耶. 乾坤成列, 而易立乎其中矣, 乾坤毁則无以見易, 易不可見, 則乾坤或幾乎息矣

주역의 뼈대는 건곤이고 건곤과 같은 음양의 원리가 주역 전체에 관통하고 있다는 말이다.

是故, 形而上者, 謂之道, 形而下者, 謂之器, 化而裁之, 謂之變, 推而行之, 謂之通, 擧而措之天下之民, 謂之事業

사람이 자연의 조화를 잘 마름질해서 확장하면 바로 인간의 일은 우주의 사업이 된다는 말이다.

是故, 夫象, 聖人有以見天下之賾, 而擬諸其形容, 象其物宜. 是故謂之象, 聖人有以見天下之動, 而觀其會通, 以行其典禮, 繫辭焉, 以斷其吉凶. 是故謂之爻

주역의 구조인 상과 효, 즉 괘효상과 괘효사에 대한 설명인데 이미 8장에 나왔던 문장이다.

極天下之賾者, 存乎卦, 鼔天下之動者, 存乎辭化而裁之, 存乎變, 推而行之, 存乎通, 神而明之, 存乎其人, 默而成之, 不言而信, 存乎德行

주역의 공부는 그 활용에 있으니 궁극적으로는 덕행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

 

12장을 반복해서 살펴보고 또 훓어보다가 문득 주역 공부의 의의는 아마도 自天祐之에 있지 않을까 싶었다. 

自天祐之는 하늘이 돕는다는 뜻이다.  '하늘이 돕다'를 天之祐之라 하지 않고 自天, 하늘로부터, 하늘로 인해라고 말하는 것은 왜일까

아래 문장과 관련된다. 하늘이 돕는 것은 순리()라고 한다. 순리를 따르면 하늘이 돕는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는 수사적 표현일 수 있다. 일이 잘 되면 그것이 곧 순리를 따른 결과나 마찬가지여서 사람들은 하늘이 도왔다라고 표현한다

그렇다 해도 일은 저절로 잘되는 게 아니라, 일을 잘되게 하려면 순리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은 자기 맘대로 도와주고 말고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순리를 따르는 속에 하늘의 도움이 들어 있다고 말해야 한다

즉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를 뜻한다. 그러니 결국 순리를 따라야 하는 우리의 몫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순리를 따르는 것은 흔히 생각하듯 수동적인 개념이 아니다. 이 세계를 인간과 사물이 꽉 채우고 있을 뿐이므로 우리가 수동적이면 

세계는 망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어쨋든 순리를 찾고 그에 맞추어 행동하는 것은 쉽지 않아서 주역을 공부하라고 하는 것이다.


주역의 뼈대는 건곤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주역 공부의 핵심도 건곤일 수 있다. 건곤은 음양의 주역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천지, 건곤, 음양 등이 나타내는 것은 운동성과 다양성의 세계이다'하나'는 고정불변이지만 둘은 이미 '운동'이다

그러므로 주역은 그 복잡다단한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운동의 흐름을 타는 지에 대해 깊은 사색의 여지를 준다

, 특히 괘의 상은 두 획, 사상, 팔괘로 변화의 원리, '깊으면서도 다양한' 그 원리와 실제를 나타내었고

그 변화의 흐름 한 복판에서 살아가는 만물이 어떻게 그 흐름을 잘 탈 수 있는 지를 괘효사로 말해주었다고 한다

하고, 한다는 표현 속에서 우주 자연의 삶이란 얼마나 변화무쌍하며 활발발한 에너지를 발산하는지

그 에너지를 발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들이 있는지, 우리가 얼마나 큰 선물을 받고 있는 지를 말하려고 하는 것이다. 


정이는 주역은 효와 상을 통하여 변화를 논하고, 변화를 통하여 신묘함을 논하고, 신묘함을 통하여 사람을 논하고, 사람을 통하여 덕행을 논했다고 하는데 괜찮은 정리이다

앞에서 내내 상, , , 통 등에 대해 반복적으로 말했는데 이를 <주역>의 개념 설명, <주역점>의 효능 등으로만 해석하면 사실 지루할 뿐이다

그러나 각각의 개념을 곱씹어서 우리가 우주의 한복판에서 살아가는데 그 만만치 않은 변화를 사유한다면 계사전은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를 사유한다는 것은 한 문장으로 말해버릴 정도로 단순하지만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유하는 것일까?


아마도 "계속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계사전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 신묘함이란 모르는 것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여기는 일상의 자세라는 생각이다

주역 전체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에 대해 우주 최고의 지혜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해석도 와 닿는다

10장에서 나온 極深而研幾의 자세라고 해도 되겠다

너무 빨리 다 아는 것처럼, 성급하게 굴어서 일이 되어가는 순서를 생각지 않고, 타자의 신묘함에서 눈을 돌려버리는 것, 그런 자세만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다

비슷한 말인 것 같은데도 주역에서 단 한 번 툭 던져버리듯 나온 말, ‘形而上者, 謂之道, 形而下者, 謂之器도 그 숱한 논란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눈길이 별로 가지 않고,

오히려 그 다음 말 化而裁之, 謂之變, 推而行之, 謂之通, 擧而措之天下之民, 謂之事業을 더 생각하게 된다

우주의 사업에 동참하는 일, 그것은 우주를 남김없이 알아버렸다고 생각하지 않는 자세를 견지하는 일일 것이다

언제나 변하고 통할 일이 남아 있으니까.

물론 어렵다. 우리는 매번 다 아는 것처럼 굴면서도 그러고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기는 것이 오히려 일상이다

그래서 주역 공부를 자꾸만 하라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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