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일의외침

9월 7일 목요일 오후 드뎌 <탈핵릴레이 57주차> 시위에 히말라야와 함깨 나갔습니다.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청량리와 히말라야가 나란히 서서 구호를 외치며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찬반 투표"에

참여하시라고 목청을 높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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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앞에 대기 중인 사람들에게 다가가 전단지를 나눠주며 공론화에 대해 설명을 하면 아무래도

어린 학생들이나 청년들이 잘 들어줍니다. 중년의 남자분들은 대개 시선을 피하거나 대꾸를 하지

않습니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지나가시는 어르신들도 있고 원자폭탄이 떨어질 마당에 이런 일을 벌이느냐고, 정부는 하던 거는

그냥 하도록 놔두고 원자폭탄 관리나 잘 해야 한다고 한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찬반 투표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공론화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게 뭐냐고, 들어본 적이 없다는 대답도 꽤 있습니다.  

그런 중에도 말을 건네지 않았는데 먼저 다가 와 스티커를 붙여주고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건설 중단 찬성도 있고 반대도 있습니다.

어떤 초등학생은 밀양  탈핵 책자에서 판도라를 알아보고 가던 길을 되돌아 와 스티커를 붙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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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와 번갈아 가며 전단지를 나눠주고 투표를 격려하다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6시가 넘은 것을 확인하고 막 정리하려는 참에 할머니라고 하긴엔 젊고 세련된 옷차림의 어르신이 다가왔습니다.

히말라야의 말에 의하면, 앞서 투표를 하고 지나가신 분이라는데 다시 나타나셔서는 대뜸 니네들 이런 짓을 하면

안된다고 하십니다. 새대통령이 그렇게 공정한 사회를 외치는데 우리가 하는 투표가 공정하지 못할 뿐아니라

파렴치한 짓이라고, 이렇게 양심없는 짓을 하면 안된다는 말을 반복하십니다. 

그분의 말씀은 핵발전소 건설 반대한다는 펼침막을 펼쳐놓고 그 옆에서 찬반 투표를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투표판을 잡아부수고 투표판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떼어내려고 하는 통에 저희들과 작은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발끈해서 따지고 드는 저를 말리며 히말라야와 청량리가 웃으며 차분하게 응대합니다.

  

20170907_180619.jpg


이 사진은 그 분이 찍어주신 것입니다. 6.25를 겪지 않아 뭘 모르는 젊은이들 때문에 이 나라의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한탄을 하시던 그분이 갑자기 우리의 사진을 찍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사진 찍으시는 김에 우리것도 찍어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사진을 찍은 후에도 도통 멈추실 생각이 없어 보이는 그분은 우리도 이제 가야한다고, 다음 주에도 또 나오니 그때

다시 오셔서 말씀하시라고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이 부족한 저로서는 그 자리에 계속 있는 것이

참으로 고역이라 뒷일을 두 사람에게 맡기고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흥분을 가라앉힌 후에야 후회가 되었습니다만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지요.

그저 두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을 이렇게 구구절절한 후기로 대신해 봅니다.

'5' 댓글

요산요수

2017.09.08
19:25:03
(*.178.61.222)

하하하 맘고생 심하셨을 듯!

그래도 이런 돌발적인 만남과 평소에 겪지 못한 경험이 탈핵릴레이의 묘미이지요.

자꾸 겪다보면 더 잘 대처하실 수 있으실거여요.(작용받고 작용하는 능력의 증대?)

처방은 자주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옵니다. ㅋㅋㅋ


새털

2017.09.08
20:08:57
(*.223.36.167)

코나투스들의 갈등의 현장이었군요!!! 

홧팅하시고^^

히말라야

2017.09.08
20:45:02
(*.130.92.221)

함께 나가자고 몇 번의 헌팅끝에 드뎌 오영샘이 시간을 내신 날~

나가기 전에 몇번이고, "누가 나한테 시비걸면 어떡하지?" 걱정을 하시며,

"무서워보이게 눈에 힘 꽉주고 있어야겠다"고 다짐을 하시던 오영샘.

그런데 웬걸~ 눈에 힘을 너무 주셔서 그런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오영샘한테 모여드는 느낌적인 느낌이었습니다..ㅋㅋ 

글고 친원전 어르신들의 반응에 전혀 주눅들지 않으시고 

발끈발끈...대응하시는 오영샘 모습에 전 완전 깜놀~!

아니 저렇게 잘하시는 분이 대체 왜...그렇게 걱정하신거지?

그러다가...깨달음...아~~ 누가 시비걸까봐 걱정한 게 아니라...

너무 잘 싸우는 거 보여줄까봐...걱정이셨구낭...ㅎㅎ

어린 학생들에게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친원전 어르신들께는 발끈하시는 오영샘과 함께 해서...전

너무 재밌고 좋았습니다~ ^.^

느티나무

2017.09.08
21:18:36
(*.12.74.156)

시간이 변경된 후 계속 나가지 못하고 있으니

후기를 읽으며 생생한 현장에 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이거 혹시 시위 금단현상인가요?


작은물방울

2017.09.10
18:36:15
(*.34.153.110)

점점 우리에게 끈질기게 말을 거는 분들이 많아지는군요~~

예전에 노라의 턱을 잡았던? 할머니...가 생각나면서....

무서워요.... ㅋㅋ

그나저나 초록남매는 이 난관을 어찌 대응했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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