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사유인문학

인문학 공부에 기초가 되는 책, 이 시대에 영감을 주는 책들을 매주 토요일 오전에 강의합니다

"목표는 제 운명이 저를 이끄는 데까지입니다."

 

1. 질문하기

 

얼마 전에 <고등래퍼2>가 끝나버렸다

난 시우 때문(덕분?)에 이 방송을 접했는데 아직까지 여운이 남아있다

방송을 보면서 나는 김하온이란 친구가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우나 시우의 생각은 달랐지만 결국 우승은 김하온이었다(아이들은 인기로 우승자가 정해질거라면서 다른 친구를 예상). 

사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김하온의 사연은 이전의 힙합씬에서 주목하던 내용과는 좀 달랐다

우울과 비관, 어두운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가사가 

그들만의 스웩이라는 형태로 지나치게 기울어져 나타났다면 '행복전도사' 김하온은 우선 질문한다.

 “No pain, no gain?” 

"고통없이 얻는 게 없다는 게 너무 잔인하지 않아?" 라는 질문을 자기에게 하는 것에서 

그는 그것이 단지 하나의 프레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욕망은 운명이 운명은 욕망이

아님 욕망이 만들어낸 운명 위에 Swerving

삶이란 영화의 감독이 되어버린

오래된 어린 녀석의 큐, 큐사인 마치 Kubrick

키워버린 것도 나니 치워버릴 것도 나인 것이

맞는 거야 애초에 애증의 관계였던 거지

영감을 주는 동시에 대부분을 가져갔으니

등가교환이라 칭하기엔 저울은 많이 기울었지 -- 김하온의 ADIOS중에서

 

질문을 들여다보면

그는 우리가 왜 무언가를 얻으려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멈춰있지 않다

생각은 사라진 채 이미 정답처럼 주어져버린 것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고통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아닌 그것이 어떤 고통인지 생각해봤냐는... 

현재 자신은 행복하고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의 행복은 

결코 즐거움위에서만 피는 꽃처럼 묘사되지 않는다

이미 기울어진 저울위에 너는 서 있지 않냐는 질문인 것이다.

 

2. 생각하기

 

그게 정말 네 생각이야?”

 

두 번째 담론강의는 생각하기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우리는 보통 자기가 지닌 생각에 누군가 딴지를 걸어오면 대부분 거북함을 느낀다

내가 문탁에서 공부를 하면서 그나마 조금 달라진 부분이 이것과 맞닿아있는데....

이제는 적어도 그러한 거북함을 성실하게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실패의 확률은 높지만). 

그리고 그 과정을 지나오면서 나는 내 삶이 조금은 풍요롭다고 느끼기도 한다

어떤 순간은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의 의미를 되묻게 되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듣게 된 담론강의는 생각보다 훨씬 좋은 느낌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각이야말로 관계 속에서 발현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상대와 소통한다는 것이 시점의 이동을 통한 재귀적 생각으로 발전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자누리샘은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생각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는 것, 사람들과 새로운 무엇을 할 때 새로운 생각도 가능하다고 말씀하셨다

수없이 얽혀드는 다종다양한 관계에서 

우리는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겨우겨우 찾을 수 있는 게 아닐까(세상에 쉬운 게 하나도 없다). 

생각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시간, 친구들과 이 강의를 함께 들어야 하는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강의 들으러 오세요~~~)


김하온으로 다시 돌아가 본다면

진리를 찾아 여행 중이라는 그가 하나의 답을 찾았다는 가사와 함께 

무대에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끄적거리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네티즌들에 의하면 그것은 배우기라는 글자(네티즌들 대단하다). 

진리를 찾아 헤매는 18세 청년이 찾아낸 하나의 답은 배우기라고

그것으로 인해 수없이 또 다른 답을 불러낼 수 있는.... 

 

3. 공부하기

 

<담론>1부는 고전, 2부는 인간이해와 자기성찰에 대한 글로 이루어져있다

솔직히 2부가 잘 읽히기도 하고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내가 생각할 때 강의는 1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그게 다 어우러져있다고 할지 모를지만). 

이번 시간에는 주역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주역세미나의 반장이기도 하셔서 우리들이 땡잡은 거라는 강사님 말씀도...

이진법이니 뇌과학이니 하는 말들도 막 하셨지만 나의 뇌리에서는 저 멀리.... 

암튼 유가에서는 의미를 찾는 것으로서 역을 공부했다고 한다

주역은 최고의 지식인들이 쓴 것이며 온갖 징후와 결과들로 64괘가 만들어졌다

유가들의 사고, 중국 고대사유가 녹아있는 주역에서 

우리가 이번 강의에서 읽어내야 하는 것은 관계론적 사고이다.

 

이후 하나의 괘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자세하고 흥미로운 강의 내용은 생략(글로 전하지 못하는 이 안타까움....) 

서당개식으로 괘, , 양과 음(강과 유), 이진법, 득위와 실위, 정응 등에 대한 설명은 

진실로... 참으로... 흥미롭긴 했다(이해를 했는지와는 별개임)

자리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 그 관계 내에서 자리를 해석해내는 능력이 주역을 풀이하는 능력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내가 있고 네가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먼저 있고 그 관계속에 우리가 있으며, 그것이 나인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그런 다음에 구체적으로 괘를 설명해주셨다

변혁의 괘인 지천태괘

여섯 개의 효가 어울려 만들어내는 무엇

하나의 효는 다른 효와 만날 때 어떤 의미가 생성된다고 보는 관계론적인 해석이 들어있다

사실 좀 말장난 같기도 해서 사이비 역술가들이 판을 치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잠시... 

아닌게 아니라 그만큼 주역해석은 수많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주역이 인간 삶의 복잡한 구조를 풀어내는 힘을 가진 공부라면 아무나 쉽게 할 수는 없다는 것도 알겠다

기본적인 괘 하나조차도 배움에 대한 깊이와 풍부한 경험이 없이는 쉽게 해석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그리고 자누리샘이 둔괘((양과 음이 처음으로 교감하여 새로운 것을 낳는 때의 고통)와 

몽괘 (샘물이 고여 있다면 샘물을 터주어야 하는 상황)이야기를 하면서 무진장을 예로 드셨다. 흥미로웠다

이론으로 더 나아가서 완성된 글을 보게 될 수도 있겠다.


잠시 쉬고 나서는 2부의 글들을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비와 우산'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친구와 비를 함께 맞는 것과 우산을 함께 쓰는 것이 어떤 의미,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근대적 사고가 시시각각 튀어나는 존재로 살아가다보면 여전히 어려운 질문이긴 하다

신체를 바꾸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할 수 있을지 실험해보고 싶기도 하고...


 

오랜만에 듣는 파지사유 인문학이다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내기 어려운 시간이기도 하다

배치를 바꾸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복잡미묘하지만 그래서 더욱 소중한 시간이다

자누리샘의 명강의에 감사하고 오영님의 권유에 답을 할 수 있어서 조금 다행이다.

 

다음 시간에는 17,8,9218,19,20을 읽어오기로 했는데 

강의를 신청하지 않았어도 함께 들으러 오는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글 제목은 방송에서 김하온에게 목표를 묻자 한 대답이다

 

 

조회 수 :
114
등록일 :
2018.04.19
17:50:48 (*.126.16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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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오영

2018.04.19
18:20:56
(*.211.199.36)

헐~ 난 여전히 답을 풀지 못한 아이처럼 헤메고 있는데

고등래퍼 김하온은 득도한 듯 자기삶을 예술로 풀어놓고 있네...

한켠에 부끄러운 마음과 더불어 다시 새기는 그 한 마디,  

'배우기!' 

고마운 띠우~ 고마운 김하온~ 고마운 자누리~ ㅎㅎ

달팽이

2018.04.19
22:05:03
(*.216.231.6)

어찌 고등래퍼에 푹 빠졌나 했더만

저런 훌륭한 청년 때문이었구만

담론 2강을 놓치다니 아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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