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사유인문학

인문학 공부에 기초가 되는 책, 이 시대에 영감을 주는 책들을 매주 토요일 오전에 강의합니다

한병철의 에세이 한권 한권은 한편의 강의 같기도 하고 한 차례의 세미나 같기도 한데, 그것을 읽고 이루어지는 세미나라면 필히 일차의 강의에서 이해하지 몽한 부분이나 사전 학습이 미흡했던 참고서적 또는 사상가에 대한 공부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전회에 이어 이번에도 세미나를 이끌어주시는 (까지 쓰고보니 닉,닉네임이, 뭐,뭐더라ㅠㅡㅠ 죄송합니다ㅠㅡㅠ) 쌤께서는 레비나스의 타자 개념이나 일루즈, 푸코 등의 철학과 영화 멜랑콜리아, 그 안의 회화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소개를 통해 한번의 독서로 채우지 못한 부분을 알차게 보충해주셨습니다.


한병철은 멜랑콜리아의 비유처럼 나의 작위로 통제할수 없는 타자, 미래, 죽음에 직면하여 그것과의 차이를 긍정하여 융합하기 보다는 다름, 할수 없음, 부정성을 그대로 두어 언제까지고 타자가 내게 부재하도록 그대로 두는 것이 본질에 충실한, 영원이 없는 삶 속에 영원을 품을 수 있는 에로스이며


작금에 이르러 부단히 스스로를 경주하여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세태에 와서 이러한 에로스가 하나의 소유, 할수있음, 긍정적 자아의 결론 없는 강박 속에 실종되고 포기되고 종말에 닥친 것을 한탄하고 있습니다.


실패를 통해 자아에 균열을 일으키면서도 피흘리며 상처입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맺고 우정을 맺는 관계는 멜랑콜리아처럼 거대하고 사건적인 것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세미나 말미에 저는 문탁의 세미나, 제 남편이나 아이와의 관계, 집에 있는 세 마리의 고양이들과의 공존이 매순간의 저에게 일으키는 변화들도 이전의 자기애적 자아로 충만하던 제가 미처 상상 못했던 미래이고 그렇게 매일 굳어진 자아가 죽음을 맞이하고 다시 가족과 친구의 안에서 내게 귀환하는 한치 앞을 알수없는 에로스의 향연이 아닌가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러기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태하게 살아야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영리 추구나 자기 완성을 위한 근면함은 잠시 벗어놓고(응? 입은 적이 있었나;;) 성과주의로의 침몰을 일으키지 않을 충만한 윤리와 철학을 위해 틈틈이 사유하며

수많은 타인들의 정보에 욕구를 불태우는 대신 한껏 게으르게 선택의 여지없는 나의 타자들에게, 그들의 알수없음에 욕망하며 그 욕망을 온전히 해소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조차 접어둔채

한껏 나태하게 살자, 고 말입니다.


아 책 읽고 공부하고 그 결론으로 게으르자꾸나 라니 이거 정말 좋은데요ㅎ

전혀 잘못 읽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씐나는데요ㅎㅎ


남은 궁금증: 타인의 곤궁과 무력함에 부딪혀 나의 소유에 대해 죄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이해되는지

에로스의 생산성은 자칫 불임의 사랑에 대한 생산성의 부족으로 오인되지는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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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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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새털

2018.10.18
12:06:56
(*.212.195.119)

길냥님 강의하는 저는 새털이에요^^

사실 저는 무늬만 강사고

실제 강사는 sns 리얼 세대인 길냥남이죠!!

이번 주도 리얼토크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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