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사유인문학

인문학 공부에 기초가 되는 책, 이 시대에 영감을 주는 책들을 매주 토요일 오전에 강의합니다

원주민의 관념을 개념화하기(식인의 코기토)


작년 여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마우리츠하위스 박물관에 갔을 때이다. 

베르메르의 유명한 작품인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등 멋진 그림들 사이에 브라질 원주민의 조형물 등이 전시돼 있었다.

이 박물관 주인장(지금은 국가 헌납) 마우리츠가 브라질 총독으로 재임하던 당시 만들거나 수집한 것들일텐데.

당시 유럽인들이 브라질 원주민을 얼마나 신기하게 생각했는지 혹은 미개인에 대한 호기심을 가졌는지

고스란히 느껴져서 마음이 불편했다. 원주민의 눈코입손발 하나 하나를 신기한듯 쳐다보는 유럽인의 시각이 불편했달까. 


식인의 형이상학은 정반대로 원주민의 시각으로 유럽인을 바라본다.

저자는 레비스트로스의 탈구조주의와 들뢰즈의 되기 개념을 가져와 관점주의를 설명한다.

'타자의 타자는 타자'일뿐 결코 우리나 나 자신이 될 수 없다. 저자는 애초부터 유럽인의 시각으로 

원주민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원주민의 관점에서 타자는 적대자일뿐이다. 

이들은 적대자를 식인하며(먹으며) 기꺼이 적대자-되기에 돌입한다. 이것이 원주민의 다양체성(다자연주의)이다.  

저자는 차라리 원주민과 함께 아생의 사유로 들어가는 것, 이때 "타자를 향한 열림"이 시작된다고 한다.  

함께 사유하기란 무엇일까? 이것은 원주민을 이해하거나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기"처럼 신체적인 변형을 의미한다. 

저자는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벗어나 각자 인류학자가 되는 법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원주민은 누구일까? 타자는 누구일까? 

어찌보면 나는 타자에 둘러 쌓여 살고 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타자 없는 삶이기도 하다. 

얼마 전 파지스쿨러들과 세현이네 집으로 나들이 가는 길 차안에서 페미니즘 얘기가 나왔다. 

나는 솔직히 요즘 남편과 혹은 딸과 젠더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젠더 감수성이 한참 떨어진다고 고백하고 나니, 이것이 동일성의 반복인가 두려웠다.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간의 적대와 혐오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요즘 같은 때 더욱 절실한 것이 야생의 사고 혹은 괴물과의 동맹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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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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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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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요요

2019.01.07
21:31:45
(*.178.61.222)

식인의 형이상학 아주 아주 어려운 책이었지만

아는 것은 아는대로 모르는 것은 모르는대로 놀라기도 하고 자극받기도 하며 읽었습니다.

열심히 읽고 발제문으로 우리를 이끌어 준 뚜버기님, 정말 고마웠어요!

레비스트로스나 들뢰즈를 잘 알면 더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이 있지만

사실 그들에 대해 잘 몰라도 아주 놀랍고 멋진 책이라는 건 알겠더군요.

언젠가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읽는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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