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사유인문학

문탁네트워크가 사랑한 책들을 월1권씩 선정해 매주 토욜 오전 <강의+세미나>형식으로 진행합니다.

<대칭성 인류학> 4강 후기

 

촉촉한 영혼을 위하여^^

 

나카자와 신이치와 함께 한 3개월간의 여정은 신화적 사고에서 대칭성 사고로 이어 졌다.

뭔가 오묘한 뜻과 거대한 지향을 담고 있는 것 같은 나카자와 신이치의 사유는 내내 우리에게 신비롭고 난해하여 이해되는 듯하지만 알 수 없고 다가간 듯하나 닿을 수 없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그 무엇이었다.

이제 마지막 시간, 우리는 자누리님의 강의안 서두에 나와 있는 것처럼 대칭성 사고가 어떻게 회복되는지를 뚜렷이 알 수 있었을까.

 

서두에 던져진 화두는 행복이었다. 우리는 어떨 때 행복을 느낄까? 행복을 느끼는 것은 마음의 작용에 의해서이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마음이란 무의식을 기본 구조로 하고 있고 진정한 행복은 무의식의 자유로운 유동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의 기층을 이루는 유동적 지성=대칭적 무의식이 어떤 상태에 놓여질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낄까? 나카자와 신이치는 종교적 체험이나 성적 체험에서 행복은 강렬하게 나타나는데 이들은 모두 대칭성 무의식의 작용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행복=열락=지복의 원천은 바로 마음의 내면 깊숙한 곳의 무의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무의식의 본질인 유동적 지성은 무한을 특징으로 한다. 그것은 무한집합처럼 부분과 전체가 일치하는 구조로서 기쁨은 바로 이 무한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무한은 자본주의적 비대칭성 원리를 따를 수도 있기에 우리는 자본주의적 증식에 기쁨을 느끼게 된다. 자본주의적 비대칭적 무의식의 작동은 대칭성 무의식에 고통을 주고 무의식이라는 옥토를 황무지로 변하게 만든다.

 

무한에 대한 이해를 위해 나카자와 신이치는 바타유의 인류 보편의 경제학을 가져 온다. 바타유는 생산에 생산을 거듭해서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적 방식은 극히 최근이 일일 뿐이고 대부분의 시대에 사람들을 대대적으로 소비하면서 살아왔다고 주장한다. 소비하지 않으면 지구상의 어떤 생물도 살아남을 수 없으므로 소비는 필연적인 것이 된다. 그런데 소비는 파괴의 다른 이름이다. 죽음 충동. 경제활동은 삶의 충동과 죽음 충동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죽음 충동은 삶의 충동을 끊어내는 무의식의 대칭성 원리와 일치한다. 바타유는 죽음 충동이 가져오는 이런 비상, 초월을 지고성이라 명명하며 포틀레치를 그 예로 든다. 보물인 동판을 바다에 던져 버리는 순간에 증여의 행위가 지고성과 접촉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지고성은 교환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적 시스템에서는 경험하기가 어렵다.

 

행복을 가져다주는 경제시스템을 설명해내기 위해 나카자와 신이치는 무한소를 내포한 초실수를 도입한다. 그는 실수만 있거나 무한소만 있는 경우 모두 증여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무한소가 없으면 실수만 남듯이 경제활동에서 물질성만 있으면 교환의 세계만 남는다. 영혼이라 불리는 마음이 배제되고 의식 영역의 지성만 남아 있으면 행복을 느끼기 어렵다. 증여 행위가 매우 섬세한 정신을 필요로 하는 만큼 섬세한 증여를 위해서는 맑은 눈올바른 정신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근대인의 정신에는 순수증여를 확인할 수 있는 섬세한 필터가 없다. 그러므로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경제시스템을 위해서는 순수증여과 관련된 섬세한 사고를 갖은 것이 필요하다.

신화적 사고가 활발하던 시대에는 신화적인 대칭성의 논리와 현실의 비대칭성의 논리가 결합한 복논리가 작동했었다. 그러나 이제 인간의 사고는 무의식을 대지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대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억압되고 있을 뿐이다.

일신교, 국민국가, 자본주의는 모두 같은 형식의 형이상학화로 이루어졌고, 서로 결합하였다. 옛날 사람들은 그 인자에 내포된 위험성을 알고 있었기에 대칭성 원리를 작동시켜 그것을 오랫동안 막아왔다.

 

그럼 오늘날의 우리는 억압된 대칭성 무의식을 회복시켜 대칭성 원리를 작동시킬 수 있을까? 나카자와 신이치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마음의 기층인 유동적 지성은 무의식의 원초적 억압을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칭적 무의식이란 곧 우리의 마음의 작용을 낳는

 자연입니다.

형이상학화한 세계를 다시 한 번 대칭성 무의식의 작동에 의해

 자연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결국 우리의 화두는 어떻게 유동적 지성을 부활시켜 대칭성 원리를 회복시킬까에 대한 문제였던 것 같다. 곰곰님은 분리와 균형의 문제를 이야기하며 구체적인 생활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작은 물방울님은 일의 지배 속에서 자신의 비대칭적 사고가 무주상 보시로 엮어 있는 인연들로 인해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이 균열이 대칭적 사고와 유동적 지성의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했다. 또 그간 나카자와 신이치의 논리 전개방식에 많은 문제제기를 해왔던 달똥달님은 나카자와 신이치의 문제제기가 자신에게 어떤 실천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결론을 요구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작나무님은 복논리에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면 자세한 내용은 후기에 대한 댓글로 대신하기로했다. 그리고 달팽이님은 대칭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나의 현재, 즉 내 몸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늘 살펴야한다고 했다. 대칭적 사고는 대칭적 실천을, 비대칭적 사고는 비대칭적 실천을 낳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의를 해준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에 대한 선물로 긴 메모를 써온 게으르니님은 인류학 강의를 통해 현재 공부하고 있는 맹자의 성선설을 풍요롭게하는 지점이 있었다고 기뻐하며 인류학 시즌을 통해 낯선 생성이 주는 감각을 확인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는 계속되는 어린 아이들의 잔혹한 행위나 혐오범죄 등을 언급하며 대칭적 사고의 부활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이제 3개월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나카자와 신이치와의 만남이, 그리고 자누리로 시작하여 오영, 달팽이, 뚜버기, 요요 그리고 자누리로 마무리되는 여정이 끝났다.

다양한 강사의 구성만큼이나 대칭성 사고는 저마다 다양하고 다른 색깔과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한마음으로 일치했던 것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대칭적 사고의 부활이 절실하다는 것이다.(저는 한마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이제 출발지점에 섰다고 말한다.

우리는 각자의 출발지점에 서 있기도 하지만, 같은 시대에 같은 공간에 있으므로 함께 같은 지점에 서 있기도 하다.

그러니까 우리는 따로, 또 같이 대칭성 사고를 가진 촉촉한 영혼을 향해야 하지 않을까.

 

다음에 만날 때는 보다 늠름한 모습으로 성장한

촉촉한 영혼을 가진 우리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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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4
13:57:09 (*.126.19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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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Oh영

2017.09.26
21:14:51
(*.211.199.36)

정성드려 쓴 후기,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어요.


다음에는 '보다 늠름한 모습으로 성장한 촉촉한 영혼'을 지닌 모습으로

만나자는 코스모스님의 원대한 포부에 부담이 확! 

 

기대대로 될 수는 없을지라도 큰 꿈을 품고 매일매일 정신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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