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사유인문학

인문학 공부에 기초가 되는 책, 이 시대에 영감을 주는 책들을 매주 토요일 오전에 강의합니다

 <아동의 탄생>은 필립 아리에스가 10년에 걸쳐 집필한 책입니다. 그는 소르본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였고, 우파 전통주의자였습니다.


 아리에스는 실증주의적, 과학적 역사학에 매료되었지만 곧 그 한계를 인식하고 사회사레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그는 실증주의 역사가 내세우는 연속성, 즉 '공백없는 과거'의 역사적 재구성보다는 '심층적인 집단의 역사'인 사회사의 불연속성에 더 관심을 가졌습니다.


 어쩌면 그는 우파적 전통 속에 있었기 때문에 던질수 있었던 질문을 제기했습니다. 변화(전통의 상실)가 좋은 것인가? 기술발전이 우리를 구원할까? 진보에 열광하는 것이 맞아? 역사란 "사회의 불안에 부응"하고 "역사가의 분류에서 비롯하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일까? 등의 질문입니다.


 1960판 서문에서 아리에스는 이 책을 '앙시앙레짐기의 가족'에 관한 책이라고 부르며, 자신은 '인구사가'로 작업한다고 말합니다. 인구사가는 현대를 연구하기 위해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비교하고 분석한다. 인구사가의 작업은, 사료를 수집하고 다루는 방식부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리에스는 그동안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누구도 역사적 사료하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리에스는 사료에 대해 인상주의적으로 접근합니다. 그는 어떤 자료든디 오랫동안 붙들고자 했고, 정확히 분석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앙시앙레짐하의 가족에 관한 연구에는 10년이 걸렸습니다. 이 책으로 아리에스는 역사학계의 라이징 스타가 됩니다. 시대가 변한 1960년대에는, 좌, 우파의 이데올로기의 대결을 넘어 산업사회 그 자체와 대결하는 담론이 가장 트랜디한 것이 되었습니다. '프랑스 혁명 이후 가족의 몰락'이라는 전통적인 담론이 사실일까? 오히려 가족의 힘과 결속은 좀 더 강화되었고, 게토화된 것이 아닐까?라는 아리에스의 질문이 충분히 먹힐만한 시대가 온 것입니다.  그리고 아리에스는 아동기에 대한 의식과 가족에 대한 의식이 서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리에스는 아동과 가족에 대한 근대적 의식이 출현되는 과정을 꼼꼼히 추적하기 위해 우선 중세의 아동생활에 대해 묘사합니다. 무엇보다 중세에서는 아동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중세인의 삶에서 아동에 대한 특별한 정서와 의식이 없었다는 것은 중세의 미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그림 속의 아이들은 축소된 어른이었을 뿐 우리가 지금 흔히 생각하는 어린이의 특징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중세에아이들에 대한 특별한 의식이 없었다는 것은 아이들의 복장이나 놀이가 따로 없었다는 사실에서도 병백하게 보입니다. 또한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놀이가 있었지만 그것은 어른들의 놀이와 병백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아이들은 외설스럽기도 하고 조숙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러한 삶의 양식 속에서도 서서히 새로운 변화가 출현합니다. 우선 그림에서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특히 16세기에 나타나기 시작한 죽은 아이의 초상화는 심성의 역사에서 아중 중요한 순간을 나타냅니다. 이 그림은 이제 아이의 죽음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사의 한 부분이 아니라, 기억하고 애도해야 하는 특별한 상싱로써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뿐만 아니라 16세기말부터는 아이들에게 어른들과 구별되는 특수한 아동복이 주어졌습니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점은 아동복의 경우, 소위 여성적 풍모를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시기의 주목할 만한 심성의 변화가 일어났는데, 흔히 천진난만함이라고 불리는 아동기에 대한 새로운 의식이 나타나고 받아들여졌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전시대의 무절제한 존재가 아니라 순진무구한 존재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세속화된 타락을 정화시켜주고 용서시켜주는 영원한 순수의 표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와 더불어 천진난만함, 친절함, 장난을 통해 아이가 어른들에게 즐거움과 휴식의 원천이 되면서 흔히 '귀여워하기'라고 불리는, 아동기에 대한 새로운 감정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천진난만한 어린이'라는 의식이 생긴다는 것은 동시에 그들의 순수를 어른들의 타락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으로 연결됩니다. 삶의 타락, 특히 어른들에게는 용인되던 성으로부터 아동기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은 각종 교육서, 예법서 등의 등장과 학교의 규율로 구체화됩니다.

 

 한편 17세기에 등장한 아동에 대한 새로운 심성, 이러한  '귀여워하기'는 일부 귀족계급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듭니다. 그러나 아리에스는 아이에 대한 귀여워하기만큼 이것에 대한 격양된 비난도 귀여워하기만큼 새로운 것이며,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혼거생활을 했던 중세 사회의 귀여워하기에 대한 무관심보다 더 희한한 감정상태라고 말합니다. 결국 천진난만한 아동기에 대한 발견은 동전의 앞뒷면 같은 이중적 태도를 낳게 하는 데, 이것은 학교 교육의 제도와 규율의 발달로 이어집니다.


 문탁 선생님의 자상한 강의 정말 잘 들었습니다. 화기애애한 문탁 네트워크의 분위기 너무 좋았습니다. 점심도 너무 맛있어 보였는데 약속이 있어서 못먹어서 아쉽네요^^ 다음 시간에는 프랑스 중등학교의 탄생에 대해 공부할 예정입니다.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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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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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자누리

2017.10.19
03:45:56
(*.238.37.229)

봄봄봉님 정리를 깔끔하게 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같이 공부하게 되어 반갑고 기대되어요.

다음 시간에는 토론도 하고 밥도 같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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