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사유인문학

인문학 공부에 기초가 되는 책, 이 시대에 영감을 주는 책들을 매주 토요일 오전에 강의합니다

3강 규율체제와 근대학교

 

지난 시간까지 중세의 콜레주가 점차적으로 규율을 더 강화시켜 나갔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특히 예수회콜레주는 체계적인 학과운영과 잘 훈련된 교사진 그리고 신분과 경제력을 막론한 개방성 덕분으로 교육의 보편화를 이루게 됩니다. (덕분에 18세기의 계몽주의자들 중에는 예수회 학교 출신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예수회 콜레주의 성공으로 다른 콜레주들도 규율, 위계 즉 형식을 더욱 세밀하게 확립해 나가게 됩니다. 콜레주의 규율체계는 학칙이라는 이름으로 그 형식을 완성합니다. 교사의 자격, 입학과 진급, 교육내용, 교육과정, 학교행사, 처벌 체계 등이 확립되면서 간단한 교실과 강의뿐이었던 중세의 학교는 젊은이들에 대한 교육과 감시를 동시에 담당했던 근대 콜레주로의 변화를 완성합니다.

 

이러한 교육과 감시의 기능이 세분화 되고 강화되는 배면에는 고전주의 시대의 신체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습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신체란 만들어지고, 교정되고, 능력이 강화되거나, 다양해 질 수 있는 것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즉 훈련을 통한 효율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콜레주에서의 형식의 발달은 절대왕정의 발달과 맥을 같이 합니다. 예를 들면 루이 16세가 베르사이유 궁전에 지방 귀족들을 불러들여 궁정예절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문명화과정이며, 이것은 예절이라는 것을 통해 규율을 내재화해 가는 과정이며 절대왕정을 강화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푸코의 다음의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감시와 처벌>206

‘17,18세기를 거치면서 지배(권력)의 일반적 양식은 이제 규율이다. 그것은 신체의 소유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노예제와 다르다. 그리고 노동에 의해 만들어진 산물과, 충성이라는 관례로 만들어진 복종관계였던 봉건제도와도 다르다. 또한 그것은 속세의 생활이나 자기 자신을 포기하게 만드는 수도원의 금욕생활, 고행과도 다르다. 근대적 지배양식인 규율신체가 유용하면 유용할수록 더욱 신체를 복종적으로 만드는, 혹은 그 반대로 복종하면 복종할수록 더욱 유용하게 하는 그러한 관계의 성립을 지향한다.’

 

콜레주의 규율체계는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1, 시간의 재조립 일람표를 통해 학생들의 하루를 의무망 속에 가두면선 그들의 주도권을 축소시키게 된다.

2. 공간의 재조립 이전의 나이불문 진도불문 능력불문의 학급에서 능력과 과목의 난이도 에 따라 학급이 나누어 지기 시작한다.

3.훈육과 개인의 제조

14세기 이전의 사생활, 종교생활, 문화 활동, 직업활동이 혼재되어 있던 공동체는 연회와 공동식사를 중심으로 만취나 쾌락과 결부되어 유지되는 공적인 우애공동체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14세기 이후 이에 대한 반감에서 새로운 규율체계가 형성된다.

공동체적 관습을 부차적인 영역으로 밀어내 버림

아동기의 나약함과 교사들의 도덕적 책임감이라는 관념이 생김.

콜레주와 사설기숙학교에서 새로 시작된 규율 감시, 밀고(반장/칠반에 이름적기), 체벌


18세기 동안 라살의 형제회가 추동하는 대대적인 교육개혁을 통해 체벌, 밀고 같은 관행은 약화됩니다. 이는 아동기는 나약하다는 의식에서 아동에게도 책임감과 존엄감을 일깨워줘야 한다는 새로운 심성, 인간과 아동에 대한 새로운 믿음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9세기 나폴레옹 제정체제하에서 학교는 군대식 방법과 병영막사 같은 스타일을 채택함으로써 군대와 학교는 원리적으로 동일한 것에서 실제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변모합니다. 이후 나폴레옹 체제는 폐지되고 18세기의 자유주의 상태로 복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자유주의적 태도와 군대식 규율은 차이가 나거나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 발달의 양상을 보입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자유주의와 규율권력은 함께 성장해왔다.’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강의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어 지리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학교가 어떻게 가족을 탄생시키게 되었는지, 초등교육(소학교)의 계보학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토론시간에는 주로 위의 결론 즉, 자유주의와 규율권력이 함께 성장하게 되는 이유와 과정, 배경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주로 푸코의 관점을 가지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으나, 푸코를 읽지 않은 저는 이해가 되려다 말려다 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사회적 맥락 안에서 교육을 통해 부르조아적 신체가 된 내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라는 것이 초역사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날의 학교라는 것도 계보학적 관점으로 접근할 때 학교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볼 수 있다는 것 등을 이야기 했습니다. 감시와 통제의 빛과 어둠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다들 교육과 학교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분들이라 그런지 활발하게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강의를 통해 예수회와 푸코에 대해 궁금해지는 것이 많아지게 되었네요.

예수회와 푸코 들여다 보다가 이제야 후기 올립니당.^^





조회 수 :
98
등록일 :
2017.10.29
17:42:43 (*.191.52.55)
엮인글 :
http://www.moontaknet.com/mt_8746_human_lect_board/979215/23a/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moontaknet.com/979215

'1' 댓글

자누리

2017.10.31
01:46:30
(*.238.37.229)

문탁쌤이 강조한 근대학교는 교육이 목적이 아니라 규율이고 형식이라는 것이 오늘날 학교가 해체되는 듯한 상황을 읽어내는 독법이 될 수 있을까요? 

라라님이 학구열을 불태운 예수회에 대해 담 시간 들을수 있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텍스트를 열심히 읽읍시다...강사님 애타십니다...

문서 첨부 제한 : 0Byte/ 40.00MB
파일 크기 제한 : 40.00MB (허용 확장자 : *.*)
옵션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6월 파지사유인문학 <사피엔스> [6] file 자누리 2018-05-18 311
공지 5월 파지사유 인문학 <소학> [11] file 관리자 2018-04-11 560
공지 4월 파지사유인문학 <담론> [4] file 자누리 2018-03-14 706
공지 3월- <죽음을 사유하다> [25] file 관리자 2018-02-04 909
162 헤로도토스의 <역사> 3강 후기 매실 2017-12-29 104
161 헤로도토스 '역사' 2강 후기 [3] 그림 2017-12-20 139
160 헤로도토스의 '역사' 1강 후기 [8] file 도라지 2017-12-10 232
159 잊지마세요, 2월에 돌아오는 파지사유인문학 ~ [2] file 오영 2017-12-07 255
158 혁명의 시대 3강 후기 동글동글 2017-12-02 80
157 <혁명의 시대> 2강 후기 달똥달 2017-11-26 83
156 <혁명의 시대> 후기 [1] 메리포핀스 2017-11-16 124
155 12월 파지사유인문학 - 헤로도토스의 <역사> [19] file 자누리 2017-11-15 953
154 <아동의 탄생> 4강 후기 [2] 매실 2017-11-09 110
153 요요샘과의 막간 데이트, 혁명에 대해 알려주마~ file 오영 2017-11-04 189
» <아동의 탄생> 3강 후기 [1] 라라 2017-10-29 98
151 <아동의 탄생> 2강 후기 [1] 루호 2017-10-24 89
150 <아동의 탄생> 1강 후기 [1] 봄봄봉 2017-10-18 132
149 11월 파지사유인문학-<혁명의 시대> [31] file 자누리 2017-10-16 808
148 <대칭성 인류학> 4강 후기 [2] 코스모스 2017-09-24 94
147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4강 후기 [1] 코스모스 2017-09-24 74
146 <대칭성 인류학> 메모 file 물방울 2017-09-23 68
145 <대칭성인류학>3강 후기 [2] 자작나무 2017-09-17 84
144 <대칭성인류학> 2강 후기 [3] 작은물방울 2017-09-11 108
143 <대칭성 인류학>1강 후기 게으르니 2017-09-09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