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사유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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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봄 <혁명의 시대> 2강 후기

                                                                                                                                                                      달똥달(이연정)

 

홉스봄이 이중혁명이라고 이름붙인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의 배경에 대해서 살펴보았던 지난 시간에 이어, 2강에서는 프랑스 혁명의 후폭풍이 어떻게 유럽을 뒤흔들었는지에 관해 알아보았다.

 

1789년의 혁명은 프랑스의 혁명으로만 끝나지 않고 구체제를 방어하려는 세력과 새로운 질서를 확산하려는 세력 간의 투쟁, 유럽대륙에서의 국제적 전쟁으로 확산되어 갔다.

당시 국제관계는 거의 프랑스와 영국의 대결이 중심이었는데, 1794년부터 1812년까지 진행되었던 이들 양국 간의 20년 전쟁은 1815년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함으로써 끝이 났다.

 

20년 전쟁의 결과 프랑스 혁명은 유럽의 중세시대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고, 유럽 대부분의 지역에서 제도상의 개혁들이 일어났다. 그리고 사회혁명에 대한 기대와 공포가 생겨났는데, 이러한 변화들은 프랑스혁명이 만들어 낸 것들이 세계의 보편적 원리가 되기 시작했음을 보여 준다.

 

20년 이상의 혁명과 전쟁 끝에 구체제는 승리를 거두었지만, 유럽의 구체제는 대전쟁은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을 공유하며 평화를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만들게 된다(1815). 그리하여 1815년부터 1914년까지 유럽에서는 전면전쟁 없이 100년의 평화가 이어지는데, 유럽의 세력권 밖에서는 호전적 팽창정책이 횡행하고 있었다.

 

1815년에서 1848년 사이에 유럽에서 세 번의 큰 혁명의 물결이 있었다.

· 1820-24: 에스파냐(1820), 나폴리(1820), 그리스(1821)

그리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진압

에스파냐 혁명은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운동을 부활시킴

· 1829-34: 프랑스(1930), 벨기에(1830), 독일 여러 지역, 스위스, 에스파냐 등

영국 의회개혁법(1832)

노동계급이 하나의 독자적 세력으로 출현

유럽 각국에서 민족주의 운동 출현

· 1848: 혁명의 파도와 실패, 인민들의 봄

 

나폴레옹 시대 이후의 혁명은 그 성공이나 실패에 상관없이 의도적이거나 계획적인 것이 되었다. 이 혁명들은 프랑스 혁명이 만들어 낸 정치적 모델과 관련이 있는데, 그 모델들이란 온건 자유주의적 운동, 급진적 민주주의 운동, 사회주의적 운동이다.

유럽에서 대중들의 불만은 정치적이거나 전통주의적이었고 교회의 테두리 안에 있는 것이었기에, 대륙에서의 정치적 저항은 부유한 사람들과 교육받은 사람들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들 혁명가들의 조직은 프리메이슨적 비밀결사체였는데, 1830년의 혁명은 달랐다. 파리에서 바리케이드를 구축한 것은 대중들이었고, 이들 인민들과 노동빈민들은 노동계급으로서의 정체성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프롤레타리아적 사회주의 혁명운동이 생겨날 토대가 만들어졌다.

 

1830년대 이후 혁명운동 내의 분열 중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자각적인 민족주의 운동의 등장이다. 주세페 마치니의 영향 하에 생겨난 청년 운동이 이탈리아, 폴란드, 스위스, 독일 등지에서 나타났는데, 이 운동들은 거의 실효성은 없었지만 상징성을 갖고 있었다. 이후 혁명운동이 민족단위로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처럼 민족주의의 등장은 어디까지나 시대의 산물, 이중혁명의 산물일 뿐 초역사적인 현상은 아니었다. 민족주의 운동의 전위는 소위 교육받은 계층이었고, 학교 특히 대학은 민족주의의 가장 의식적인 기수가 되었다.

 

아시아, 아프리카, 이슬람 여러 나라에서 민중과 민족주의의 결합은 20세기를 기다려야 했다. 동양의 민족주의느느 서양의 영향과 서양정복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홉스봄의 <혁명의 시대>는 30여년 전의 제 모습으로 기억을 끌고 갔습니다.

   1986년 대학교 2학년이었던 제가,  1789년에 저 멀리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혁명에 관해 무엇을 배워서, 어떻게 쓰고자 했던 것일까요. 그때는 홉스봄을 알지 못했고, 마르크스나 레닌이 정리한 프랑스 혁명의 의미 혹은 의의에 대해서만 외우듯이 공부했지요. 혁명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혁명을 꿈꾸었던 시기라 그랬던가 봅니다.

  그로부터 30년 후 어느새 50대가 된 제가 <혁명의 시대>를  읽노라니, 마치 예고편만 보고 상상했던 영화의 본편을 제대로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30년대 유럽에서 나타난 청년운동들은 실효성은 없었지만, 상징성은 있었다고 홉스봄이 평가했던 것처럼 당시의 학생운동 역시 그러했을지도 모르지만, 그 덕분에 저는 역사를, 세계를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후기를 써야한다는 부담감으로 끙끙거리고 있는 제게 11월 25일자 한겨레 신문에 서동진 교수가 87년 6월 항쟁 30주기를 돌아보면서 쓴 칼럼이 눈에 띄었습니다.


 " 6월은 여전히 빛나지만 그 뒤를 이은  노동자 대투쟁이 빛이 바래게 되었다는 것은 민주주의 없는 민주주의를 우리가 가지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뜨거운 여름, 지게차를 앞세우고 거리로 뛰쳐나온 노동자들은 이른바 직선제 쟁취만으로는 민주주의를 이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웠다. 6월항쟁은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로 향하는 출발점이었다. 노동자 대투쟁은 자신들의 삶의 처지를 개선하는 것이 자신들의 손에 달려 있음을 알리는 전환이었다. "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은 여기서, 이렇게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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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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