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술프로젝트

<청년예술프로젝트>는 길위기금에서 지원하는 10대~20대 청년 예술가들의 프로젝트 워크숍입니다

*스포있음


캡틴 판타스틱은 평가가 꽤 갈린 영화였다. 대체로는 좋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영화의 아쉬운 점이 얼마나 크게 느껴지는지에 따라 평가가 갈린 것 같다. 


영화가 상당히 흥미롭기는 하다. 주인공과 가족들은 히피처럼 세상과 단절된 거 같기도 하고 오히려 세상을 더 잘 알고 있는 거 같기도 하다. 산속에서 굉장히 수준 높은 지덕체 교육을 아빠(아라곤)에게 받은 아이들이 보기에 현실세계는 야만스러운 사회이다. 하지만 동시에 행복해 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현실 사회에서 그들이 머물렀던 산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엔돌핀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그랬던 건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현실세계로 가고 싶다는 욕망이 존재했다. 이것은 가족의 균열의 씨앗이었고 엄마의 자살로 인해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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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장례식을 가기 위해 현실세계를 접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풍자적이다. 그리고 이 풍자는 현실세계를 풍자하기도 하고 가족들을 풍자하기도 한다. 가족들은 콜라를 독극물이라 하고 종교인들을 비웃기도 하지만 여자에게 괴상한 고백을 하는 장남의 모습에서 가족들이 비웃음을 당하기도 한다. 또한, 영화에서 '음식 해방 작전'으로 둔갑한 마트서리나 노엄 촘스키 생일파티로 사냥용 칼과 활을 주고받는 장면은 황당하기도 하다. 그래서 이 영화 중간에 나는 이 영화가 미국 좌파를 비꼬는 영화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 영화모임에서 아쉽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너무 작위적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디. 과연 저 아이는 자기 대사가 뭔  뜻인지 알고 연기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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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갈등은 엄마의 장례식장에 와서 더욱 커진다. 아빠는 엄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교회에서 난동을 부리지만 결국 유언을 지키지 못한다. 그리고 한 아들은 아빠의 잘못으로 엄마가 죽었다면서 탈주하기에 이른다. 가족은 본격적으로 균열하기 시작한다. 아빠는 그럼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결국, 무리한 작전으로 딸이 죽기 직전에 큰 부상을 당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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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결국, 아빠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가족들을 떠나기로 한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정치적 신념이 강하고 자신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것 그것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가족의 갈등을 해결했다는 것이다. 결속은 오히려 가족을 와해했고 자유가 오히려 가족을 결속하게 만들었다. 장남은 세상을 배우로 세상으로 떠나고 아이들은 세상을 향해 떠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상과 완전히 단절되지 않는다. 가족이 다시 결속되면서 엄마의 유언을 이룬 것은 오히려 덤이다. 


하지만 영화모임의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느낀 것 같지는 않다. 특히 영화의 중반부 가족들이 세상을 겪는 과정에서 균형점이 어설펐던 건 있었다. 나이키도 모르는 8살 아이가 미국의 권리장전의 내용과 의의를 읊는다거나 교회에서 불교 애기하며 난동부리는 건 비현실적이라기보다는 허술했다. 그리고 결말에서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과정들은 허술하기보다는 단순했다. 이 단점이 크게 느껴지면 좋은 영화 같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실수를 인정하는 아버지 혹은 사상가의 모습에서 좋은 평가를 하고 싶다. 아마 영화감독도 영화에서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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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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