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이다

들뢰즈에 따르면 영화는 서사가 아닙니다. 영화는 재현도 아닙니다. 영화는 운동과 시간의 관계를 이미지로 보여주며 우리의 습관적인 인식체계를 흔들어놓는 사유기계입니다. 들뢰즈의 영화론은 “영화에 관한 사색인 이상으로 세계로서의 영화에 관한 것이며, 영화에 개입해서 어떤 면에서는 영화와 같은 것이 되어 버린 세계에 관한 사색”(우노 구니이치)입니다. 지금 우리는 헐리웃과 cgv에 완벽하게 포획되어 있습니다. 그들, 거대 미디어 산업은 우리가 봐야 할 영화를 지정하고, 우리가 느껴야 할 감성을 명령합니다. 하여, 이제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만나보고자 합니다. 영화를 사유한다는 것, 익숙한 사유와 습속을 뒤흔드는 시간 이미지를 통해 삶의 원점에서 다시 질문한다는 것! 가능할까요? 여기 변방, 동네의 작은 배급사 [필름이다 Film Ida]에서 그 실험을 시작합니다.

[필름이다] 2018_02월 상영작 후기

2018.03.04 14:10

청량리 조회 수:159

180223 필름이다 2월 기획전 _ 로마서 8:37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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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동네영화배급사 필름이다에서 영화상영을 진행했습니다. 2월에 같이 본 영화는 신연식 감독의 로마서 8:37”입니다. 사실 1월 선관람(필름이다에서는 2018년부터 영화선정을 위해 후보작들을 상영 전달에 미리 관람하여 의견을 나누고 상영작을 선정)때는 감독이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관람이후 러닝타임 내내 이야기와 이미지를 밀도 있게 끌고 가는 감독이 궁금해졌습니다. 신연식은 각본가로 영화판에 접속한 감독인데, 그래서인지 각본을 쓸 때 제일 즐겁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루스이소니도스라는 제작사까지 차리기까지 합니다. 이준익 감독의 동주”는 루스이소니도스에서 제작하고 신연식이 각본을 썼었지요. 그리고 이번 로마서 8:37”에서는 제작과 각본, 감독까지 맡아 합니다. 작년 게스트로 초대된 영화평론가 변성찬에게 독립영화는 정서의 독립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로마서 8:37”신연식에 의한, 신연식을 위한, 신연식의 독립영화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제가 이번 영화를 통해, 영화보다 감독에 더 관심이 생긴 건 어쩌면 당연하겠지요.

 

나는 대농장에서 알바도 하지만, 집에 가면 작지만 내 텃밭이 있는 거다. 그걸 가꾸려고 20~30대에 매일 밭에 나가서 돌을 고르고 땅을 갈며 고생한 셈이다. 다음 목표는 30억 원짜리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거다. 그걸 위해서라도 당분간은 부지런히 돈을 모아야 한다.

- 씨네21 신연식 감독 인터뷰 중에서 -

 

 부순교회 강요섭목사는 박강길목사으로부터 여러 의혹을 제기 당합니다. 강목사는 믿을 만한 사람으로 처남인 전도사 기섭을 불러들입니다. 하지만, 기섭은 강목사의 의혹들 중 여신도의 성폭력 사건이 사실임을 확인합니다. 강목사도 기섭 앞에서 그 사실을 시인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부여받은 소명이라는 미명과 모든 인간이 갖는 원죄의 변명 아래에서, 인정하지만 여전히 반성하지 않습니다. 기섭은 강목사에게 실망하고 직접 그의 사죄를 촉구합니다. 그 때 아이러니하게도 강목사는 박목사와 연합 아닌 야합을 하게 되고, 기섭은 궁지에 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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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의 미투운동과 시기적으로 잘 맞았다. 그러나 다른 이의 를 위해 기도를 한다는 것의 의미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불편한 부분도 있었고, 다소 무거운 지점도 있었다. 또한 감독은 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결국 주제는 구원과 용서가 아닐까? 왜냐하면 남을 위한 기도는 결국 우리를 구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전에 우리는 지금 (너의 죄가 아니라)우리의 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평가들이 오고 갔습니다.

  학교에서 촬영을 전공하고 있는 박동주군(청년예술프로젝트 2)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월령공주(모노노케 히메)”와 비교하면서, “자연과 인간에 대한 갈등과 고민의 지점이 있는 것처럼, 이 영화도 본질적으로 구원(=자연)과 죄(인간)와 관련된 공유지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흥미로운 평가입니다. 그러나 동천동 에드우드 재영군은 너무 의도적으로 사용된 음악과 스타일리쉬한 편집 때문에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영화를 전공하는 둘의 평가가 상반된 점도, 그 이유들도 나름 흥미롭습니다.

  정치인이 아닌 새털님의 옆지기인 김종필님은 주인공의 직업이 목사가 아니더라도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을 만큼 지금의 현실을 잘 담은 듯하다. 속죄의 대상이 꼭 목사일 필요는 없다고 했으며, 그와 더불어 이 영화는 종교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결국 우리들이 갖고 있는 우상에 대한 영화이다라는 평가들도 나왔습니다.


  최근 개봉한 "신과 함께"에서는 귀인 김자홍이 환생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김자홍이 이승에서 지은 죄를 7가지 항목으로 나누어서 심판합니다(물론 이렇게 심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은 귀인에게만 주어집니다). 이는 원죄라는 개념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귀인이  구원받게 되는 것은 염라대왕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승에 있는 누군가를 통해 이뤄집니다. 즉 하늘에 계신 누군가가 아니라, 지금의 우리들에 의해 구원받게 됩니다. 이 둘의 가치관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합니다. 


동네영화배급사 필름이다는 4월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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