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이다

들뢰즈에 따르면 영화는 서사가 아닙니다. 영화는 재현도 아닙니다. 영화는 운동과 시간의 관계를 이미지로 보여주며 우리의 습관적인 인식체계를 흔들어놓는 사유기계입니다. 들뢰즈의 영화론은 “영화에 관한 사색인 이상으로 세계로서의 영화에 관한 것이며, 영화에 개입해서 어떤 면에서는 영화와 같은 것이 되어 버린 세계에 관한 사색”(우노 구니이치)입니다. 지금 우리는 헐리웃과 cgv에 완벽하게 포획되어 있습니다. 그들, 거대 미디어 산업은 우리가 봐야 할 영화를 지정하고, 우리가 느껴야 할 감성을 명령합니다. 하여, 이제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만나보고자 합니다. 영화를 사유한다는 것, 익숙한 사유와 습속을 뒤흔드는 시간 이미지를 통해 삶의 원점에서 다시 질문한다는 것! 가능할까요? 여기 변방, 동네의 작은 배급사 [필름이다 Film Ida]에서 그 실험을 시작합니다.

<프란시스 하> 후기

2017.11.01 03:35

동은 조회 수:185

이번 <필름이다> 10월 상영은 청년예술프로젝트와 함께 준비했습니다. 그 첫 번째 <프란시스 하>는 저도 이미 극장에서 봤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때보다 지금은 뉴욕에도 다녀와보고 좀 저 경험하고 나서 다시 영화를 보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습니다. 프란시스의 고집, 욕망, 허세, 내가 투덜대는 주변의 상황들과 비슷하게 펼쳐지는 영화 속 모습들... 바람, 소피와의 관계... 청년의 내용이 주제인데 사실 문탁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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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나선 크게 두 반응이 있었습니다. “뉴욕 부르클린의 청년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것이 저런 것일까?! 저런 지리한 고생들이 너무 생생하게 그려져 재미있었다!“라는 반응과 현실적이고 이미 알고, 익히 겪어본 상황들이기 때문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 보았을 때와 지금 보았을 때, 계속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두 반응의 경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프란시스의 고집이나 이상을 부러워하다가도 맘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 같이 짜증도 나다가 자꾸만 고집을 못꺾고 객기를 부리는 모습에 답답하고 꼴보기 싫다가도... 결국 중도를 선택한 프란시스의 모습에 안심하면서도 실망하는 이중적인 그런 복잡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이입한 것 같기도 하고요...

 

영화에서는 배경이 달라질 때마다 프란시스가 지내는 주소가 나옵니다. 그건 프란시스의 고향, 파리, 대학, 무용단 사무실 등등.. 그리고 결국 프란시스만의 집이 생기는 것으로 끝나게 되죠. 이걸 보고서 문탁쌤은 뉴욕이라는 곳에서 한 사람으로써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모두다 분열된 뉴욕에서 비빌 데 없는 프란시스가 살아가는 모습이라고요. 그리고 뉴욕에서 만난 청년들의 생각이 많이 났다고 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달라진 시대 모습과 청년들의 상황은 뉴욕에서나 한국에서나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영화를 보고 감흥이 없다는 분들을 보면 타지에서 서울로 올라와 혼자 생활해야 하는 시절을 보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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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고생해야하는 젊은이들




젊을 적에는 사서 고생도 한다.” 라고 하죠. 군대의 좋은 점으로 항간에는 “X같은 일을 무료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모르겠어요. 고생은 분명 훈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해도 되는 것일까... 싶다가도 처음 살아가는 경험이란게 그런 거 아닌가? 하고 수긍하게 되기도 하고요. 제가 프란시스 하를 보면서 복잡한 감정을 느낀 것도 다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여느 드라마처럼 평탄대로를 걸으면서도 타격을 입지 않을 정도로만 고난을 겪으면 안될까? 하는 비현실적인 바람으로 프란시스를 보았던 것이요.

 

마지막 우체통에 반쯤 잘려나간 프란시스의 이름은 어느정도 잘려버린 프란시스의 목표, 이상, 어쩌면 세월?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프란시스를 보면 제 복잡한 마음이 계속 기억되지 않을까요.

 

다음은 재영이가 추천한 <애드 우드>를 봅니다. 긴 영화를 잘 못보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다음주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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