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인학당

<리인학당>은 동양고전의 베이스, 사서를 읽는 서당입니다. 한글번역본으로 완역하되, 중요한 문장들은 서당처럼 원문으로 읽고 해석합니다. 뿐만 아니라 1년에 한 번 여행도 하고, 사서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교양서도 함께 읽습니다.

<논어와 공자> 6주차 후기

2018.04.04 23:51

봄날 조회 수:96

공야장은 무지 많은 등장인물이 전부 까메오로 나오는, 그러나 주인공은 없는 단막극 같다.

공자라는 연출만이 있을 뿐이다. 

아니 공자의 '사람 보는 안목'을 주제로 한 모노드라마일지도 모른다.


공자가 감옥에 들어간 것과 상관없이 사람됨을 높이 평가해 자신의 딸을 시집보냈다는 공야장이나

형님의 딸을 시집보냈다는 남용으로 시작되는 인물평은 어쨌든 공자의 인간됨의 잣대인 '인(仁)'으로

이리저리 평가되는 것 같다.


지금 생각나는 것은 재아에 대한 혹독한 평가. 재아 때문에 천하의 공자님도 사람의 말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거 아닌가.

子曰, 始吾於人也 聽其言而信其行 今吾於人也 聽其言而觀其行 於予與改是

(공자님이 말씀하시길, "내 일찍이 사람을 대할 때는 그 사람의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질 것을 믿었는데, 지금은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의 말을 들으면 그 행함을 관찰하게 되었다.  내 재여 저 놈 때문에 이렇게 바뀌었으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하셨다.) 

이것만 봐가지고는  재여가 그저 게을러 빠지고 능력도 없으면서 뻔뻔하게 대낮에 낮잠이나 자는 골치덩이 제자 쯤으로 여겨지지만, 인디언이 올린 <왈가왈부 논어>에 마침 올라와 있는 재아이야기는 그게 아니다.http://www.moontaknet.com/mt_hakeedang_board/1006154

재여(재아)는 언변이 뛰어나 외교에 능통한 제자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런 제자를 혹독하게 비판한 것은 공자의 정치철학이 바로 말=실천에서 나오는 것이며 언어의 인플레이션을 극단적으로 혐오하는 데서 나온다. 배병삼 선생은 공자가 재아를 몰아붙인 것은 '그가 말과 실천 사이의 항등호를 그리는 사회를 꿈꾸었던 공자의 비전을 무참히 짓밟은 최악의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음으로 갑론을박이 있었던 부분은 공자님이 말씀하신 강(剛)에 대한 것이다. 

子曰, 吾未見剛者 或對曰, 申棖 子曰, 棖也慾 焉得剛

(공자께서 '나는 아직 강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하시자 누군가가 '신정'이라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그러자 공자님의 대답은 '억지로 한 것이니 강한 것이 아니다'이다.) 강한 사람은 힘 센 사람이 아니다. 차력사같은 사람은 더더구나 아니다. 내면을 강하게, 참된 힘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겉으로 드러내는 것은 억지 힘, 생리적 욕구로서의 욕(欲)과 심리적 욕구로서의 욕(慾)이 있다고 할 때 공자님이 '억지로' 한다고 한 것은 바로 심리적인 공명심, 남앞에서 과시하려는 욕구의 발현이다. 진정 강한 사람은 '극기복례'하는 사람, 내적으로 단단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것이 자칫  '너무 고지식하여 융통성 없는 사람'과 겹치지는 않을까, 그 예로 '석궁사건'으로 유명한 대학교수의 일이 떠올라 그 이야기를 했었다.


리인장에 이어 충과 서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어쨌든 공야장의 마지막 이야기는 공자님의 '자뻑'으로 마무리된다.

子曰, 十室之邑 必有忠信 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也

(열 가구의 작은 마을에도 나만큼 자신에 충실하고 남에게 성실한 사람이야 있겠지. 그러나 나보다 배우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나오라 그래)


작년 맹자를 읽으면서 '논어를 읽어야지' 했는데, 좀처럼 기회가 올 것 같지 않았다. 리인학당이 일요일이고 더구나 이미 공부볼륨이 꽉 찬 상태에서 마음 먹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간이라는 것은 또 만들면 만들어진다는 경험론에 기대 시작했다. 다행히 읽을 책의 분량도 아직 만만하고 이제 조금은 한문 문법이나 표현에 익숙한 덕에 쉽게 이륙했다. 더구나 매번 풍성한 주변 지식이나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어주는 동학이면서 튜터인 세콰이어와 게으르니의 도움이 여간 큰 게 아니다. 입발린 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 그리고 주원씨와 이라이졍, 뿔옹님과의 '내멋대로 논어공부'가 조금씩 재미있어진다.


다음 시간은 원문을 잠시 쉬고 이중톈의 <춘추에서 전국까지> 2장까지를 읽고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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