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인학당

<리인학당>은 동양고전의 베이스, 사서를 읽는 서당입니다. 한글번역본으로 완역하되, 중요한 문장들은 서당처럼 원문으로 읽고 해석합니다. 뿐만 아니라 1년에 한 번 여행도 하고, 사서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교양서도 함께 읽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동양고전을 읽는 분들이 필요할때마다 들춰보는 그래서  '전과'라고 불린다는

펑유란의 <중국철학사> 상권의 1, 2, 3장을 보았습니다.


KakaoTalk_2018-04-22-22-25-18_Photo_25.jpeg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펑유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1895년생인 그는 1990년 죽는 그 순간까지 철학사작업에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게으르니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펑유란은 자신을 '철학사가'가 아니라 '철학자'로 기억해달라고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잠시 알라딘에서 그의 목록을 살펴봤더니, 펑유란의 중국 철학사는 3번의 큰 변화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첫번째 중국사 책은 1934년  <중국철학사>(상,하)권이었고,

두번째 중국사  책은 1937년 중일전쟁이 벌어진 이후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펜실베니아대학에서 강의한 내용(1946~47)을 가지고 쓴 <간명한 중국사>.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95세로 죽을 때까지 썼던 7권의 <중국철학사신편>가 있다고 하네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80762)

일생에 단 한번의 철학사를 쓰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3번에 걸쳐 서로 다른 관점에서 철학사를 썼다고 하니 존경을 표하지 않을수 없겠네요. ^^


<중국철학사>는 이번이 처음인데, 앞 부분의 3장밖에 읽지 않았지만

중국의 사유방식이 서양의 사유와 참 많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중국철학자들은 대체로 지식 그 자체를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지식을 위한 지식을 추구하지 않았다.   

"최상의 일은 덕을 수립하는 것이요(立德), 그 다음은 공을 세우는 것이요(立功),  그 다음이 주장을 수립하는 것이다(立言)."  

<중국철학사>, 상권, p9


서양에서는 고대부터 존재론, 인식론, 논리학이 꽃을 피웠는데,

중국에서는 덕을 쌓는 것이 가장 큰 일이기 때문에, 형식적인 이론체계를 세우는 데에는 소홀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컨대 중국철학자들은 대체로 인간이 무엇인가(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중점을 두었지,

인간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기에 비해서 서양은 아我'를 자각하면서(존재론), '아'와  '비아'의 분리가 일어나고 '아'는 어떻게 '비아'를

알 수 있는가(인식론)가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고 주장.

하지만 펑유란이 보기에 형식적인 이론이 중국에서 보이지 않을 뿐이지, 실질적인 체계는 똑같이 존재하기에

자신이 중국철학의 실질적인 체계를 찾으려고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펑유란은 한나라시대를 기점으로 자학시대(子學時代)와 경학시대(經學時代)를 나누었습니다.

말 그대로 자학시대란, 제자백가들이 번창했던 시대로 펑유란은 이 시대를 새로운 사상과 학문이 자유롭게 발전했던 시대라고 칭합니다.

반면, 경학시대는 동중서의 제안 이후로 유학이 국학이 되면서,인재들이 나라로 쏠리고 학문의 자유도는 위축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서인지 펑유란은 전국시대를 '해방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종법과 봉건의 체계가 무너지기에 새로운 질서가 필요했고, 이에 대해 많은 제자백가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게으르니샘은  '해방'이란 말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어찌되었던 해체의 시대였던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자와 유가의 흥기'가 나오는 4장 바로 번에 인본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분명 펑유란은 이 부분에서 공자 이전에도 인본주의에 대한 시초들이 발견된다고 말합니다.

질문했던 것은 바로 이부분입니다. 

왜 펑유란은 인본주의적 시초들, 인간의 발견이라는 파트에서 대부분의 발췌를 '화和'에 관해서 했을까?


무릇 화합은 실제로 사물을 산생하지만, 같은 것끼리라면 아무것도 산생할 수 없습니다.                                                        

다른 것에대 다른 것을 조합하는 거싱 화합입니다. ... 만일 같은 것에다 같은 것을 보태는 경우라면 둘 다 못 쓰게 됩니다.        

<중국철학사>, 상권, p66


KakaoTalk_2018-04-22-22-25-15_Photo_43.jpeg

(위에 수많은 인용 부분이 보이시나요? ㅎㅎ)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저는 이 부분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차이에 대한 긍정(조화)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던 시기에는 '신 - 인간'의 이분법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질서를 세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

하지만, 신에 대한 믿음이 시들해지면서 이제는 '인간-인간'의 구도가 생기면서 절대적인 권위를 인정하기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세콰이어샘이 이야기한대로 펑유란은 '공자'를 말하기 전에 공자가 주장한 仁이 바로 和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밑밥을 깔아놓은 것이 아닐까요? ^^


참, 한 가지 더. <중국철학사>에는 대부분의 서양철학사처럼 역사에 따른 철학을 서술하지 않고,

각각의 철학자 혹은 학파들이 이야기했던 원전을 수두룩하게 발췌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 <국어>, <좌전>, <시>, <서>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방식의 철학사책이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 같았습니다.

음....철학사책이지만 중간 중간에 만화 혹은 신문 기사를 스크랩해 놓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


두 번밖에 보지 않아서 아쉽지만, 다음에 볼 4장도 기대가 많이 됩니다.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2018 리인학당 시즌2 개강합니다~ [2] 리인학당 2018.07.30 269
공지 2018 리인학당 - 논어와 공자 [12] 관리자 2017.12.18 1600
공지 논어 강독 시즌 6 시작합니다. [2] 진달래 2017.09.25 329
공지 논어 강독 (시즌 5) 시작합니다 [2] 진달래 2017.07.08 274
공지 논어강독 시즌 4 시작합니다. [2] 진달래 2017.04.20 615
공지 논어강독 시즌3 모집합니다^^! [6] 사서까페 2017.01.26 520
공지 <사서카페> 논어강독 시즌2 모집합니다!!! [7] 인디언 2016.09.24 701
공지 인류 최고의 고전 <논어> 강독 시작합니다 [9] 관리자 2016.07.06 869
공지 한문 기초 튼튼 - 천자문 강독 [15] 진달래 2016.04.09 2189
공지 2016 사서까페 <한문기초> + <논어> [4] 관리자 2015.12.21 1502
공지 사서까페 <맹자> 강독 시작합니다 [3] 여여 2014.11.20 1136
공지 사서까페 <대학>, <중용>을 읽습니다 [1] 관리자 2014.07.26 6018
공지 파지사유 <사서까페>가 열립니다 [6] 관리자 2013.10.10 2565
공지 사서까페 <논어 완창 대회> -7월24일 종일 [4] 풍경 2014.07.10 1410
162 <곡부여행> 여행경비 정산 내역 [4] file 세콰이어 2018.07.01 70
161 <논어와 공자> 논어를 왜 읽을까? 세콰이어 2018.06.22 59
160 곡부여행-중국어 외우기 file 자작나무 2018.06.15 55
159 <논어와 공자>15회 후기 및 에세이 공지! [2] 리인학당 2018.06.12 54
158 <논어와 공자> 곡부 수학여행 안내 [4] file 세콰이어 2018.06.11 89
157 <논어와 공자> 13회 후기 [1] 이라이졍 2018.06.02 48
156 <논어와 공자> 12회 후기 [2] 주원 2018.05.25 70
155 <논어와 공자> 12회 공지 [2] 리인학당 2018.05.17 63
154 <논어와 공자>11회차 공지 [1] 리인학당 2018.05.11 60
153 <논어와 공자> 10회차 후기 [2] 주원 2018.05.05 81
152 <논어와 공자>10회차 공지 리인학당 2018.04.27 68
» 9회차 - 펑유란, 중국철학의 실질적인 체계를 세우(고 싶어하)다 [2] file 뿔옹 2018.04.22 83
150 <논어와 공자> 9회 공지 리인학당 2018.04.20 73
149 <논어와 공자> 8회 후기 [3] 이라이졍 2018.04.19 88
148 <논어와 공자> 7회 후기 [2] 이라이졍 2018.04.12 95
147 <논어와 공자> 6주차 후기 [1] 봄날 2018.04.04 94
146 <논어와 공자>6회 공지 리인학당 2018.03.29 91
145 <논어와 공자> 5주차 후기 [4] 주원 2018.03.28 118
144 <논어와 공자>5회차 공지 세콰이어 2018.03.24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