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대중지성

4분기 7회차 후기- '우정' 욕망하기

2018.10.28 12:58

스르륵 조회 수:115

이번주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주제는 '필리아(우정)'다. 

우정이라는 주제는 좀... 버겁다. 우정(친애)은 관계속에서 발현되는 어떤 것이기에, 관계이야기만 나오면 두통에 쪼그라들어 산속에서 나물캐며 살고 싶어지는 나로서는 실은 회피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했다. 그러나  '좋아요' 클릭 한 번이면 무수한 친구 추가가 가능한 세상에서 새삼 우정과 친구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곱씹어 보는 것이 식상하고 버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실제 '자연인'으로 살지 못하는 우리에게 관계속 우정의 문제는 피힐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주제임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내게 있어 우정은 한마디로, 애정과 호감이 관련되어 있는 서로 친밀한 사람들간의 관계이자 상호 의무와 다양한 원인에 종속되어있는 복잡한 감정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유동적이기도 하고, 자발적인 지속성을 전제하지만 그 강도는  또 관계마다 매우 다양해서 한마디로 구체화하기가 어렵다는 식의 생각에서 뱅뱅 도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우리는 개인적  물질적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고, 혹은  같이 있으면 즐겁고 뭔가 통하는 기분에  오프라인, 온라인에서 서로 의리있는 친구가 된다. 그리고 동시에 같은 이유로 우정은  좀 버겁고 불편한 어떤 것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우정은 순간적인 호의나 일방의 선의로 성립되는  것도,  즐거움이나 유익이라는 원인에 종속되어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우정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 감정'이 아닌 오랜시간 갈고 닦아 길러지는 일종의  '품성'이다.


   상대방을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좋은 것을 그대로 실천하고, 다른 어떤 이유도 아닌 상대의 존재 자체를 순수하게 위하며, 상대와 분열없이 동일한 가치를 지향하고, 기쁨은 물론이고 고통도 함께 하는 것이 ' 그가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우정이다. (듣고 보면.. 우리 다 아는 이야기..맞죠?.^^) 이리본다면 보통사람들의 통념적인 우정은 과연... 우정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싶지만, 그는 그래서  진정한 우정이 '탁월한 미덕을 갖춘 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말한다.


    탁월한 자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방식과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이 동일하다.  그들은 자신을 위하는 방식이 타인을 위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 좋은 것을 그대로 실천하고, 다른 원인에 종속되어 타인과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를 바라보고 사랑한다. 마치 조각가가 작품을 만들어낼때 또 다른 자신으로 작품을 바라보며 빚어내는 것 처럼 말이다. 그래서 선한자의 자기애는 무조건 바람직하지만 악한자의 자기사랑은 위험하다. 자기를 사랑하는 방식대로 우리는 타인을 사랑할 수 밖에 없기에 말이다. 진정한 타인과의 우정은 자신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 이번시간에는  1인용으로 나온 라면이 우정과의 연결선이 느껴지는지 아닌지, 자기사랑과 이기심의 결정적인 차이점, 우정을 위한 합리적 선택에는 결국 이성적 냉정함이 필요할 것같다는, 그리고 이러한 이성이라는 최고선은 결국 생명을 의미하는건 아닐까, 부모자식이나 가족관계에서의 우정은 과연 가능할까 등 우정에 관한 여러 의문들이 제기되었다^^


   관계이야기에 두통으로 쪼그라들고, 관계의 나약함과 일회성에 지치고, 관계의 상호의무와 책임에 우정을 버거워했다면 이제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봐야 할 것 같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 필연적으로 소유해야 하는' 덕'인 동시에, 자신을 진정사랑하는 탁월한 방법으로써, 또 함께 살아가는 관계속에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즐거움'으써 우정을 욕망하는 것 말이다.


   해서,  '우리는 개인으로서 과연 행복할 수 없고',  '우리는 좋은 우정없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로 해석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보편적이고 버거운(?) 메세지는 이제 '어떤 친구가 될 수 있을까'를 질문하기 전에 '어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게 만든다......



다음시간 미니에세이는 스토아식 글쓰기방식으로, 편지나 일기의 형식으로 그간의 텍스트들을 마무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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