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장편세미나

<금병매>로 벼린 질문들

2018.01.12 22:24

고전장편 조회 수:26

고전장편 세미나에서 <금병매>를 읽기 시작한 것은 2017년 10월 27일부터였다.

3개월을 꼬박 읽은 <금병매> 10권 세미나가 끝나는 오늘

우리는 에세이를 써서 모였다.


<금병매>를 읽는 동안 문탁 인문학 축제가 있었고

야한 책이라 소문이 파다했던 것의 실체로 야한 진수를 보여주는 발표도 했다.

축제는 끝났는데도 책을 다 읽지 못했던 터라 

새해까지 읽어야 하는 스케줄이었다.


꿈틀이, 자작나무, 코스모스, 세콰이어는 그간 <금병매>를 읽으면서 

생각한 질문들로 한 쪽 이상씩 글을 써왔다.

다들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연구로는 너무나 일천한 글이라고 

면구스러워들 했다.

게으르니는 그나마도 짜임을 갖추지 못한 메모로 대신했다.

열 권을 읽으면서 매 권 읽을 때마다 썼던 메모를 다시 들추어서

그 권을 읽을 당시의 질문에서 완독후 달라진 생각들을 거칠게 스케치한 것이었다.

역시 면구스러웠다.


꿈틀이는 <금병먜> 인물들의 욕망의 이중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욕망을 추달하는 과정에서 타자를 향한 공격성을 여지없이 드러내던 것이

반대로 자신도 반격을 당하는 (서문경의 죽음을 예로) 양상을 추적했다.

등장인물들을 통해 본 욕망의 양면성에서 건진 질문은

"나의 욕망은 그 배치와 속도에 있어서 나를 어디로 이끌고 가고 있을까?"

한 해동안 겪은 일들에서 반응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파생되는 욕망의 모습을 보면서

건진 질문이라고 했다.


코스모스는 서문경의 정실 오월랑의 삶을 중심으로 질문을 구성했다.

오월랑의 삶에서 느껴지는 '순종'을 어떻게 봐야할까?

10권에서 오월랑의 삶에 대해 선량하여 제 명을 다하는 선량한 삶을 살았다는데

이 때 선량한 그 삶이 좋은 삶이란 말인가?
이를 통해 건진 질문은

"오월랑이 현명하게 판단하여 순리를 따르는 삶을 살았다면

나도 역시 그런 삶을 살고 싶지만, 그 삶이 현 체제를 유지하는(오월랑의 봉건 질서에 순응하는 삶의 예)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자신이 속한 사회의 기본 질서를 '거스르는' 순리에 따르는 삶은

과연 어떤 것일까?" 였다.


자작나무는

의미를 찾아야 하는 자신의 책 읽기 습속에서 등장인둘의 모든 행위에서 

의미를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긴 질문은

"작품 속 의미 없음의 가벼움은

인간 본성을 '수식' 하고 '왜곡'하는 예의와 가치관의 억압에서 해방되었다는 표지는 아닐까?"

또 북송이 시대 배경임에도 명대를 반영한 이 작품의 내용에서

명대 자본주의의 맹아가 느껴지는 부분을 통해

"명대에 사회의 기존 질서를 허물 정도로 욕망을 작동시키는 방식"을 탐구해 보고자 했으나

 좀 더 밀고 나가서 글에 풀어내지 못했다고 했다.


세콰이어는

<금병매> 보여주는 세상은

"전통적 유학 사상에 기댄 사회질서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간사 전체가 인과응보의 결과물임을 통해 욕망을 조절하지 못하는 삶을 경고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게으르니는

1권의 내용에서 독하다고 느꼈던 감각을 완독에 이르렀을 즈음에는

소소생이 쓴 표현 기법의 독특함으로 해석했다고 했다.

10권까지 도달하니 현재 소설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인생사의 생생한 묘사야말로 이 작품을 이끌고 가는 동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하나, 이 작품에서 고난에 처한 인물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모두 여자라는 점, 남자들은 도망은 갈 지언정 죽음을 선택하지 않은 점.

이야말로 당대 여성들의 출구 없는 삶의 모습을 반영하는 측면이라는 생각,

완독한 후 <금병매>의 세상이야말로 '미친' 세상 아닐까 라는 자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 세상이 읽는 내내 익숙했던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금도 '미친' 세상이기 때문 아니었을까? 

끝을 모르는 욕망의 분출을 권하는 세계, 그런 세계는 미친 것 아닐까?

그렇다면 이 '미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떠오를 때

<금병매>의 인물들은 하나의 표지로 삼을만 하지 않을까?

등의 질문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렇게 <금병매> 읽기 세미나는 끝이 났다.

10권까지 오는 동안 반복되는 스토리에 지치기도 했고

더 날카로운 질문을 구성하지 못하고 

우리의 생각이 돌파하지 못하는 벽들 앞에 헤매는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금병매>에서 건진 질문들이

앞으로 우리들 각자의 공부 안에서 더 숙성되기를 바란다.


고전장편 세미나는 다음 작품으로 <홍루몽>을 예정하고 있으며

<홍루몽>은 <금병매>에서 헤맸던 부분을

메우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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