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공방

내공프로젝트 <고전공방>은 근대의 외부를 탐사하기 위해 동아시아 사유의 정수를 공부하는 장입니다.

<曰可曰否논어>8회 - 공자는 꼰대 편이 아니다

2018.04.22 23:41

고은 조회 수:77

●  <曰可曰否논어>는 '미친 암송단'이 필진으로 연재하는 글쓰기 입니다.








爲政-20

季康子問使民 敬忠以勸 如之何 子曰 臨之以莊則敬 孝慈則忠 擧善而敎不能則勸 


계강자가 물었다. “백성들로 하여금 공경심과 진정성과 자발성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자가 말했다. 엄정히 하면 곧 공경심을 가질 것이고, 윗사람에게 효도하고 아랫사람들을 자애롭게 대하면 곧 진정성을 가질 것이고, 능한 이를 뽑아서 쓰고 미숙한 이를 가르치면 곧 자발적으로 복종할 것입니다.“






     우리 세대는 윤리를 집이 아니라 학교 교과서에서 배웠다. 그곳엔 늘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부모에겐 효도하고, 어른은 공경하고…. 오늘날 내 또래에게 유교적 가르침이 윗사람에게 굽히라는 꼰대의 말과 같다고 여겨지는 데엔 학생시절 받았던 교육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다. 유교적 가르침 근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공자는 어떻게 말했을까? 공자도 이처럼 어린 사람은 윗사람에게 굽혀야 한다고 말했을까?



1.JPG2.JPG

▲ 적지 않은 리트윗을 받은 SNS의 글들. 젊은세대에게 유교가 어떻게 소비되는지 알 수있다.

두번째 글에서 홍준표가 언급된 사건은 글 마지막에 사진으로 첨부해두었다.



     잘나가는 세력가였던 계강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백성들로 하여금 공경심과 진정성과 자발성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과 같은 윗사람을 잘 모시게 하려면 백성들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것이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그러하듯 직접적으로 나무라지는 않았지만, 대답을 통해 계강자의 질문이 잘못되었다고 핀잔을 주고 있는 듯하다.


     공자는 백성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 백성들의 웃어른인 당신 스스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이를테면 백성들이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기 전에, 스스로가 먼저 효도하고 백성을 자애롭게 대하라는 것이다. 엄정히 하라는 것(莊) 또한 마찬가지이다. 莊은 얼굴 빛, 풍모, 걷는 모양, 말하는 모양 등 사람에게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모든 것은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러 나오는 것으로 꾸며서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캡처.JPG

▲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 = 장엄하다 (莊)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나이가 많거나 가진 것이 많기 때문이 아니었다. 옛적에 어린 사람들은 웃어른의 모습에서 보고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웃어른은 어린 사람의 모범이 되었다. 어린 사람이 웃어른을 공경해야하는 것만큼이나 웃어른은 어린 사람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했다. 우리가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어린 사람에게 요구되는 윤리가 있었던 것처럼, 웃어른에게는 웃어른에게 요구되는 윤리가 있었다. 


     오늘날 어린 사람은 집안이나 동네에서 웃어른의 모습에서 보고 배우기보단 대학이나 직장에서 선배의 권위적인 모습을 보고 손가락질 한다. 어린 사람은 교과서에서 어린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윤리에 대해 겨우 듣기나 하는 수준이고, 웃어른이 지켜야할 윤리는 사회에서 거의 말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 또래는 웃어른을 꼰대라고 무시하고, 웃어른은 우리 또래를 건방지다고 무시한다. 서로가 서로를 무시하고 자신은 들여다보지 않는다.



세대갈등_고려통상이창재.png



     누구든 만년 어린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린 사람이 훗날 꼰대가 되지 않는 방법은 곧 지금 웃어른을 꼰대로 만들지 않는 방법과 같지 않을까? 공자의 말마따나 상대를 어떻게 할지 생각하지 않는 것, 즉 나 자신을 갈고 닦아 웃어른 욕만 하지는 않는 것과 스스로를 돌아보아 윤리를 지키고 어린 사람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 말이다.








+) 제가 역대급이라고 꼽는 꼰대 어록이자 두번째 사진에서 홍준표를 언급하게 되었던 사건이기도 합니다.


58e7dc34cd10a.pn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모집- <주자평전> 읽기세미나 송명유학 2018.04.21 208
공지 2018 <송명유학> 세미나 [3] 진달래 2018.02.05 225
공지 2018년 <주역세미나> 같이 하실래요? [5] 자누리 2018.02.05 291
공지 <무료특강> 지금, 고전을 읽어야 할 때 [24] 관리자 2018.02.04 859
공지 2월14일 고전공방 개강 안내 [4] 문탁 2017.01.30 889
공지 2017 고전공방 - 사대부의 탄생(북송오자 해석자혁명) [12] 관리자 2017.01.17 953
공지 <고전공방>고전공방탈핵액션의 날 & 3분기 공지 [7] 문탁 2016.07.14 755
공지 <고전공방> 2분기 공지 [3] 문탁 2016.04.28 1360
공지 2016 고전공방 - 2월18일 개강 공지 [5] 문탁 2016.01.30 1767
공지 2016 學而堂 - 고전공방 : 대학/중용 [13] 관리자 2015.12.21 2085
공지 2015<불독-학이당> 시즌2 '맹자' [3] 불독반장 2015.05.03 3765
공지 <반짝 학이당> 중국 고대사 세미나 2 시작합니다 [5] 진달래 2015.03.05 2388
공지 2015<학이당> 복습편 -<학이당-불독(不讀)> [11] 게으르니 2015.02.02 2238
공지 <반짝 학이당> 중국 고대사 세미나를 하려고 합니다. [11] 진달래 2014.12.19 2735
공지 2014 <학이당> 장자 - 모집 [19] 관리자 2013.12.16 8489
공지 2013 [학이당] 제자백가의 정치적독해 [17] 관리자 2012.12.04 6258
공지 출범- 內功 프로젝트 ! [58] 관리자 2011.12.03 9873
726 <曰可曰否 논어> 9회- '갑질'하는 엄마 [3] file 세콰이어 2018.04.29 106
725 <송명유학>8회 소식을 전합니당. 2018.04.25 54
724 <송명유학> 제9장 메모 [3] file 자작나무 2018.04.25 45
» <曰可曰否논어>8회 - 공자는 꼰대 편이 아니다 file 고은 2018.04.22 77
722 <송명유학> 8장 메모 [2] file 자작나무 2018.04.18 54
721 <주역세미나> 9회차 메모 [4] file 자누리 2018.04.16 72
720 <曰可曰否논어>7회-효, 어기지 않는 것 file 여울아 2018.04.16 69
719 <송명유학>7회 완전한 질서를 향한 도전 게으르니 2018.04.13 50
718 <주역세미나> 8회차 후기 [1] 토용 2018.04.12 69
717 <송명유학>7장 메모 [3] file 2018.04.11 52
716 <曰可曰否논어>6회-믿음(信),경계 허물기에서 시작! file 게으르니 2018.04.09 71
715 [고전공방] 4월 정기 회의록 진달래 2018.04.08 57
714 주역세미나 7회차 후기 [7] 하늬 2018.04.05 87
713 <송명유학>6장 메모 [2] file 2018.04.05 62
712 <송명유학> 제5장 후기 [1] 자작나무 2018.04.02 69
711 [주역 세미나] 6회차 후기 [7] 가든 2018.04.02 98
710 <曰可曰否논어>말을 잘한다는 것은? file 인디언 2018.04.02 71
709 <송명유학>755년 이후 문화의 위기... 한유에 대해 2018.03.31 42
708 [고전공방] 4월 정기회의 공지 [7] 문탁 2018.03.29 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