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공방

내공프로젝트 <고전공방>은 근대의 외부를 탐사하기 위해 동아시아 사유의 정수를 공부하는 장입니다.

<송명유학>9-10장후기-저작의 나열이 준 감동

2018.07.12 22:02

게으르니 조회 수:43

곡부 수학여행을 다녀오느라 한 주 쉬고 모인 세미나.

수학 여행에서 보고 들은 것을 주저리 주저리 풀어 놓고 세미나를 시작했다.


9장은 세 거인의 만남: 주희, 여조겸, 육구연의 세 차례 회합 이다.

거인이라는 표현은 수징난의 해석이지만

1170년대 남송에서 유학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떨친 영향력이 대단했던 것은 분명하다.

주희와 여조겸과 1차 회합의 결과로 <근사록>이 완성되었고

두번째 육구연 형제와 아호에서 회합을 한 후

육구연의 심즉리 사상이 禪學이라고 단정 짓고 그들과 변별되는 도학을 집대성한 <사서집주>

완성에 박차를 가한다.

세 번째 여조겸을 다시 삼구에서 만나 오경에서 드러나는 두 사람의 견해 차이를 확실히 밝혔다.


주희에게 이 세번의 회합은 자신의 저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명확히 밝히는

확신을 심어주는 시간이었다.

이 회합후 

육구연이 주희의 사상이 지리하다고 한 비판을 전격 수용하여 

이미 써 두었던 저작을 다시 손질하는 과감한 수정 작업을 집중적으로 해내어

드디어 <사서집주>를 완성했다.

이 저작을 완성한 후 주희는 처음으로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고 수징난을 적고 있다.


9장, 10장을 보면서 오경으로 분류된 경전들을 연구하여

자신의 사상으로 재구축하는 과정에 엄청나게 집중하는 주희의 모습이 그려진 듯 했다.

수징난의 글쓰기 방식때문이기도 했다.

흔히 평전이 인물이 겪는 사건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그 맥락을 알려주어

그 일이 어떤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을 상상하게 한다면

수징난은 주희의 저작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논쟁들을 반영했으며

다른 사람들은 그 저작물에 어떻게 반응했으며 등등...

그것들을 끊임없이 나열하는 방식으로 주희의 삶을 구성했다.

주희의 저작과 관련해서는 한 털의 오류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수징난의 의지는

깨알같은 주석으로 각각의 저작물의 발행 연도, 작자 등등의 오류를 바로 잡는 내용에서도

강력하게 느껴진다.


본문에서도 그런 의지가 흘러 넘쳐서

그 많은 저작물의 제목을 따라 읽어가다보면

마치 주희는 글을 쓰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고

동시에 그 저작물들에 맹렬히 집중하는 주희의 모습이 스쳐지나가기도 했다.

그래서 일면 지루한 측면이 있지만

그 행렬을 따라 익다보면

주희의 '격물치지 보망장'의 힘이 이런 이력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달으면서

문득 감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은 지각 능력을 가지지 못한 이가 없고,

천하의 사물은 이치를 갖지 않은 것이 없는데

오직 그 이치를 궁구하지 않으니 그 앎이 철저하지 않은 것이다.

천하 사람들이 사물에 나아가 그 이치를 궁구하기를 끝까지 한다면...

어느 날 활연관통할 것이다!


이번 장들을 읽으면서 주희는 실제 자신의 삶이 그런 격물치지의 장에 나아가 궁구하기를

한 순간도 쉬지 않았기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었겠구나...

라는 깨달음도 퍼뜩 있었다.

주희와 관련 당대의 저작의 제목의 행렬을 마다하지 않고

페이지를 무한으로 채운 수징난의 집념으로 통해

주희의 집념을 체험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는 시간이었다.


세미나에서는 역의 해석에서 점서로 기운 주희의 속내에 대해 궁금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육구연의 심학이나 주희의 도학이 

정확히 불학과 어떤 점에서 변별되는지 여전히 잘 파악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크게는 실리와 공리라고 하면 간단하겠지만

실제 경을 주로 한다는 것과 불교의 참선 수행 등의 결을 명확히 나눌 수 있는가에서는

잘 모르겠다는 것 등이었다.


이제 주자평전 1권도 후반부를 달리고

주희는 자신의 저술의 1차 총결로 <사서집주>를 완성했다.

재밌는 것은 완성은 1177년에 했지만 간행은 1182년에 가서야 했다는 것.

성질 급한 주희가 5년이나 자신의 완성 저작을 묵히다니...

주희도 정세를 끝까지 쌩깔 수는 없었나보다.

여튼 이렇게 1차 종결을 마친 주희는 50세에 다시 벼슬길에 나아간다.

벼슬길에 나간 주희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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