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강독

오늘 일본어 강독에서는 나카자와 신이치의 녹색자본론 서문을 읽었습니다.

<녹색자본론>에 실린 네 편의 글에 대한 간단한 소개입니다.

비교적 짧은 서문이지만

그동안 몇 개월간 딱딱한 신문사설과, 논문투의 글만 계속해서 읽었던 터라 

문학적 문체를 오랜만에 접하니 음.. 기분이 업되는 것 같았습니다.ㅋㅋ

그 기분으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같이 읽은 서문을 후다닥 해석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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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자본론> 서문

 

911, 그날 밤,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는 고층빌딩의 영상을 보고 있을 때, 그곳에 동시에 투명하고 거대한 거울이 세워지는 것을 확실히 보았다. 그 거울은 무자비할 정도의 정확함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습을 비추었다. 어떤 왜곡도 없이, 어떤 불투명함도 없이, 어떤 희망도 그리고 어떤 절망도 없이, 거울은 고요히 환상의 구름에서 나온 세계의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내 보여주었다.


그 거울의 출현을 보아 버린 이후로는 사고의 회전은 이미 그 전과 같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의 체제는 모두 붕괴되어, 이제부터는 모든 것이 드러난 리얼 월드에서 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무엇인가가 도화선에 불을 붙여 버렸다. 나는 이제 사고(思考)의 주인으로 있을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나를 몰아붙여 언어로 향하게 했다. 이리하여 놀랄 만큼 짧은 기간에 3편의 글이 써졌다.


<압도적 비대칭>에서는 사고는 한 사람의 루소가 되어 국가의 야만을 고발하고 있다. 국가의 발생에 의해 뒤로 돌아갈 수 없는 비대칭이 인간 세계에 정초되었지만, 이 비대칭의 가운데에서 야만이 생겨났다. 수많은 고발과 저항에도 불구하고 이 비대칭성은 지금 글로벌리즘의 이름 아래에서 지구상에 압도적인 지배력을 넓히고 있다. 그것으로부터 911일의 폭력은 유발된 것이다. 인류에게는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함과 동시에, 동물들을 포함한 자연과의 사이에서도 이 비극적인 비대칭상황을 전복해야만 하는, 새로운 자연계약이 세워져야 한다.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무지에의 분노가 <녹색자본론>을 쓰게 했다. 여기에서는 일신교의 원리를 유물론적으로 옹호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구상에 거대국가가 속속 출현하던 시대에 일신교는 그 편집증과 싸우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것은 자본주의의 맹아와의 섬세한 전투이기도 했다. 오늘날 이슬람의 기본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만이 이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 기억을 마르크스와 더불어 생각해보려는 것이 이 글이다.


<슈토크하우젠 사건>은 나 자신의 개인적 체험에 깊이 관계되어 있다. 처음 뉴스에서 이 존경할만한 독일 작곡가가 911일의 사건에 관해 비인도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매스컴에서 심하게 비난받는 것을 알았을 때, 곧바로 수년전에 내가 체험한, 불합리한 상황이 생각났다. 그것에서 나는 모든 가능한 수단을 이용하여 사건의 진상을 알고자 했다. 조사의 결과는 예술과 사상이 빠져버린 오늘의 위기를 부상시키는 것이었다.


<사물과의 동맹>이라는 글만이, 911일 이전의 비교적 한가한 시간에 씌어졌다. 이것을 부록으로 이 책에 수록한 것은, 생명과정과 마술의 원리 사이에 공통적인 증식성의 문제가, 화폐의 세계로 옮겨가면, 상품교환의 첨단부분에서 발생한 자본의 증식작용으로 모습을 바꾸는 양상이 스케치되어 있으므로, <녹색자본론>을 보강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20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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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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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토용

2018.06.25
20:44:09
(*.46.90.90)

사사키는 '읽어 버린' 이후가 문제였는데, 신이치는 '보아 버린' 이후군요.

함께 읽지 못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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