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인학당

리인학당 3강 후기 - 근묵자흑이 나쁜가?

2019.03.25 07:55

자누리 조회 수:140

1. 청량리, 발칙하구나!


이번 공부에서 가장 좋은 것은 청량리와 같이 하는 것이다

꽤 오래 청량리와 함께 문탁생활을 했으면서도 같이 공부한 것은 거의 없다시피해서 청량리를 잘 몰랐던 것 같다.

청량리 덕분에 공부 분위기가 유쾌한데도 진지하다. 말이 되든, 말이 안되든, 이런 저런 해석을 자유로이 내놓아도 되니 유쾌하다

그걸 또 게쌤이 다 받아내서 삼천포로 빠지지 않으니 진지하다. 이런 식이다.


이번 시간은 정치적으로 반란이 빈번하던 시기에 공자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일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공자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반란군 쪽이었다. 반란은 공자의 준거인 예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으니 그들의 초대에 응하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흥미로운 것은 공자는 그들을 만나거나 만나려 하고 그 때마다 제자인 자로가 왜 가세요?라며 제지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주제별로 모아보니 새로운 점들을 상상할 수 있는 것도 한 재미이다.

그런 공자와 자로에 대해 청량리는 둘 다 똥고집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자는 부드러운 똥고집이고 자로는 과격한 똥고집이라는 차이는 있다고... 그 말을 듣고 다시 보니 대화들이 정말 똥고집들의 대결로 보였다. 청량리의 신선한 해석 때문에 이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이다.

똥고집이라니, 정말 발칙하지 않은가~ 청량리의 발칙함에 힘입어 나도 과감히 추측을 해보았다

공자와 대립하는 자로가 공자의 큰 뜻을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혹시 그의 역할이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문재인 대통령 외국 순방에서 결례를 했니 하는 기사와 연관되면서 아마도 자로는 의전비서였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보았다

그 곳에서도 이러 저러한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논어를 읽으면 어떨까하는 생각까지 해보면서.

 

2. 새은, 참신하다~


저녁 먹고 난 후 청량리와 새은은 매주 홍보팀 회의를 한다. 회의가 끝난 후, 아직 논어 시작 전인데도 강의실은 갑자기 공부모드로 바뀌었다. 청량리가 한자를 쓰는데 열중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쓰는겨, 그리는겨? 하며 놀렸지만,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730, 게쌤이 들어오면서 이 광경에 놀라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게다가 전 날 올라간 새은의 후기에 크게 감격했다고, 이 아름다운 학생들을 위해 쏘겠다고 하면서 친히 문탁 이층으로 올라가 담쟁이 빵을 사왔다.

새은의 후기는 재미있었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역사란, 고전이란 무엇인지 짐작케 해주었다

내친 김에 새은에게 논어를 외우는게 어떠겠냐고 했더니 그것까지는 아니란다

논어 한 문장을 두고 다양하게 해석을 이어가는 것이 재미있다고 한다. 한자는 어렵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고 하니 고민이다. 우쌤이 스피노자 공부한다고 라틴어 배우라 하면 사람들이 하겠냐고 말하셨던 게 생각난다

그래도 우리에게 한자는 라틴어보다는 가깝지 않을까? 조금 더 지나면 새은도 자발적으로 원문을 외우거나, 쓰거나 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3. 근묵자흑이 나쁜겨?


확실히 이번 시간 공자는 자로의 지적처럼 모순적으로 보였다

현실 정치에서 구체적인 행로를 결정하는데 있어 웬만한 사유의 깊이가 아니면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니  잘 해석하려면 당시 공자 앞에 놓인 정치 상황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게쌤은 거기에 대해 준비를 해왔고, 열띤 강의를 해주었다

공자의 고국인 노나라에서 세 집안이 나라를 거덜내고 있는 상황, 공자가 노나라를 떠나 도착한 진나라도 비슷하게 권력이 특정 집안에 독점된 상황, 그러니 공자는 그 집안들에 반대하던 반란군에 우호적이었을 거라는 설명.


필힐은 반란을 일으킨 사람 중 하나인데 그가 공자를 초대했다. 공자가 가보아야겠군이라고 말하자 역시 자로가 나서서 반대했다. “예전에 이런 말을 하지 않았나요? 스스로 선하지 못한 일을 하는 사람의 무리에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공자의 대답은 자신은 쉽게 물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有是言也不曰堅乎磨而不磷不曰白乎涅而不緇. 吾豈匏瓜也哉焉能繫而不食?”

 그래 그렇게 말했었지. 그러나 견고하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갈아도 닳지 않으니. 희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검게 물들여도 검어지지 않으니. 내가 어찌 조롱박이겠느냐. 매달려만 있고 어찌 아무도 먹지 않겠느냐?”


이 말과 해석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나쁜 애들과 어울리지 말라했고, 지금은 나쁜 애들과 어울려도 물들지 않을테니 좀 어울리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아도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질문을 했더니 안 그래도 해석이 분분하다며 게쌤이 몇 가지 해석을 알려주었다

보통 상황에 따른 권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롱박처럼 한 곳에만 있으면서 아무에게도 쓸모가 없으면 안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는 요지이다

특히 정약용은 정치역학적 관점에서 공자는 필힐을 만날 의중은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만나지는 않았으므로 가보아야겠군”, “내가 조롱박이냐?”라는 대목은 아마도 농담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한다.

나는 첫시간에 논어를 싫어한다고 했었는데, 이 순간엔 농담이라는 그 말이 거슬려서,  곰곰히 따져보았다

이 구절을 정말 권도로 해석을 하려면 나쁜 애들과 어울려도 물들지 않을테니 좀 어울리겠다는 뉘앙스면 안될 것 같았다

오히려 나쁜애들과 잘 만나서 뭔가 더 좋은 상황으로 바꾸어야 할테고, 그렇다면 물들어야 되는게 아닐까?  견고하면 안되니, 갈면 닳아야 하고, 순백색만 고집하면 안되니, 물들이면 검어져야 하는게 아닐까

不曰堅乎磨而不磷견고하다고 말하지 말아라, (그렇게 말하면) 갈아도 닳지 않는 것이니라고 해석하면 어떨까?


게쌤은 약간 당황한 듯 보였지만 우리는 나름 말이 되는 해석이라고 흡족해 했다.

 

4. 자누리, 작작 좋아하시게~


논어의 문장이 짧고 절제되어 있어서 생각거리를 많이 주는게 사실이다

오독을 하면 안되지만 남겨진 여백 속을 헤쳐보는 일은 재미있다. 이런 공부법은 그간 세미나, 또는 강의 형식의 정통 공부법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사실 내가 논어를 재미없다고 한 것은 다른게 아니라 공부가 덜 됐다는 얘기였다. 논어를 갖고 이리저리 뜯어보는 공부를 안해서, 미진한 공부여서 재미없는 것일 뿐이었다

예기치 못하게 만난 사람들로 인해 논어에 매료되는 시간이 곧 올지도 모른다. 청량리와 새은을 닮아서 안될게 무언가. 

그러니 근묵자흑이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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