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

2018 마을경제 워크샵

전제를 의심하라 1차 후기


꽤 많은 사람들이 문탁의 2층 방에 모였습니다.


KakaoTalk_20181012_194213634.jpg


아마도 꽤 오래전부터 열심히 책 읽고 토론하고 글을 써오면서 오늘을 준비한 것 같았는데..

아침부터 발제문을 들여다보며 준비하는 발제자들의 모습들 속에서 뭔지 모를 약간의 긴장과 생기가 교차하였고

나름 2년차??를 맞는 워크숍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나둘 문탁 식구들이 자리를 채워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일본 스즈카 공동체 유학(?)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광합성님과 그의 우동사 친구 박0선님이 뉴페이스로 인사를 했고, 이우학교 노라님과 같은반? 학부님(이름을 안밝히신 듯...) 께서 바로 오늘 아침 이 워크숍 홍보 중 이 눈에 화~~ 들어와 즉흥적으로 참여하셨다고 밝혀 모두의 열화와 같은 환영을 받고 함께 했습니다.

 

먼저 오늘의 좌장 뚜버기님의 워크숍 취지의 말씀:

어떻게 하면 시장 경제의 그물망에서 벗어나 볼까하는 마음으로 그 너머를 사유해보기 위해 그동안 공부해 왔던 것들을 정리하고 또다른 질문, 더 진전된 질문들을 던지고 생각해보려는 시간으로 워크숍을 하게 되었고, 올해는 시장경제의 강력한 포획자인 을 살펴보았다고 했어요.

 

자 그러면 꿈틀이님과 코스모스 그리고 자칭 문탁의 경계에 있다고 소개하신 르꾸님의 돈과 모더니티 공부 결과를 함께 따라가 볼까요~

 

첫 번째 발표는 꿈틀이님의 근면-미덕인가 규범인가

 

꿈틀이.jpg 

그 옛날 순전히 구원의 수단으로서 프로테스탄트들이 받아들인 직업 윤리-근면,성실이 근대 자본주의의 독특한 에토스가 됨으로서 

80년대 근대자본주의 시대를 살아온 엄마 꿈틀이에게도 거부할 수 없는 하나의 사회규범으로 내재하게 된 까닭에 

꿈틀이님은 한참 예민한 중2 딸의 다소 제멋대로와 비생산적으로 보이는 생활태도에 화를 내고 

급기야 엄마는 정신병자라는 말까지 듣는다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근면이 미덕이라는 전제가 

사회적인 규범이 되어버리면서 비정상의 틀과 혐오의 사회를 만들고, 다양한 생활양식과 창의적 사회제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식능력의 결여로까지 이어져, 다른 길의 가능성을 봉쇄해버리는 것은 아닌가라는 

그래서 딸의 근면,성실한 생활태도만을 집착하지 않고 다른 잠재력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시즌2와 시즌3엄마는 정신병자드라마가 계속 궁금해지는 발제였습니다.

특히 질문자 유님은 자신도 문탁의 일이 우선이라 근면 성실하지 못한 엄마인데

꿈틀이 따님의 화장술이라든지 패션이라는 관심사에 매우 충실한 근면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봐줄수는 없겠느냐는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질문에 한바탕 유쾌한 웃음이 터졌습니다.

 

두 번째 코스모스님의  베짱이의 정치학

코스모스.jpg

근대의 생산 패러다임은 노동을 신성시하면서 더욱 노동에의 예속으로 몰아넣었고 인간활동의 영역을 노동과 유희로 축소시켰으며

욜로나 소확행,워라밸 등의 다른 삶의 방식으로 저항하는 듯이 보이지만 결국 그것은 또다른 소비의 방식에 다름 아니며 

여전히 노동과 유희의 패러다임에 갇혀 노동과 소비의 순환고리 위에 놓여 있다는 것

문탁의 활동가들은 잘 살기 위해서대부분 백수이지만 과로에 시달리고

이것은 노동과 유희를 넘어 필연성의 노동에 포획되기를 거부하는 게으른자들의 성실한 삶이 

곧 베짱이의 정치학이 아니겠냐는 설명이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고은님의 질문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노동과 유희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가 가장 많은 논란이 되었습니다

결국 자본주의적 생산성, 곧 화폐로 전환되지 않는 노동은 모두 유희라는 이분법이 노동의 노예를 만들어 내고 있고

문탁에서의 활동 또한 그 연장선상의 시각에서 갈등과 충돌을 일으키는 지점이 있지만

이 또한 우리가 자기 안의 전제들에 대해 공론의 장에서 끊임없이 토론하고 포획되지 않으려는 

다른 삶의 방식들을 만들어 가려는 과정이 중요함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세 번째 르꾸님의 좋아요가 만드는 디지털 공간

 르꾸.jpg

역시 디지털 공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과 토론이 있었고 

특히 디지털네이티브가 아닌 사람들의 무지를 또 한번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벌어지는 십대 청소녀들의 인정 욕망이 소비를 통해서 표출되고 있고

좋아요의 부불노동에 기반하여 사회적,공통적으로 생산된 가치를 플랫폼자본주의가 전유해버리는 문제를 

목소리 높여 제기할 줄 아는 예민한 감각을 키워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블랙커피님의 질문 중 공통으로 생산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란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 

물질적 보상의 방식은 현재 있지만 결국은 자본주의 패러다임으로 돌아가는 것이므로 반대하며

내가 생산한 것이 전적으로 나의 것이 아니라는 전제 속에서 기본소득도 중요한 보상의 방식이 될 수 있으며

근본적으로 소수 플랫폼 자본주의에서 탈주하는 방식으로서 거버넌스적 대안 플랫폼을 만드는 것

혹은 카피레프트 운동, 오픈소스 운동 등으로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공통의 가치를 윤리적으로 공유하고 

확산할 수 있는 요구를 해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발제자들.jpg


세분의 발표 이후에 준비된 질문과 현장에서의 질문들에 대해 열띠고 다양한 토론이 1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지면상 세세히 정리할 수는 없어서 대략 생각나는 몇가지를 추려 정리해봅니다.

 

개인에게 부지런함은 미덕일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명령이 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라는 것과 

근면함이 미덕이려면 적절함이 있어야 하는데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에서 근면함은 적절함이 없다

특히 돈의 무한축적이 가능한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무한축적을 정당화하기 위한 근면 성실이므로 미덕이라 할 수 없다는 것

어떤 면에서 적절함의 문제나, 미덕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닌 근면이라는 것을 다루었던 역사적 맥락 속에서의 

우리가 갖고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

또 하나는 오늘날 근면의 규범화를 설명하는데 화폐가 갖고있무한궤도성과 단일화의 특성을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하는 한편의 의견과 

의식과 비물질적인 더 세밀히 포착해야 하는 다른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는 측면의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또 하나 토론 주제가 되었던 것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새로운 주체에게 어떤 가능성이 있느냐하는 문제에서 

방탄의 팬덤이 네트워크 안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그들만의 자발적 자율적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고 

새로운 가치와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들이 있는데, 물론 그것이 나오는 순간 또 자본에 포획되어버릴 수 있지만 

탈주하거나 벗어나는 상상력은 그런 것들을 미세하게 포착하고 드러내서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르꾸샘의 얘기와


디지털 공간에서 좋아요가 무임노동이냐 착취받는 것은 아니냐하는 얘기도 되었고,

그 얘기를 하려면 디지털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대중지성이 어떤 것인지, 가치는 무엇인지가 먼저 얘기될 필요가 있다는 얘기.

우리가 자본이나 화폐로부터 탈출을 이야기 하기전에 우리가 갖고 있는 욕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들여다 봐야하고

그런 면에서 오늘 돈과 인문학은 반쯤은 잘 된거 같고, 반쯤 잘 안된거 같기도 하다는 중간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블랙커피 질문.jpg


특히 문탁샘의 길드다 청년들의 과로 문제에 대한 절절한 고민

다른 삶의 방식으로 채택된 유튜브를 통한 가치 생산 전략을 위해 과로를 유발하는 사업가형 인간과 

나무 하나 하나씩 심자는 형의 인간이 충돌하는 문제가 가장 하이라이트 토론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우선 백수가 과로를 불사해야 하는가의 문제에서 어차피 백수라고 해도 자기가 하고싶은 것만 하고 살수는 없으며 

특히 새 길을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애씀이 없이 만들어질 수 있는가

어차피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필연적 노동외의 초과노동은 불가피하다는 주장과 

고은이의 고단함과 고민을 공동체 안에서 적절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들이 오고가면서

결국 청년 길드다의 과로를 놓고 이런 냉정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훈훈한 행위의 장을 보게 되었네요.


고은샘.jpg


마지막으로 플랫폼 자본주의 착취 구조 안에서 청년 길드다는 유튜브에 열심히 뭘 올리고 가치를 생산하고 해야 할 것인지 

접속을 강요하고 연결과 기쁨을 증식시키기 보다는 산만하고 욕망하게 하면서 삶을 산산조각내는 디지털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리고 잘 모르겠다

디지털 안에서 적어도 쓰레기를 생산하지 않고 뭔가를 하면서 포획되지 않으려면 

커브와 직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는 엄청난 훈련으로 죽도록 던져야 되는 것 아닌가.하는 고민에 


10명중 9명은 포획되어도 1명은 빠져나가는 길을 내야 되는 것 아닌가. 길드에서 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면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어차피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서 소비안하는 쓰레기므로 관리대상이 아니며

디지털 공간은 거부하기 어려운 것으로 주어졌다 등등의 토론이 오고 갔습니다

청년 길드다의 고은님은 사실 몹시 부담스럽다면서도 한편으로 조심스럽게 일말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자누리님의 마지막 멘트

문탁샘처럼 헷갈려하는 것이 우리 속에서 자꾸 생겨나게 만드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 어떻게 긴 워크숍 후기를 정리할까 캄캄했는데 여하튼 잘못된 이야기가 있다면 수정해 주시길...

그리고 아마도 돌아오는 주 금요일 1910시에 하는  두번째 마을경제 워크숍은 

좀 더 돈에 포획되지 않은 우리의 대안적 삶에 대한 고민을 깊이있게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후기 마칩니다

 

ps. 에공..사진이 제 맘대로 올려지지 않는건 제가 서툴러서일까요? 쓸데 없이 본문이 너무 길어져서...사진도 변변치가 않네요~

'4' 댓글

진달래

2018.10.15
16:09:38
(*.211.19.238)

다음주에도 먼불빛님이 후기를 쓰시면 워크숍에 안 가도 될 것 같아요. ^^;;

히말

2018.10.15
18:28:00
(*.98.51.224)

어우...이렇게 근면한 베짱이 같은 후기...행위!라뉘... 정말 감사합니다~~

뚜버기

2018.10.18
16:01:28
(*.195.69.145)

생생한 후기 감사해요^^
그래도 진달래 샘 워크숍 오셔서 날카로운 질문 던져주실꺼죠?~

띠우

2018.10.18
18:48:11
(*.98.93.172)

전체적인 이야기가 눈에 보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요즘 먼불빛님을 자주 뵈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해본적 별로 없다고 하시면서 다 잘하시는 느낌ㅋㅋ

그리고 저로서는 파지사유인문학에서 만나 뵈었을 때보다 

훠~~얼씬 생동감있는 만남이 되는 것 같아요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먼불빛님도 그러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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