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걱정을 샀던 터라 매사 조심한다고 했지만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거나, 아니 걸을 때도 늘 배려의 대상이 되고 보니

그 기분이 뭔가 쓸쓸하다고나 할까...


베이징 여행 사흘째.

오늘은 당초 일정을 바꿔서 오전에 신문화운동기념관과 경산공원에 가려던 것을 오후로 미루고,

오전에 천안문 가는 일정에 중국국가박물관을 새롭게 추가하기로 했다.

그러려면 조금 일찍 출발하는 것이 낫겠다는 노라 가이드의 명령대로

아침을 전날 사서 채 못먹은 과일과 월병 등으로 간단히 때우고 8시20분 숙소를 나섰다.

박물관에 들어가려면 9시부터 줄을 서서 보안검색을 통과해야 하므로 택시를 타고 부지런히 도착했으나....

광화문 촛불집회에 버금가는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9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 것이10시 30분에야 겨우 첫번째 보안검색을 통과했고 이후 두번의 보안검색을 더 받고서야 박물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ㅠㅠㅠ

국가박물관.jpg

그렇게 초장에 기운이 다 빠져버린 채 들어간 박물관은 그저 그 규모에 입이 벌어졌다. 

우리 박물관의 규모보다 족히 열 배는 더 클 것 같다. 고전공부했던 팀과 루쉰팀이 나뉘어 돌아본 것도

상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역사를 망라한 전시를 한꺼번에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맹자를 읽으면서 하은주 같은 역사이전 시대가 궁금해졌기 때문에 그곳을 중점적으로 둘러보았고

세콰이어는 두루두루 당송, 명대까지 섭렵했다.

국가박물관내부.jpg


당대회는 끝났지만 천안문 근처의 보안검색은 엄격해서 천안문광장으로 들어갈 엄두를 아무도 내지 못하고 멀리서 보는 것으로 끝냈다. 

1시 신문화운동기념관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뿌로(?)에 내려 먼저 점심을 먹었다. 대체로 이 근처 카페나 음식점은 간판이 없다. 아쉬운대로 점심을 마치고 신문화운동기념관으로.


과거 베이징대학이었던 이곳은 벽과 지붕이 모두 붉은 색으로 '홍루'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신문화운동기념관.jpg

베이징대학의 흔적과 신문화운동의 주요인물들, 루쉰이 잠시 강의했던 교실 등이 재현되어 있었다.  

루신강의실.jpg

젊은 학도들이 설레며 읽었을 맑스 자본론 입문서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맑스를 馬格斯로 표기하고 있었다.ㅎㅎ


3시반경 자금성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경산공원으로 옮겨갔다. 한시간 반동안 꼼짝도 못하고 줄을 서고 박물관 구경에 지치지만 또 계단을 올라 부처를 모신 경산공원 꼭대기로 올라갔다. 아쉽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자금성에 들어가보지 못하고 이렇게 멀리서 전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자금성전격.jpg

그리고 해질녁 도착한 야시장, 난루어꾸샹. 인사동 길처럼 좁고 복잡한 거리가 갑자기 나타났다. 

난꾸이샹.jpg 온갖 먹을 거리와 쇼핑거리들이 주린 배와 눈을 유혹했다. 쇼핑과 식사를 조별로 각자 해결하고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지만 하나의 골목에서 오가다 보니 다 만나고 큰 기대없이 들어간 70년대 복고풍 식당의 음식은 환상적이었다.ㅎㅎ 10대부터 50대의 입맛을 고루 만족시켰으니...


우리가 묵었던 白塔之光이라는 숙소도 이젠 마지막이다. 

맨 위층의 아름다운 카페에서 가볍게 한잔하며 백탑사와 주변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노라니, 돌아가서 처리해야 할 밀린 일이야 어떻든 좋~다.

숙소.jpg

'11' 댓글

교장

2017.10.22
08:48:23
(*.8.78.3)

사진이 없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사진이 없어서 그 기다림의 지겨움, 규모가 주는 압도감...이 더 상상되는군요.

백탑사는...내 기억에 매우 인상적인 절이었어요.  인도의 스투파 사원과 우리가 아는 '절'을 짬뽕해놓은듯한, 그런 곳이었어요. (근데 그대들은 멀리서만 보는거죠? ㅋㅋ)

어쨌든  며칠 째 계속되는 강행군에 모두 고단하겠어요.

오늘까지 일정 잘 마무리하고 잘 돌아와요. 

봄날

2017.10.23
00:44:53
(*.126.195.84)

돌아오는 날 아침에 백탑사에 들러 수많은 불상들과 정말로 이색적인 전시물들을 훑어봤지요.ㅎㅎ 탑안으로는 못들어가게 되어 있어서 아쉬웠지만 우리가 아는 부처와, 또 매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부처들이 섞여있는 게 참 묘하더군요. 백탑을 건축한 사람은 네팜의 장인이더군요. 지금도 네팔의 정부요인들이 오면 여기에 들르는가 봅니다.

건달바

2017.10.22
11:59:50
(*.206.240.214)

그러게 하필 당대회랑 겹쳐서리...

신문화운동기념관은 가보고 싶네요.

그래두 돌아올 때까지 조심하세요~ ㅋ



봄날

2017.10.23
00:38:43
(*.126.195.84)

돌아와서야 사진을 올릴 수 있었네요.

아무리 해도 사진을 다운받을 수 없었어요.

한시간 반동안 검색을 위해 줄 선 장면을 찍었어야 하고

또 신문화운동기념관에서 젊은 학생들이 깃발을 만들고 찌라시를 만들었던 생생한 교실현장이 있어야 했는데...

이러한 결정적인 장면은 토요일 발표회 때

베이징여행팀의 암송 동영상에 고스란히 나올 것입니다.

아껴두는 의미로..뺐어요.ㅎㅎ

노라

2017.10.23
10:11:36
(*.130.187.171)

세 오더푸님들의 후기가 다 올라 왔군요. 밤마다 후기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네요 ㅋㅋ

저의 온갖 구박에도 꿋꿋하게 선배의 자리를 지키신 세 분!!

문탁의 생활을 이야기해 주고, 긴 공부를 권해 주시고, 낭송에서 모범을 보여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이건 빈 말이지만 " 다음에 또 같이 가요~~~"

히말

2017.10.23
15:05:33
(*.167.33.81)

음 다들 행복한 얼굴이네요.  기름진 중국 음식 탓인가요..아님 문탁을 떠난자들의 행복감인가요...ㅋㅋ

어서...소굴로 돌아들....오세요~~^^

달팽이

2017.10.23
15:09:12
(*.167.33.81)

중국음식이 다들 잘 맞았나봐요

6인 모두 얼굴이 반지르르르~~~~~~

암송동영상 기대됩니다


작은물방울

2017.10.23
18:32:17
(*.34.153.110)

신문화운동 기념관....

리다자오, 차이위안페이, 루쉰 당대의 지식인들이 모여 

근대화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과 연구를 했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공간이었어요.

그 치열함이 나에게도 있는가?? 다시 한번 묻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요요

2017.10.23
19:31:15
(*.178.61.222)

다들 무사히 돌아와서 좋네요. 

오늘 활총생 하며 수아에게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왔으니

운동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압력을 좀 넣었는데.. 

언제나처럼 역시 안먹히더군요. ㅋㅋ

모두 환영합니다!

지금

2017.10.23
22:26:13
(*.238.219.86)

너무좋아셔들 그런지 피곤해 보이질 않더군요 도착하던 날 밤에도 ..

음식도 거의 성공적으로 맛있었다니 다행이고 부럽더군요 

( 음식을 뭘 시킬지 몰라  헤매다 나와버린 적도 있는지라..)

2017.10.29
06:36:51
(*.186.85.102)

다시봐도 좋네요~^^

한 공간 한공간 안에서의 감동이 잊혀지지않네요

긴 기다림.. 웅장한 국가 박물관.. 신문화 운동관의 가슴 벅참..경산공원의 가을과 베이징 풍경.. 야시장의 북적북적함.. 좋은 사람들과의 수다..

매 순간이 감동이고 추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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