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탁풍경

저녁 기차를 타고 곡부에 내리자마자 습한 기운에 너무 놀라서 다음날 일정을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 지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화창한 날씨에 구름도 살짝 있어서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명실상부 곡부를 둘러 봅니다. 

공묘(孔廟), 공부(孔府), 공림(孔林) 그리고 맹묘(孟廟)가 오늘의 일정입니다. 


처음 일정은 공묘 앞에서 짧은 공연을 보았습니다. 공묘를 여는 의식인 것 같은데 공묘 앞에 사람이 많아서 잘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의외로 중국 단체 관광객이 많더라구요, 육예(六藝)의 깃발을 흔드는 걸로 보아 공자의 일생, 혹은 사명에 대한 이야기 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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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오늘의 하이라이트 <논어> 5문장 외우기 입니다. 

중국어로 외우려고 했으나 그게 어렵다고 판단해서, 취소했다가 중국의 쭌언니가 통역을 해 주기로 하고 다시 시도.... 시간이 많이 걸리다고 해서 또 취소 그런데 쭌언니도 느함께 문장을 외우셨다고 하니 우리도 다시 도전하는 걸로. 

어제 베이징 역의 진풍경 속에는 오늘의 일정이 한 몫 했습니다.

떼창을 해보겠다고 열심히 외우고 있으니 지나가던 중국인들이 쳐다보며 신기하다고 

결국 떼창은 못하고, 각자 다섯 문장을 외우는데 어찌나 긴장되는지... 

하지만 모두 통과하고 합격증을 받아서 공묘에 공짜로 입장을 했습니다. - 나중에 물어보니 3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여기에 관한 영상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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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공자의 집입니다. 공자의 후손이  살았고, 4백 몇 칸이 되는 엄청 큰 집입니다. 

하지만 공묘와 공부에는 수학여행을 온 것 같은 중학생쯤 보이는 아이들, 또는 초등, 혹은 유치원생, 그리고 대학생인 줄 알았는데 아저씨들이었던 단체티를 입은 관광객들과 그냥 관광객들 속에서 그렇게 넓었는지 몰랐습니다. 여하튼 사람이 많았는데 쭌언니 설명에 의하면 지금은 비수기라고 합니다. 중국은 10여 년 전쯤부터 경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그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들으니 요즘 <송명유학>을 공부하면서 성리학자들이 기울어진 경학을 일으키기 위해서 고군문투 했던 것을 생각하며 사문(斯文)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1000년전이 문(文)과 지금 우리에게 다시금 문이 뭔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 참 중요한 벽을 못 보고 지나쳤습니다. <공자가어>가 나왔다던..


공림은 공자의 가족묘지입니다. 

규모가 엄청 크고, - 숲 속에 묘를 모아 둔 것 같고..... 우리는 걸어서 들어가지 않고, 코끼리 열차 같은 걸 타고 들어갔습니다. 

자사의 묘와 공자의 묘는 따로 크게 있었습니다. - 시안에 갔을 때 봤던 묘들 보다는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공자의 묘 앞에 문탁네트워크 이름으로 꽃바구니를 놓고 모두 절을 하고 왔습니다.  리인학당의 주원이와 봄날샘이 대표를 했습니다. - 참고로 이 여행은 리인학당 수학여행입니다. 

이렇게 곡부를 도니까 오전에 공묘, 공부, 공림을 다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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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이번엔 맹묘로 향했습니다.

곡부에서 맹묘까지는 차로 약 40분 거리입니다. 

사람으로 바글바글 했던 공묘에 비해 맹묘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여기서 공맹의 위상의 차이를 느꼈다고 할까요? 우스게 소리로 일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고 했지만 맹묘가 송나라 때 정리되었다는 설명이 들으니 맹자가 송대 성리학자들에 의해서 불려나온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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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묘도 공묘와 마찬가지로 맹묘 옆에 맹부가 있습니다.

그 집도 맹자의 자손이 살고 있던 집이고, 공부와 맹부는 청대 건물 양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공부는 더 오래 된 건물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듣기로는 맹부는 100몇 칸으로 공부의 1/3의 규모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제가 느끼기에는 맹부가 더 넓은 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특이한 점은 맹묘의 안내판이 한국어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더 근래에 단장된 탓도 있겠지마 제가 느끼기에는 아마도 한국사람만(은 아니겠지만) 맹묘에 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리학이 불러낸 맹자, 성리학의 나라 조선. 도대체 맹자를 누가 그렇게 읽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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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부는 정말 공자의 도시입니다.

길가의 도로명도 공익광고의 간판도 호텔 입구에 서 있는 공자상과 곳곳에 쓰였있는 <논어> 문장들....

'아,  2천년 전의 공자가 이 도시를 먹여 살리고 있구나'. , 

그리스를 갔단 온 게으르니와 함께 2천년 전의 과거가 현재를 먹여살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공자, 그리고 예전에 다년 온 시안의 진시황.... 등등 과거는 과연 과거일까요?

중국 문화의 부할을 꿈꾸며 세계로 뻣어나가는 공자 학원, 점심에 들른 식당은 확장 공사를 하고 있고, 묵고 있는 호텔 주변으로는 새로 호텔이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곡부에는 매년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일 년에 5천만원이 넘는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공자 맹자 등을 배운다고 하고. 과거 홍위병들이 비석을 때려 부숴서 제대로 남아 있는 비석이 없다는 이야기를 함께 들으니, 뭐라 이야기를 해야 할지 쩝.


국자감과 공묘를 들러보며, 아는 문장들에 깜짝 깜짝 놀라고, 거기 쓰여있는 내용을 대충 이해한다고 느끼니 8년의 공부가 다 헛거는 아니었나보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안으로 갔던 수학 여행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더니. 

내일은 태산에 갑니다. <사기>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게으르니샘의 이야기를 들으며.... 

- 와이파이가 안 되는 건 아닌데 카톡이 잘 되지 않아서 사진이 늦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강제로 휴식 중입니다. ^^

'8' 댓글

둥글레

2018.06.28
23:37:53
(*.206.240.214)

아니 세상에 공묘에 입장할 때 논어 5문장 외우면 입장료가 할인된다구요? 

대단하네요.  ㅎ

우리나라가 맹자를 글케 열심히 읽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네요.

남은 시간도 잼있게 보내세요~

세콰이어

2018.06.29
00:22:31
(*.173.149.162)

할인 아니고 무료!

삼공(공묘, 공부, 공림) 무료.

참고로 중국은 관광지 입장료가 비싸요.

miiaa

2018.06.28
23:58:39
(*.38.18.174)

대단하십니다. 리인학당님들!

논어를 줄줄 암송하는것을 보고 중국인들이 얼마나 놀랐을지 ㅋㅋ


관리자

2018.06.29
00:04:06
(*.238.37.229)

잘하셨어요^^

가기전부터 걱정하고 준비하더니.. 가장 짧은 문장 찾느라 고심한 보람이 있군요!!! ㅋㅋ

새털

2018.06.29
05:26:47
(*.212.195.119)

오홋! 암송하고 여행가야 하는구나!!!

zelkovahs

2018.06.29
08:30:31
(*.168.240.189)

공자가 놀라 벌떡 일어날 기인들이십니다.



cosmos

2018.07.01
00:31:38
(*.126.195.33)

대단하세요~

글구 부러워요^^

진달래

2018.08.09
14:03:45
(*.168.48.172)

얼마전에 전철에서 중국 유학생을 만났습니다. 

생전 보지 않던 <논어>를 폈는데 저더러 중국어를 공부하냐고 물으며 자기는 곡부사범대를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세상에 곡부 다녀온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엄청 반가운 마음이 들더군요.^^

공묘 옆에 곡부사범대학이 있다면서 봤냐고 묻더군요. 

더운 날씨에 차량으로만 이동한 탓에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좀 아쉽더군요. 

그리고 저에게 <논어> 30문장 외우면 공짜로 입장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그래서 제가 외국인은 5문장만 외우면 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ㅋㅋ


언젠가 다시 곡부를 가 볼 수 있을까요? 

그 때는 공묘 엎에 있다는 학교도 가 보고, 못 본 벽도 볼 수 있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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