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

때가 때인지라 몸도 마음도 바쁘지만... 우리 반장 지원군이 초조할 것 같아 오늘은 못 넘기겠네요 ㅎ

첫 시간은 들뢰즈 철학 전체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을 심플하게 잘 해 주셔서 뭘 더 쓰는게 군더더기 일텐데 싶지만 .. 몇마디 써보겠습니다.

 

들뢰즈의 철학은 고전철학이 만들어 온 이미지에  대한  비판으로 부터 시작한답니다.

여러 비판의 내용중에서 저에게 팍 박히는 것은 진리는 자발적으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진리는 비자발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내가 찾아나선다고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유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것이라는 겁니다. 

어느 순간 뇌리를 스치듯이 찾아와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지요 .

진실찾기로 몰아치는 특별한 상황(폭력적 상황)에서 찾아 나서게 되는 것이 진리라는 겁니다. 고통받는 질투에 빠진 남자처럼 ...

그렇다면 고통도 괴로움도 받지 않는  미지근한 상황속에 위치한

나의 삶은 본질에 대해 사유할 수도 ,  새로운 것을 발생시킬 수도 없다는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사유는 영혼을 움직이게 하는  압박이 있어야 한다는 건데...   나는 그런 갈급함이 없는 거죠. ㅠㅠ

 

또 들뢰즈의 고전철학에 대한 비판중 인상적인 것은 사유자들간의 소통에 대한 비판입니다 .

소통은 같은 편끼리 이미 정해진 답변을  주고 받는 것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이런 소통으로는 아무런 새로운 것에 도달할 수 없고 한계를 넘어설 수도  없다는 거지요 .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는 이데아를 가르쳤던 소크라테스나

신의 존재를 확신하면서 회의했던 데카르트등을 통해 말하는 진리는 

미리 합의된 진리만을 주고 받는 소통이며 이런 소통으로는 임의적이고 추상적인 진리에 도달할 뿐이라는 겁니다.

역시나 어떤 새로운 것에 도달달 수 없게 되는 거지요 .

 

들뢰즈의 독창적 이론중 하나를 더 언급한다면  기호론입니다.

의미를 담고 있는 모든  것은 기호이며, 이러한 기호들이 의미에 대한 해석을 강요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배우는 모든 행위는 다 기호에 대한 해석이며

이런 기호들에 민감해질 때 우리는 그것들의 전문가가 된다는 거지요.

나무가 내뿜는 기호에 민감하면 목수가 되고, 병에 대한 기호에 민감한 사람만이 의사가 된다는 겁니다.

들뢰즈가 분류한 기호중 특히 감각의 기호가 매력적인데요. 마들렌 한 조각을 먹음으로써 떠오른 감미로운 지난 날의 추억들 같은 겁니다.

그런데 이런 감각의 기호는 전적으로 우연에 달려 있고,  

원하다고 해서 다시 도달할 수도, 보존할 수도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뛰어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예술이라는 겁니다. 

이런 예술의 기호를 해석해 낼 때 우리는 작품속에 보존된 지각과 정서를 만날수 있다는 거지요 .

그리고 우리는 이런 예술을 통해서만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나서 다른 삶을 살아 볼 기회를 가지게 되는거지요 .  

이런 경험의 기회, 감각의 기회를 통해 우리는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며 정해놓지 않은 비자발적으로 발생한  진리를 만나게 되겠죠

예술의 능력에 대해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그 영역에 한번 발 들여놓고 싶어지네요 ㅎ


새로운 철학자에 대해 알아가는 신선함과 스마트한 강의를 잘 해주셔서 재미가 있었는데

다음 시간부턴 어려울 거라는 엄포?에 조금은 두려워 지지만... 암튼 그래도 다음 강의도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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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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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지원

2019.02.06
18:17:36
(*.192.163.236)

저의 초조함을 의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쁨이 샘솟네요ㅎㅎ;

우리가 '좋은 것'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왔던 것들-예컨대 자발성/ 주체성/ 소통..-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비판, 이것이 성기현 선생님이 말한 기호로서의 들뢰즈가 아닐까 싶네요. 충격과 고통! 후기 감사합니다. 


+길드다에서 토요일에 클레어 콜브룩, <들뢰즈 이해하기> 세미나를 하고 있어요. 앞으로 2주 남았는데, 길드다 게시판으로 가면 이 세미나의 후기도 보실 수 있답니다. 참고가 되실까 하여..^^

새은

2019.02.06
23:05:26
(*.61.156.155)

강좌를 듣고 든 생각은 제가 감히 들뢰즈 읽어 볼까? 이었습니다.

물론 이 희망은 아직 희망으로 간직하려구요.


진리를 만나게 되는 방식에 대해 색다르게 생각하게 됐고

기호라는 단어를 새롭게 정의한 것 같아요

그리고 들뢰즈도 무언가를 강하게 느껴야만 

새로운 것을 탄생 시킬 수 있다고 하네요 

여여

2019.02.07
16:38:18
(*.39.140.212)

강의 끝나고 질문을 드렸어요

폭력성과 강제성이 각 개인마다 다를텐데 그러면 보편적인 진리라는 것은 없는건가요? 하고요

샘께서는 들뢰즈는 보편적 진리는 없다고 했다네요

집으로 오면서 생각해 보니 누구에게나 폭력,강제 그런것이 보편적으로 올 때도 있지 않겠어요? 가령 전쟁, 생명에의 위협, 경쟁사회에서의 사랑의 결핍 이런것들이요

그러면 생명 존중, 사랑 그런것들이 진리가 되는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어요


다른건 못읽어도 들뢰즈세미나(당최 이해는 안되지만^^) 발제와 후기는 읽고 갑니다^^

지앵

2019.02.08
11:32:11
(*.78.84.230)

들뢰즈를 정신차리고 들었음에도

강의실을 나오는 순간 새하얗게 잊고 지냈는데, 지금샘

이렇게 쉽고 간결하게 복습할 수 있게 해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익숙한 것을 다시 익숙하게하는 공부와는 아주 다른

들뢰즈의 철학이  매우 충격적이고 신선하기까지합니다.


그리고 여여샘의 질문이 아니었음 지나갈 수 있었을

들뢰즈의 보편적 진리에 대한 다른 철학을 또 알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이유진

2019.02.08
19:13:36
(*.70.55.183)

댓글 늦어 죄송해요. 

폭력적 상황에서 라야만 진리를 찾아나선다는 부분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네요. 

과연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들뢰즈가 막연하게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정말 매력적인 철학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영화 ‘ 디 아워즈’ 에서 친구가 보는 앞에서 창밖으로 몸을 던져 자살한 남자가 

들뢰즈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강의였어요. 

오늘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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