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사유 공지

<874-6>는 파지사유라고 읽습니다. 파지사유는 문탁에서 새로운 실험을 담당하는 '마을공유지'입니다.


 "깊고 파란 밤하늘에서 별들은 반짝거리고 풀빛을 머금고 노랗다가 하얗다가 분홍빛이다가 더욱 밝아졌다가 보석보다 더더욱 반짝였습니다. 밤하늘의 별들은 오팔이기도 에머럴드이기도 청금석이기도 루비이기도 사파이어이기도 합니다."

- 고흐의 편지 중에서


크기변환_별이 빛나는 밤_고흐.jpg


 저는 그저 까만 밤하늘에 노란 별을 떠올릴 수 있을 뿐이지만,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고흐의 시절 밤하늘은 실제로 여러가지 빛깔의 별로 반짝였을 거라고 합니다. 별들이 저마다 지닌 뜨거움의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빛을 내뿜고, 깜깜함에 익숙한 인간의 눈은 그 멀고 가까운 빛의 색들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의 눈은 어둠 속에서도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왜냐구요? 원자력발전소의 시대, 전기중독의 시대는 바로 빛 중독의 시대이기도 하니까요. 


 지금 우리는 고흐처럼 아름다운 밤하늘을 볼 수 없지만, 우리 스스로가 화려한 빛을 뿜으며 아름다워졌지요. 그래서 눈 밝은 외계생명체라면 깜깜한 밤에 화려한 불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지구를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아래 사진에서 우리나라를 찾아보세요~~ (힌트! 일본열도 옆입니다.) 깜깜한 북한과 비교되는 엄청나게 밝은 곳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원전강국 대한민국입니다.  


크기변환_★우주에서_찍은_지구의_밤_모습.jpg


 저는 문득 생각에 잠겼습니다. '고흐가 바라보던 그 많은 별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리곤 깜짝 놀랐죠. 왜냐하면, 그 별들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 머리 위에서 반짝이고 있을 거라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 개발로 인해서 숲과 나무는 파헤쳐지고, 원전에서 나오는 핵쓰레기로 땅은 오염되고 있지만, 반짝이는 별들만큼은 그대로 있겠구나! 다만, 너무 밝은 빛에 중독된 우리들의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이구나.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입니까? ^.^


 우리가 매일매일 맞이하는 밤 하늘에 고흐의 별들이 펼쳐져 있다면, 스피노자가 말하는 실체니 양태니 하는 말들이 없어도, 우리는 인간이 그저 우주의 한 점일 뿐라는 걸 너무 잘 알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너무 밝은 빛에 길든 세상에서, 잠시 불을 끄고 초를 켜는 일로 당장 고흐의 별들을 되찾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본래 밤은 어둡다는 것, 어둠 속에도 아름다운 것들이 아주 많다는 것, 너무 화려하고 밝은 빛에 눈이 멀어서 실은 곁에 있는 수많은 고요한 것들에 눈이 멀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는 있지 않을까요? 


 2018년 캔들파지사유는 이런 고민들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크기변환_캔들파지사유2.JPG


 너무 밝은 빛, 그것은 과도한 목표일수도 있고 내 안에 자리한 욕심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들을 멈춘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이 아니라, 그 때문에 볼 수 없었던 고요하지만 소중한 것들에 마음을 내어주는 시간일 것입니다.


 2월 23일 금요일 오후 2시~4시에, 한 해동안 우리의 마음자리의 모습을 고요하게 비춰 출 '멈춤.비움.쉼'초를 함께 만들어 봐요~~ ^.^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은 본인이 만드신 '멈춤.비움.쉼'초 세트를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2' 댓글

새은

2018.02.11
16:08:59
(*.238.37.229)

주변에 인공빛이 많음을 잊고 있다가 어둠이 와야 아는..

캔들파지사유에서 잠시라도 고요함을 느껴야겠다!@!

참석방울

2018.02.18
15:55:40
(*.34.153.110)

예전에 황윤감독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너무 밝은 조명때문에 철새들이 돌아갈 곳을 잘 찾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어둠은 철새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겠죠..


빛이 있으려면 어둠이 있어야한다는 당연한 이치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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