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유랑단

<낭송 장자>3회 후기- 잃어버린 '덕'을 찾아서

2018.03.24 21:23

스르륵 조회 수:91

    

  장자((莊子)하면 '자연으로 돌아가라'(이건 루소 아니었던가..ㅠㅠ.) 밖에 생각나지 않는 내게,

요번 시즌 <낭송 장자>는 '몰랐던' '오해했던 ' '새로운'  장자를 내게 보여주고 있다.


작년 이문서당에서 맹자를 접하면서  더불어 만난 멋진 공자님을, 장자는 무지하게 까고(?) 놀리고, 원하는 대로 써먹으시며 동시에 그렇게 훌륭해 보이는' 인의(仁義')를 세상이 평화롭게 다스려지려면 젤 먼저 끊어버려야 할 것으로 규정한다.

또한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그 아름다운(?) 가르침은, 내가 그토록 꿈꾸는 '자연인'이 되라는 소리도 아니었다. ㅠ


이번시간에는 장자의 '덕충부'를  읽었다. 이번 시간이라고 말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흘렀다.

후기가 이렇게 미뤄지게 된데에는 내내 새삼 덕(德)'이라는 것에 대해 잡히지 않는 무언가 때문이었다.

덕,덕,덕,덕이 대체 뭐지? 덕이 무언지 몰랐던것도 아니었는데 알고 있던것도 아니었다.


'덕충부(德充符)'란 안으로 덕을 채우고 밖으로 응해야 안팎이 들어 맞는다.'란 의미로,

 내면의 덕이 가득하면 자연스럽게 흘러 넘쳐 겉으로 드러나게 되고,  이때 겉으로 드러나는 징표인 '부(符)'는  서로 안팎이 꼭 들어맞지 않울 수 없는 어떤 것이 된다.


 <낭송 장자>에서 말하는 덕을 찿아 가본다.

먼저, '싸움닭의 덕'이 나온다.

싸움닭으로 출전해야하는데 여러날이 지나도 그 닭에겐 싸움닭의 덕이 보이질 않는다.

마침내 열흘이 서너번 지나간 어느날 그 닭은 싸움닭으로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허세는 커녕 상대의 그림자가 보여도 상대가 울어도 동요가 없으며, 멀리서 보면 마치 나무로 깍아놓은 닭같아 다른 닭이 감히 덤벼들 생각도 못하고 오리려 달아나게 만드는' 싸움닭의 덕이 갖추어졌기 떄문이다.

음.. 덕은 '나무닭'같은.. 어떤거?


'왕태'는 형벌로 한발이 잘렸으나 그에게 와서 배우겠다는 자들이 넘쳐난다. 물론 그의 덕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특별히 가르치는게 없다. '사람들은 텅빈채로 그에게 가서 가득찬 채로 돌아온'다.

그의 덕은 '외부 사물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음'이다. '사물의 변화를 필연으로 알아 지각을 얻었고 변치않는 마음'을 얻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고요한 그의 마음에 발길을 멈추게 되고 그의 말없는 가르침을 따른것이다.

덕은... '고요한 물'과 같다?


'신도가'는 형벌로 한쪽 발이 잘린 절름발이다.

어느날, 신도가와 함께 공부하는 재상이 절름발이 신도가를 조롱하는 마음을 드러내자

신도가는 조용히 꾸짖는다.  '잘못을 변명하며 발 잃음이 억울하다는 사람은 많으나 잘못을 변명않고 두발이 있음을 감사히 여기는 사람은 적다'며 자신은 '세상사에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꺠달아 운명으로 선선이 받아들인' 덕이 있는 자라며,  마음의 온전함을 구하는 대신 신체의 온전함을 구한 재상을 나무란다. 할말없어진 재상..

덕은... 선선히 운명을 승인하는 어떤 마음일 수도...


'숙산무지' 역시 절름발이다. 공자를 뵈러 갔다가 공자에게 무안만 당한다. 죄를 지어 절름발이가 된 마당에 이 만남이 무슨 수가 있겠냐는 공자의 말에 '세상을 경솔히 살아 발하나는 잃었지만, 아직 더 중요한 것이 남아있어 잘 보전하고 싶어서 왔으나',  공자는 하늘과 땅처럼 덮어주고 실어주는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며 숙산무지는 공자에게서 미련없이 돌아선다. 그리고는 공자가 하늘이 내린 형벌(옳음도 옳지 않음도 하나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을 받고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덕은... 옳고 그름의 잣대로 쉽게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마지막까지 보존을 위해 애써야 하는 어떤 것...


'곱추 애태타'는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남자다. 인기가 요즘 아이돌급이다. 애공이 그 연유를 공자에게 묻자 공자는 '그는 수없는 변화들이 실은 원래 하나라는 것을 통달하여 매번 만물과 함께 새로이 탄생하는 타고난 바탕이 잘 보존'되었기 때문이라 답해준다. 또한 '완전히 평정을 닦아 본래의 마음이 또 밖으로 출렁거리지 않기에 만물이 그를 따르는 것'이라 한다. 목에 큰 혹이 달린 '옹앙대영'을 좋아한  제나라 환공이 그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는 사지가 멀쩡한 사람을 보면 오히려 그 목이 길고 가늘게 여겨진것 처럼,

덕은... 역시 겉모습이 아닌 ..어떤 것이다!!


장자는 말한다. 잊기 쉬운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반면 잊기 힘든 것을 잊어야 한다.

외형의 결핍에 가려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우리를 향한 장자의 비웃음이 들려오는 듯하다.

시비와 차별의 경계를 부수는 장자와 함께,

다시 한번 덕이란 무엇인가를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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