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유랑단

'이옥(李鈺)' ??

성별도 잘 구분되지 않고...

이분은 또 어느시대, 무슨 위대한 업적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별(?) 이 되신 분이실까 궁금했다.

채운샘의 <낭송 이옥> 과 더불어 <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옥(李鈺)은 18세기 후반 정조시대,

증광시(일명 임시과거)에 합격하여 대과를 준비하던 선비로서

그 흔한 당색도, 사제관계도 교유관계도 간지나게 채울 프로필도 없고,

별 근처에는 아예 뜨지도 못했던,

위대한 업적은 커녕, 그를 가장 빛내주는 사건이라고는 문체가 괴이하다고 정조의 지적(문체반정)을 몇 차례나 받은 후 

충군(벌로써 군역에 복무)과 정거(일정기간동안 유생이 과거를 못보게 하던 벌)로 세월을 보내다가  결국은 과거를 포기하고

고향(남양, 현재 경기도 화성)에 정착하여 조용히 세상을 떠난, 무관(無官)의 내세울것 없는 '일개' 선비였다.


정조는 이옥 류의 글쓰기, 즉 소품문(小品文)체를 '음조가 슬프고 빠르고 가볍고 들뜬 다'고 매우 싫어 하셨다.

우주의 이치를 보여주고 우국의 정과 성인의 도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모름지기 지식인들의 임무다.

그리하여 하찮디 하찮은 것들에 대한 하찮은 글쓰기를 '대표'하는 자로 운나쁘게도 '일개 선비' 이옥이 지목되어 가혹한 대가를 치른다.

왕은 이옥의 '무개념(?) 문체'를 계속 지적질했고, 이옥은 이옥대로 자신의 '신개념(?) 문체'를 근면성실하게 고집한 결과,

말년에 고향에 '안착'하여 죽을 때까지 글을 쓸 수 있는 '행운' 을 누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옥의 글은 도데체 어떤 글이었을까.

그의 글은' 철학적 성찰의 깊이라든가 웅장한 삶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 다.

'그저 벌레와 꽃, 잡초, 돌 같은 것들에 마음을 주고, 저잣 거리의 장사치나 건달, 혹은 사랑에 울고 아파하는 여인네들, 저마다의 신산한 삶을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귀기울일 뿐' 이다.


        " 보이지도, 만질 수도, 알 수도 없는 불가해한 세상을 보고, 느끼고, 인식하고, 붙잡을 수 있는건 언어 덕분이다.

          적어도 글쓰는 자에게는 그렇다.

          하지만 '언어 덕'으로도 이 불가해한 세상을 표현해 내기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가 막힌 문장을 읽거나 그림을 보고서도 기껏 한다는 말이 '죽인다' 정도...

          인생 행로를 바꿔버릴 만큼 엄청난 사건을 당하고도 그저 호흡이 가빠지거나 한숨이 날 뿐,

          말의 문(門)은 우리 앞에서 여지없이 닫히고 만다. "


           "글쓰기란 불가능성의 체험에서 시작되고, 그 문장들 하나하나가 그 체험 자체고,

           글을 쓰는 자는 번번이 넘어지고 미끄러지면서도, 어쩌면 애초부터 출구란 없음을 알았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언어의 미로속을 헤메는 것.

           글을 읽는 다는 경험은 그 미로를 함께 헤메며 그 와중에 예기치 못하게

           그가 흘린 언어를 입에 물고는 그 황홀한 맛에 중독되는 것이

           독자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언어는 광휘아니면 곤궁,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채운, <낭송이옥> 서문, 북드라망)


작은 것들에게 마음을 주고, 큰 것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의 차이를 읽어내었다는 '이옥'

그를 만나는 초입부에서 우리는 모두 마음이 조금 웅성거린듯 하다.

 '시끌벅적한 타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그의 가장 고독한 작업'을

 입으로, 마음으로 따라 소리내어 읽으며 그를 만날 일이... 왠지 쫌 기대되기 때문이었을 거다.


  1월 18일   2부 욕망의 글쓰기, 글쓰기의 욕망  p.166 까지 읽어 옵니다.  <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

  1월 18일    2-7 삶이 원통해도 원망하지 말라  p.79 까지 읽어 옵니다.  <낭송 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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