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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게릴라 세미나> 마지막 세미나 겁나 빠른 후기

2018.08.28 21:03

노란벨벳글라라 조회 수:122

<혐오와 수치심> 의 마지막 세장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700페이지가 넘는 책을 3주간 읽으면서

감정에는 사회적 맥락이 있으며 학습된다는 것

하나로 뭉뜽그려진 감정이라도 자세히 보면 여러 개로 나눌 수 있고, 각각 다른 이름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슷하게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감정 가운데에 어떤 것은 세상을 더 낫게 만들고 

어떤 것은 세상을 출구 없는 아수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마사 누스바움은 풍부한 예와 논리로 설득했다

이제까지 생각해보지 않은 방법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은 큰 즐거움이었으며

미국사회에서 백인-앵글로색슨-기교독도-이성애자로 나고 자란 울트라 정상인인 그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획득한, 책의 곳곳에 스며든 사려 깊음은 특별한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가장 훌륭한 점은, 쉽게 풀리지 않는 질문을 남겨주었다는 것이다

, 너는 이제 미처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지? 그러면 일상에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할래?’라고 

그녀가 묻는다.

 

502호 할아버지가 성폭력중죄인임을 몰라도 좋을까

성폭력전과자의 신상공개는 전형적인 수치심처벌로 선명한 낙인효과를 발휘하고

범인의 존재(혹은 정체성)을 모욕하고, 나와는 다른 계급이라는 서열화를 만든다

수치심 처벌을 옹호하는 도덕주의의 배후에는 

타자에 대한 모욕과 비인간화를 통해 자신의 연약한 나르시시즘을 지키려는 마음이 작동하고 있으므로

그녀는 이에 반대한다. 역시 훌륭한 마사 언니! 짝짝짝

그런데 우연히도 건너편 아파트에 성폭력 전과 3범이 산다. 아동 성폭력 전과자 3범인 이 할아버지는 모든 아이들에게 친절한데 우리 아이에게 특별히 친절하다, 아이도 할아버지를 유난히 따른다. 아이와 할아버지가 단둘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범죄자(의 인격)를 보호하는 것이,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과 현실적으로 대립할 때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할 수 있을까.

 

의 목적은 무엇일까

형벌의 첫 번째 목적은 무엇보다 죄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다

사적인 복수가 금지된 사회에서 벌은 피해자를 대신해서 행사하는 공적인 복수의 성격을 띠며

단순한 자유의 박탈을 넘어선 고통(심리적 육체적으로)이 포함되는 것을 자연스럽다고 생각해 온 사람들에게

그녀는 감옥은 모욕을 주는 곳이 아니,‘흉하지 않은 억제를 해야한다고 한다

선량한 시민들은 종국에는 죄인을 용서하고 싶어한다. 그러려면 알리바이가 필요하다. 즉 죄인이 충분히죄값을 치러야만 하는 것이다

외신에 종종 등장하는 호텔 같은 감옥’(누가 이런걸 주장하나 했는데 필시 마사 누스바움이..)에 얼마간 들어갔다 나오는 것으로

죄값은 충분한가. 모든 죄에 그러한가, 어떤 죄는 적용가능하고 어떤 죄는 아니라면 그 기준은 무엇인가.

 

혐오가 아닌 분노를. 수치심이 아닌 죄책감을.

이 섬세하고 두꺼운 책을 거칠게 정리한다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진부한 표현이 떠오른다.(쏴리 마사~) 

비호감 행동을 보았을 때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혐오를 경계하고 대신 분노를 찾으라고 한 것 

(만일 분노를 일으킬만한 위해 행위가 없다면 그것은 비호감 행동을 한 사람의 자유의 영역-혹은 자기본위적 행위이므로,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자기 성찰을 포함하며, 그사이 도덕적공황이 사그라들거나 최소한 자신의 비합리성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 수치심을 안겨주어 사회에서 배제하는 대신

죄책감을 갖게 해서 잘못을 교정하게 한 후 재통합의 길을 터놓게 한 것 모두, 

우리가 누군가의 죄를 물을 때

우리의 눈이 타인이라는 존재가 아닌, 그가 한 구체적인 행동을 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혐오스럽고 수치스러운 존재라고 여기는 그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고, 어떤 점에서는 누구나 비정상이며, 연약하고 비참하며 

바로 여기에서부터 우리 공동체를 이끌고 갈 수 있는 인류애가 나온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래서 그녀의 세계에는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없다

인간은 누구나 상호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의존하는 사람특이하게 혹은 비대칭적으로 의존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장애인에게 완벽한 시민권을 줄 것을 주장한 그녀는 배심원에 지적 장애인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BL과 라이트노벨을 읽고 자란 아이들은 우리와 어떻게 만나게 될까

위해를 주지 않는 소수자들과 나란히 살아가기 위해선

자신 안에 존재하는 수치스럽고 다루기 어려운 면을 마주하고 생각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예술과 문학을 통해 이런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마사는 말한다

불편하고 불쾌하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내면의 무엇을 직시한 경험은 

강렬하게 오래 살아남아 어느 날 그게 이거 였구나하는 순간을 만난다

나아가 이해할 수 없는 무엇을 맞닥뜨렸을 때 ! 더러워!’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지라는 태도를 만들어 준다.

BL과 라이트노벨을 보면서 동성애에 대한 첫 수업을 받고

웹소설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강간을 접하는 요즘 십대 초반의 소녀와 소년들이 

섹스와 성소수자들에 대해 어떤 초기값을 가질지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가장 무서운 신이라는 내신에 항상 쫄아 있는

그래서 문학이니 예술이니는 별나라 이야기인 그 아이들에게 마사가 말한 공간이 마련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이 남성혐오인 줄 안다는 그 아이들에게도 

언젠가는 우리처럼 페미니즘이 궁금해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가 마사를 만났듯이, 그때 그들에게도 사려 깊고 정의로운 자매를 만나는 기쁨이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사방이 적진인 이 점령지에서 게릴라가 되어 서로 만날 수 있기를.

 

페미니즘 게릴라 세미나는 7월과 함께 시작해서 8월의 끝에 마무리 되었다

섭씨 39도의 기록적인 여름을 같이 보낸 수전 팔루디, 마사 누스바움, 열명이 넘었던 세미나팀에게 즐거웠다는 인사를 전하며.

모두들 잘 살아남아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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