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서가

<녹색평론> 156호 전반부 후기

2017.09.19 22:31

지원 조회 수:69

더북 세미나에 처음 참가한 저는 후기의 적임자였습니다. 저는 당연한 결과라 생각하고 겸허히 현실을 받아들였답니다. ^^;


신문이나 잡지는 구독해본 적이 없습니다. 문탁에 돌아다니는 녹색평론 몇 권을 심심할 때, 문탁에서 화재가 될 때에만 읽었고, 신문이라곤 SNS나 검색엔진 메인에 올라오는 기사, 그리고 화재가 되고 있는 뉴스를 찾아보는 정도였습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녹색평론은 생각보다 흥미로웠습니다. 이상하지만 이제야 내가 현재를 살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구요. 이번 세미나에선 녹색평론의 몇몇 글을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김종철, <한국의 촛불혁명에 대하여>‘ ’강수돌, <경제민주화를 말한다>‘ 두 글은 녹색평론을 처음 접한 저에게 조금 당혹감을 주었습니다. 김종철 선생님의 글은 어용지식인(?)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일본 학회에서 발표하는 글의 맥락을 감안 하더라도, 촛불에 너무 쉽게 혁명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과하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민족성이나 국가주의를 강조하는 듯 보였습니다. 매번 부딪히게 되는 촛불의 구호 논란’! 모든 소수자적 주장 대신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구호를 과대평가(선생님은 이 구호의 의미를 국민들의 의식, 민주정부가 들어서야만 개별 구체적 요구가 실현 된다는 의식으로 분석하고 있었습니다)하는 이 주장에 저는 늘 쉽게 동의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 글 뒤에 붙인 추기에서 사드 배치 이후 그런 조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는 했습니다만.. 블랙님이 발제하신 강수돌님의 글도 경제민주화라는 거대한 개념을 너무 쉬운 말들, 긍정적인 말들로 갈등 없이 풀어내고 있다는 생각에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의 글들은 많은 생각을 하도록 했습니다. 나리님이 발제하신 판카지 마슈라, <비서구의 근대화, 그 허망한 승리>’는 인도 출신 저자가 서구적 근대화를 동양적 의미에서 되돌아보는 글이었습니다. 끝없는 경제성장을 부추기는 근대는 동서를 막론하고 피로스의 승리라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재미있던 부분은 이 글에서 동양이 서양에 대해 가지는 적대감을 표현한 문장이었어요. “토착민들은 서구를 서구자신의 게임법칙으로 패배시키기를 꿈꿔왔다라는. 이 문장은 저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근대는 분명 서구에서 발명된 것이지만, 이 게임 법칙은 결국 서구 자신의 역사마저 무로 만들어 버린다는 의미에서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것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결국 승리 없는 게임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동은의 발제가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다나카 토시유키, <‘위안부제도로 본 국가, 전쟁, 남성주의>’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최근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때문에 그렇기도 했고, 일본의 역사 위에서 이를 분석한다는 점, 그리고 지배적, 남성적 이데올로기의 대표적 상징인 매춘과 결부시켜 이를 사회 전체로 확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많은 생각을 하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론화라는 주제를 다룬 오현철, <공론조사에 대한 이해와 오해>’ 그리고 밀렌코 마르티노비치 <몽골의 헌법개정과 공론조사>’ 논란의 여지없이 두 글 모두 깔끔하고 이해하기 쉽게 공론조사의 장점과 쟁점을 정리해주었습니다. 해외의 예시들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혹시나 안 읽어보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리히의 비학교화전략 중 개방교육[자유교육]’이 생각나기도 하고, 아니나 다를까 스피노자 세미나에서도 많은 메모가 등장했듯, 스피노자적 의미의 민주주의를 상상하도록 하기도 합니다.


즐거운 세미나였습니다! 더북을 통해 상식박사가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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