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인문학교

지난 일요일에는 영화 <그랜 토리노>를 봤습니다. 그동안 영화수업을 진행했던 것 중에서 가장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매번 영화수업때마다 이렇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구세대를 대변하는 할아버지가 나오는 <그랜 토리노>는 서부영화로 유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옵니다. 친구들의 아버지한테 여쭤보면 다들 아실 수도 있어요..!

이 영화는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전쟁 참전을 했던 할아버지의 배경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울지라도 손녀딸과 자식들의 불평불만을 듣는 입장은 비교적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습니다. (물론 친구들은 말 안듣는 자식들과 손녀딸의 입장이겠지만요.) 이번 후기는 친구들의 이해를 조금이나마 돕고자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어 적어보려 합니다.

 

1. 월트 코왈스키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의 아내의 장례식으로 시작합니다. 코왈스키는 평생의 보물과도 같던 부인이 죽어 함께 늙어가는 신세인 반려동물인 데이지와 함께 남게 됩니다. 이 할아버지는 백인에 한국전쟁에서도 참전해 싸운 이력이 있죠. 미국은 참전용사들에 대한 대우가 아주 좋은 편입니다. 더구나 공로를 세운 월트는 훈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국민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포드 자동차 회사에서 일을 해 한정생산모델인 그랜 토리노기종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 기업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굿바이 레닌>에서도 볼 수 있어요. 기억할진 모르지만 <굿바이 레닌>에서 나라를 위해 뼈빠지게 일했지만 결국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나옵니다. 월트도 이 사람들과 비슷한 위치에 있어요. 그래서 수입된 일본산 자동차를 판매하는 아들의 직업을 탐탁치 않아합니다.

 

2. 타오

타오는 월트의 이웃이었던 폴라스키의 집에 이사를 온 몽족 사람입니다. 몽족은 우리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전통들이 있죠. 예의를 중시해 어린아이더라도 머리를 만지지 않는다, 머리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 집안에 주술사가 있다, 결례를 범하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와 같은... 그렇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부분도 있죠. 눈이 마주치면 실례라 여기고 멋쩍으면 일단 웃고 보는 건 본다! 어쩐지 이런 부분은 친구들이 매주 보여주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하고... 타오의 집안은 이렇게 보수적이지만 어른들만 그렇다 뿐이지 자식들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집안 잔치땐 지하실에 모여 최신음악을 들으며 논다던지, 친척은 갱을 만들어 거리를 활보한다던지 하는 것을 보면 그다지 고리타분하게 틀에 박힌 정신이 후대까지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죠.

타오는 억압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그런 탓인지 아주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어쩌다 친척의 갱단에 휘말려 도둑질까지 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스스로의 줏대가 있다기 보단 주변에 휩쓸려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그랜 토리노

이 두 주인공은 담장도 없는 옆집에 살지만 서로를 불쾌해할 뿐 결코 만날 일이 없어보입니다. 그러나 어쩌다 만나게 됐을까요? 바로 타오가 갱을 입단하기 위해 자동차 절도를 시도했던 때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몽족에 대해 적대감만 키웠지만 구시대적이면서도 최소한의 인간의 가치는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이건 제 생각이에요^^;) 월트는 옆집 타오의 누나 수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을 지나치지 못하고 구해주게 됩니다. 여자를 지키는 모습은 아주 멋있지만 얼마나 고지식한 할아버지인지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고지식한 할아버지가 타오 가족과 좀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되면서 영화의 흐름은 조금 다르게 흘러갑니다. 자신과 있는 것은 함께 늙어가는 처지인 개뿐이었는데 어느 순간 일상에 새로운 가족이 생기게 된 겁니다. 게다가 월트도 타오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워 보이죠. 타오의 아버지가 타오에게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월트는 조금씩 이뤄줍니다. 순전히 자신만의 방식이었지만 말이에요.

그렇다면 이 그랜토리노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영화에서 그랜토리노가 무엇을 상징하는 걸까요? 이건 이번 주 수업시간에 얘기해보기로 합시다ㅎㅎㅎ

 

4. 마을의 환경

영화 <그랜 토리노>는 이런 인물들도 중요하지만 마을의 배경과 미국의 역사와 깊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서서히 백인들이 마을에서 사라지고 다른 인종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죠. 처음 타오를 괴롭히던 갱들은 백인도 흑인도 아닌 맥시코인들입니다. 그 곳은 백인과 다른 인종들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맥시코인과 흑인, 동양인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곳이죠. 여기서 백인들은 월트같은 늙은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월트같은 경우는 엄청난 꼰대력과 무장으로 그들을 노련하게 물리치지만 앞집 할머니같은 경우에는 분명 생활에서 많은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일상에서 총이 등장하는 것도 참 우리와는 다른 현실이죠. 타오같은 경우는 그동안 총부리를 마주한 경험이 아주 많을 것입니다. 이발소에서 주인이  아무렇지 않게 농담으로 총부리를 겨눴던 것을 기억하나요? 이 영화의 감독이자 월트 역을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어쩌면 이전 서부영화의 살벌함이 그대로 장소만 옮겨져 왔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과거의 호황기를 누리던 월트는 서서히 미국의 상황이 바뀌면서 주변 환경까지 고스란히 영향을 받아온 것을 보아온 사람입니다. 월트는 마을의 흥망을 지켜오며 분명 여러 생각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타오와 만나 여러 부분이 바뀌게 됩니다.


<그랜 토리노>는 분명 이야기할 거리가 아주 많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과연 이번 시즌의 주제인 <공존>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그 연결지점을 찾아내는 것은 친구들의 몫입니다. 이미 문자를 통해서 이번 수업에서 나눌 질문들을 드렸으니 후기를 읽고 대답을 생각해오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영화 하나를 친구들과 깊게 읽어내는 것 또한 책을 읽는 것 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시즌에도 이런 수업을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시간에 만나요!

분류 :
독서백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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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7.09.20
15:04:24 (*.167.3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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