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15호)그는 소녀다!

2015.07.28 07:38

건달바 조회 수:905

[Inter+view] 12

그는 소녀!




글 : 건달바








그는 항상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사람들을 환영한다. 파지사유 인문학(이후 파지 인문학)의 얼굴이었던 그는 이제 철없는 히말라야와 건달바 ‘자매’에게 그 자리를 맡기고 또 다른 토요일을 일구러 간다. 7월의 어느 오후, 철없는 두 자매와 1년 반간 도맡아 해온 파지 인문학 매니저를 마감하려는 느티나무가 문탁의 작은 공부방에 모여 앉아 두런두런 두 시간이 넘어가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의 웃는 얼굴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질문은 쏟아지고 그러면 느티나무는 묻지도 않은 말까지 덧붙여 기나긴 대답을 해준다. 그의 말은 마치 신비가들의 신에 대한 연애편지처럼 환희에 차서 샘솟는다.

2년간 청소년 이문서당 훈장을 하다 보니 고정된 토요일 오전시간이 있어서 가볍게 매니저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좋은 강의를 공짜로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더 신났다는 그. 바야흐로 그는 과학에서 영성까지, 동양에서 서양까지, 예술에서 문학까지를 가로지르는 메트릭스로 들어갔던 것. 20143, 문탁샘의 이반 일리치 강좌부터 20157, 손문상의 드로잉교실까지 그가 수강생으로 들은 강의 이야기부터 해보자.


모두 좋았다. 무담샘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듣고 과학이나 우주를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크기를 알 수 없는 아주 작은 것에서 아주 큰 것까지 나의 시각이 확장되었고. 역설적이게도 과학은 찌질하고 무식한 방법이 동원되기도 했고 우연이나 운의 영향을 받아 발전되기도 했다는 것. 문탁샘의 이반 일리치강좌는 가슴을 울렸고 감동이었다. 실제 수강생 중에 우는 사람도 있었으니까. 우록샘의 성과속에서는 신이나 종교에 대해 처음 생각하게된 계기였고 나의 생각의 한계를 인식하고 틀을 깨게 되었다. 영감과 상상의 필요성을 느꼈다. 또 정철수고팀이나 동의보감팀 강의처럼 문탁 학인들이 공부한 것을 강의까지 연결시키는 경우가 가장 뿌듯하고 좋았다.”


이렇게 동서고금 강의를 넘나들다 보니 그에게 생긴 병이 있다. 바로 세미나에서 파지 인문학 얘기가, 파지 인문학에서 세미나 얘기가 툭툭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세미나에서 강좌에서 뭔가 알았다는듯한 기쁨에 넘친 표정으로 얘기를 하는 느티나무의 얼굴이 보이는 것만 같다. 그렇다면 파지 인문학 매니저를 하는 동안 그가 겪은 명암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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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자 수가 적을 때, 특히 10명 이하이면 매니저의 홍보가 약했던 것은 아닐까? 하고 돌아보게 되고 강사들에게 왠지 미안했다. 하지만 결국 느티나무는 사람을 잘 꼬신다는 명예(?)를 얻었다. 어떨 땐 강사가 연락도 없이 강의 당일 펑크를 내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고 딴지(?)거는 수강생도 있었다. 그래도 어떤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부터 강의 끝까지 해보는 경험에 내 능력이 배가 됐다. 문탁 홈피에 공지 하나 제대로 못 올렸던 내가 이제는 포토샵에 파워포인트까지 척척 할 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참 많이 만났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 나가는 일을 하다보니 이리저리 치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러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점점 변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깨닫게 되기도 했다고.


사람들을 만나 강의를 함께 듣고 또 그들과 토론하며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 체험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 안에 신이 있다면 타인 안의 신을 대하는 마음으로 대해야겠다는 겸손한 마음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문탁이라는 곳에 대해서도 배우게 됐다. 사람들의 문탁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오히려 내가 문탁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문탁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아파서 딱 두 번만 결석할 정도로 책임감에 긴장도 했지만 재밌는 일도 많았다고.


파지 인문학이 계기가 되어 문탁에 접속한 사람들을 보면 뿌듯했다. 강의를 가장 많이 듣는 사람들을 파지 인문학의 독수리 오형제(달래냉이씀바귀, 시시리리, 여여, 느티나무, 구름)로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 우록샘 강의를 듣다 그의 파리지엥 같은 포즈에 빠져서 우록빠가 생기는 기현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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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을 쏟았던 만큼 차기 매니저들에게 당부하는 말은 끝도 없다. 전화번호 확보의 중요성, 공지의 중요성, 언제까지는 포스터가 나와야하고, 강의안 받기 등등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열심히 받아 적긴 했지만 새로운 매니저들에게도 좌충우돌의 시간은 필요할 것 같다. 곧 잘 흥분하고 열정에 차서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뭐든 열심인 그는 사춘기 소녀 같았다. 공부라는 것은 이런 것일까? 내 안에 잠들어 있는 감성과 열정과 그리고 끝내는 사랑을 끌어내는 것. 앎에 도달하고 기뻐 뛰어노는 내 안의 소녀를 만나는 일. 그리고 내가 변하는 일? 나도 이제 그만 방황하고 진짜, 공부 하자! |틈|


느티나무님! 그동안 정말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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