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32호)선거의 추억

2016.04.07 05:57

웹진팀 조회 수:426

[Inter+view] 15

선거의 추억








정리 : 웹진팀 










413일은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다. 흰 색의 투표용지는 국회의원 입후보자 중 한 명을, 연두색 투표용지는 비례대표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 선거구 확정의 진통을 겪고 또 당내 파벌싸움을 거치고 어떤 식으로든 대한민국 정당정치의 새로운 역사가 씌여질 것이다. 19세 이상의 국민이면 모두 다 평등한 한 표를 행사한다. 숱한 선거를 거치면서 문탁의 식구들은 선거에 대해서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을까? 그 기억을 현재로 길어내어 이번 선거에서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궁금하다. 참고로 내 남편은 대통령 선거에서 생길지도 모르는 선거조작을 막기 위해 밤새 투표함을 지켜야 했던 기억을, 선거철만 되면 무용담처럼 이야기한다.,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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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그 많던 정치이야기들은 어디로 갔을까? 새털

 

내가 투표권을 갖고 처음 치른 선거가 1992년이다. 이 해는 4월 총선 12월 대선이 겹쳐 있어, 선거와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가는 곳마다 흘러넘쳤다. 김영삼이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간다는 정치적 레토릭을 남기고 3당 합당에 들어가고 처음 치르는 선거였다. 90년 대학 입학과 함께 3당 합당의 총아 민자당째려보며지내왔던 시절이라, 학교에서는 92~93년 선거정국의 중요성에 대해 피를 토하듯 흥분하는 선배들이 있었고, 한쪽에서는 선거운동이야말로 고액꿀알바라며 수업도 땡땡이치고 유세장으로 일하러 가는 친구들도 있었다.

1992년은 내가 처음으로 정치후원금을 낸 해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인터넷뱅킹이라는 것도 없던 시절이라 은행에 가서 온라인으로 2만원을 송금했다. ‘민중후보 백기완선본으로. 내가 은행에 다녀왔다고 하자, 우리 식구들은 네 소신은 칭찬할 만하나 표 한 장 버렸다며 혀를 끌끌 찼다. 그러고 보니 이때는 식구끼리 정치이야기도 많이 했나 보다. 암튼 199212월엔 유세방송이라는 것이 시작되었고, 두루마기 휘날리는 백기완도, 바바리 휘날리는 박찬종도, 재벌가 왕회장 정주영도 텔레비전 화면에 등장해 전 국민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20164월 다시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방송과 신문에서는 각 정당의 격전지가 어디인지, 야권단일화는 승산이 있는지 알파고급계산이 난무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선 정치이야기들이 실종되어 버렸다. 나야말로 오랜만에 친구에게 내가 요즘 녹색당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커밍아웃을 하고 비례대표는 15번 녹색당을 기억해줘!!’라고 애교 철철 넘치는 문자질을 해야 하는데 영 손가락이 움직이질 않는다. 그 많던 정치적 참견과 지적질들은 어디로 갔을까




둘, 한때 선거는 내게 이었다   인디언

 

전화번호를 잊어버릴 정도로 요즘은 집전화 쓸 일이 없다. 어쩌다 울리는 집전화는 거의 대부분 선거여론조사 혹은 선거 홍보를 위한 전화다. 바쁠 땐 바로 끊지만 어떨 땐 궁금해서 좀 들어보기도 한다. 요즘은 어떻게 하나 궁금해서...

한동안 선거는 내게 이었다. 선거여론조사. 선거전략도 마케팅전략과 같기 때문에 소비자, 즉 유권자의 마음을 읽어야 하므로 정당이나 후보자는 돈이 허락되는 만큼 선거조사를 실시한다. 이 조사결과는 유권자가 알 수 없다. 유권자는 언론사가 주기적으로 실시해 보도하는 조사결과만 볼 수 있다. 그 마지막이 선거예측조사다. 선거당일 출구조사(exit poll)를 해서 투표가 끝나자마자 현란한 그래픽과 숫자들을 내세우며 누가 선거에서 이길 것인지를 경쟁적으로 보도한다. 여론조사 기관과 언론사에서 나는 조사를 기획하고 책임지기도 하고, 그 결과를 기사로 쓰기도 하고, 방송에서 결과를 해석해주기도 했다. 몇 시간만 지나면 결과가 나올 텐데 그 많은 돈을 들여서 출구조사를 하고 방송사나 신문사는 그걸 보도하느라 난리를 친다. 개인적으로는 선거 때마다 선거결과 자체와 조사결과의 정확성이라는 두 개의 결과를 놓고 희비가 엇갈린다. 대부분 선거결과는 고 조사결과는 였다. 그러면 조사 잘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참 어처구니 없는 짓 많이 했다.

2007년 대선때도 선거예측조사 결과를 방송하게 된 일이 있었다. 바라는 바대로 나오지 않은 결과를 아무런 입장도 없는 사람처럼 객관적으로전달해야 했다. 방송은 당선자 중심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이때 당선자는 모두가 알다시피 이**이었다) , 또 몇 년을 어떻게 살지... 이민을 가야겠어... 술집에 앉아 이런 소리를 들으며 화를 풀어내고 있어야 할 그 시간에... 나는 방송을 했다. 방송 끝나고 어떤 친구가 나에게 전화를 해 화를 냈다. “너는 지금 웃으면서 그 결과를 전해주고 싶냐?” !

그거 하기 싫어서 회사 때려쳤는지도 모른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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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덜 나빠지기 위해 투표하기     코스모스

 

민주주의의 꽃선거라는데 여태까지 난 한 번도 투표하고 싶은 적이 없었고 꼭 투표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나는 민주주의도 좋고 꽃도 좋은데 이 둘이 결합된 선거에서 투표는 왜 달갑지 않은 것일까? 선거기간 동안 거리는 지저분하고 시끄러워진다. 많은 인력과 자금을 동원하여 그들이 알리는 것은 1번은 빨간 새누리당, 2번은 파란 더불어 민주당, 3번은 초록의 국민의 당 뿐이고 그들의 주장은 한결같이 다른 편은 나쁘니 자신을 찍어달라는 것뿐이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 치룬 선거에서 백해무익하면서 돈만 까먹는, 없더라면 더 좋았을 수많은 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이 선출된다. 국회의원이든 시장이든 대통령이든 그들이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여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는 과정을 통해 정책을 수립하고 국정을 수행한다면 그들을 선거를 통해 선출하는지의 여부가 뭐가 중요할까 싶다.

앞으로도 계속 선거는 치러질 것이고 그 양태도 별반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난 이제부터는 꼭 투표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더 나쁜 놈, ~~~ 나쁜 놈의 존재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선거를 통해 나아지기는 힘든 세상이 선거를 통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을 통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내 한 표로 덜 나빠질 수 있을까??



넷, 선거 후()  | 한가위

인간의 오감 중에 가장 촉이 선 감각은 후각이라고 합니다코 안 점막에 취세포라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수가 약 50만개에 이르지요이 놈들이 힘을 합치면 3천 개에서 만 종류에 달하는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선거에 제 코는 막혔습니다몇 년 전만해도 아프리카 코끼리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아무 냄새도 맡을 수 없습니다어쩌면 綠香에 꽂혀 다른 냄새를 하는 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고 보니 은 과 의 중간색이군요그래도 이들의 냄새는 綠香과는 사뭇 다른 듯합니다.

후각의 또 다른 특징은 청각과 함께 소위 상태 의존적 기억(state dependent memory)’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특정한 음악이나 냄새를 듣거나 맡으면 무의식적으로 이전에 그것을 경험했던 상황이 연상된다는 거지요.

후각을 잃었기에(?) 제 코는 스스로에게 지난 선거의 특별한 기억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네요그래도 말입니다기억이란 원래 무의식의 영역이라 스스로 컨트롤할 수는 없으니, ‘호오포노포노’, 잘못을 바로잡고 싶은 생각은 간절합니다저부터 말입니다.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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