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Inter+view] 18

아직, 시작인데요

- 담쟁이와 파지스쿨러 수아를 인터뷰하다.

    



글, 정리 : 진달래 

 









지난겨울 2016년 파지스쿨 모집 공고를 내고 첫 번째 학교 설명회를 하는 자리였다. 광주에서 학생이 온다는 것이었다. 춘천에서 다니던 우현이를 생각하면 경기도 광주쯤이야. 그런데 알고 보니 경기도 광주가 아니라 전라도 광주에서 왔다며 수아와 수아 어머니께서 학교 설명회에 참석하신 것이다. 그것도 좀 생각해 보겠다가 아니라 이미 낮에 방도 얻어 놓은 상태였다. 광주 소녀 강수아는 그렇게 2016년 파지스쿨에 등장했다.

봄에 수아는 N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자립에 꽂혔다. 덩달아 파지스쿨 선생님들도 자립에 대해서 고민해야 했다. 평소에도 베이커리에 관심이 많다고 한 수아를 위해서 게으르니가 담쟁이에게 넌지시 물었다. “혹시 수아를 데리고 일해보실 생각은 없으세요?” 이렇게 <수아의 담쟁이베이커리>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제 한 달반, 수아와 담쟁이는 아직 시작이에요.”라고 했지만 웹진에서 그 사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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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제 시작한지 한 달 반 정도 되었는데 어떤 느낌이 드세요?

수아 : 한 달반 밖에 안 되었는데 오래된 느낌이 납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공간이 익숙해 졌다는 것, 처음엔 이층카페에 손님으로 있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집 같은 편안함이 있습니다.

담쟁이 : 나를 도와준다는 것이 아니라 이층카페가 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이지?

    

 

Q : 처음 제의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담쟁이 : 처음에는 회의적이었어요. 예전에도 클래스를 열었지만 대부분 일회성이었고, 그런 클래스는 외부에도 많은데 굳이 내가 문탁에서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요. 그러나 게으르니가 자립의 계기로 삼고 싶고, 장기적으로 해보겠다고 해서 시작은 하게 되었는데, 아직 어떤지는 말하기 어렵네요. 일단 힘들었던 건 내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하는 점이었습니다. 베이커리 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수아와 만나서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부담스럽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수아가 잠깐 베이커리 일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베이커리 일에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시작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베이커리 일을 하는 데는 준비과정부터 마무리까지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수아 : 베이킹을 원래 좋아해서 중학교 1학년 때 배우기도 하고, 집에서 혼자서 해 보기도 했어요. 게으르니샘과 뿔옹샘이 자립에 대해서 고민하는 저를 위해서 이런 제안을 많이 하셨는데 <담쟁이베이커리>에 끌려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 파지스쿨에 오려고 할 때부터 <담쟁이베이커리>를 염두에 두기도 했어요. 물론 공부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기는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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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한 달반 정도 함께 해 보니 어떠세요?

담쟁이 :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어요. 베이킹 작업을 할 때 사실 스킬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이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립에 대해서는 아직 뭐라고 말하긴 어렵네요. 하지만 수아가 베이킹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는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긴장감을 가지고 일을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직 지각을 하거나, 꾀를 부리거나 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수아 : 저도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자립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오히려 담쟁이샘과 빵을 만들면서 관계가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담쟁이샘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 작업하면서 느낀 것들 그래서 <수아의 문탁일기>에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담쟁이샘을 탐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별로 힘든 일이 없습니다. 시간이 굉장히 빨리 가요. 시간이 날아가는 느낌이에요.

담쟁이 : 맞아요. 수아하고의 활동을 클래스라고 부르지 않아요. 같이 일하고 같이 작업하는 것이니까요. 월요일 하루 수아가 온전히 베이킹에 온전히 몰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가 먼저 나서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아가 보조적인 역할이 아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수아가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저도 역시 그래요. 그래서 작업을 하면서 수아의 생각을 많이 들어줍니다. 사적인 생각도 알고 싶고, 한마디로 탐구중이죠.

 

수아는 <담쟁이베이커리>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문탁 홈페이지에 <수아의 문탁일기 -담쟁이베이커리>를 올리고 있다. ‘파지스쿨’, ‘와글와글에서 볼 수 있다. 현재 7번째 이야기까지 올라와있다.

    

 

Q : 아직 초반이라 그런지 너무 좋은 이야기뿐인데요. 혹시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담쟁이 : 지금은 수아가 많이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기는 하지만 사실 7시간 정도 걸리는 작업이 쉽지는 않아요. 특히 작업을 준비하거나, 마무리하는 일 등은 직접 베이킹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미가 없죠. 저는 오히려 수아가 이런 힘든 일을 통해서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나?’, ‘정말 하고 싶은가?’ 등을 질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편하게 쭉 가는 것보다,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봐야 정말 걷는 힘이 생기는 것처럼 이런 고민들도 하고, 지각도 하고 혼도 나고 하는 시간들을 견디는 것이 수아를 더 단단하게 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이렇게 <담쟁이베이커리>에서 활동하는 것이 인문학 공부와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아 : 혼자 만드는 것과 함께 만드는 것은 다르고, 또 혼자 먹으려고 하는 것과 <담쟁이베이커리>에서 일을 하는 것은 달라요. 재료도 남기지 말아야하고요. 그리고 이런 활동을 통해서 문탁의 다른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싶습니다. 문탁에 더 오래 있기 위해서요. 그런 의미에서 다른 파지스쿨 친구들도 문탁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요일마다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있고, 미드를 보면서 영어공부도 하고 있는데 재미있어요. 그래서 소연이하고 검정고시 끝내고 함께 영어공부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하는 내내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계속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아직은 좋은 사이임을 강조했다. ‘아직은그러면서 12월쯤 다시 인터뷰를 하면 아마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요, 라며 웃었다.

파지스쿨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아이들이 접속하면서 자립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공부가 밥이 된다.’물론 이렇게 되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아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파지스쿨의 교사들도 아이들도 좌충우돌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아가 <담쟁이베이커리>에서 일을 하기로 한 것은 파지스쿨의 작은 실험이다. 그냥 배우는 것이 아니라 10대가 문탁에서 작업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것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우리에게 배움이 될 수 있을지, 우리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담쟁이는 자립에 대해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아니라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것을 아는 것도 자립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기를 지켜내는 것, 그리고 늘 좋기만 할 수 없는 삶에서 견뎌낼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것 아니겠냐고 물었다. 그런 면에서 수아 역시 자립이라는 문제로 시작했지만 오히려 관계를 고민하게 되었다며, 벌써 파지스쿨 친구들과 문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 두 사람을 보면서 앞으로 더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기겠구나하고 기대하게 되는 것은 너무 이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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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마지막으로 서로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수아 : 아직은 없는데요.

담쟁이 : 시간을 지킬 것, 자기가 해야 할 일 특히 마무리를 하는 것에 앞으로도 계속 신경을 써 줄 것. 내가 왜 이런 부분을 강조하는지 알아주세요.

 

이렇게 화기애애하게 인터뷰는 끝났다. 그런데 담쟁이의 마지막 말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으신지.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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