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42호)낯선 것을 즐기는 마음으로

2016.08.23 00:41

봄날 조회 수:284

[Inter+view] 19

낯선 것을 즐기는 마음으로



글, 정리 : 봄날

 










ㅠㅠ라고 써주세요”.

올해 문탁인문학축제의 위원장을 맡은 지금에게 소감을 묻자 돌아온 첫마디. 정말 오랜만에 여유로운 여행을 했는데 돌아오자마자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그녀에게 떨어졌다. 당연히 이라는 지위가 가져다 주는 묵직한 책임감이 짓누를만한데 이 여자, 생각보다 맷집이 센 것 같다. 인터뷰하는 동안 나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지금의 순수함을 발견했다. 너무 일찍 뽑아든 웹진팀의 펜대(그래서 인터뷰는 대부분 지금의 개인적인 생각들을 중심으로 전개합니다),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는 올해 문탁축제의 성격에 대해 주고받으면서 일상--수행이라는 올해 축제 키워드가 어떻게 변주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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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준위원장을 맡은 심정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 아직도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더구나 이번 축제의 주제어 일상--수행는 나에게 아주 낯선 용어이다. 나는 어릴적부터 기독교인으로 살아왔다. 진실로 예수를 믿었고 하나님 나라를 동경했고 선교하는 삶을 살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서 (기독학생회같은) 서클을 통해 내가 아는 예수가 그 예수가 아닌 것을 알게 됐다. ‘해방자 예수는 나에게 강렬했고 이후 자연스럽게 학생운동에 가담했다.(여기서 그녀는 스스로를 경주마에 비유했다. 한눈 팔지 않도록 양쪽을 가리고 앞만 보고 달리게 한 것처럼 그녀는 순수하게 운동에 전념했던 것이다. 순수함 1) 30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내 안에 여전히 숙제처럼 남아있는 것이 있다. 해방자로서 예수를 받아들이고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라는 게 뭘까, 또 나는 어떤가 하는 숙제같은 것이 있고, 언젠가 이것에 관해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순수함 1점 추가) 수행은 불교쪽에서 다루어지던 개념 아닌가? 그래서 특히 이번 축제주제가 낯설고 힘들게 느껴지기는 한다. 자기 성찰,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것은 내가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던 개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고전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를 관통하면서 인간에 담겨 이어지는 진리같은 것, 고전을 공부하면 뭔가 조금씩 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머지않아 고전공부에 빠진 지금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또 순수함 1)

    

 

일상--수행의 키워드 중에서 수행만 너무 부각되는 느낌이다. 축준위로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머물지 않고 전체의 축제로 이끌기 위한 방법이 고민될 것 같은데?

>>> ‘100일수행을 할 경우 축제기간에 마무리하려면 당장 823일부터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별나게 이른 시기부터 거론되는 것 같다. 각 개인이 마음을 먹어야 하고 또 수행방식에 대해 의논해야 하기 때문이다. 축준위 내부에서도 수행이 개인으로 환원되지 않도록 하자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우선 100일 수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출사표를 내기로 했는데 이것을 모두가 공유하는 방식을 고민중이다. 100일 수행을 모든 문탁사람들이 하기는 어렵다. 일단 축준위 안에서는 띠우(걸어서 문탁 오가기), 담쟁이(논어 한구절씩 외기), 토용(담쟁이를 도와 함께 하기)이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와 게으르니, 달팽이는 함께 몸펴기 운동을 하면서 논의의 구절을 이야기하는 방식의 수행을 전개할 생각이다. 수행기간 동안 매일 나오는 원칙을 세워보긴 했지만 각자의 사정 때문에 주말은 개별적으로 집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했다.(100일 수행에 대한 각오를 미처 하지 못한 사람은 823일이 지나고 지레 포기하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모두가 수행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100일뿐만 아니라 50, 열흘수행도 예시하고 함께 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하니, 넙죽 받아적는다. 순수함 1점 추가)

    

 

한권의 책도 아직 안정해져 있는데 어떤 책들이 거론되고 있나?

>>> 일상의 혁명을 이야기하면서 <에콜로지카>도 이야기 됐었고 <명상록>, 이반 일리치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위생의 시대> <낭송동의보감>, 현응스님의 <깨달음과 역사> <수행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등등, 올해처럼 한권의 책이 이렇게 다양하게 거론되는 적이 없다. 축준위가 이것들을 나눠보는 것도 고역이다. 과거 축제 때는 9월 첫째주 정도에 정해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축제일이 조금 늦으니까 9월말, 10월 초쯤 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전에 9월 운영회의에서 많이 논의될 거라고 믿는다. 아무튼 한권의 책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읽어오던 책과는 다른 색깔의 것이 될 것 같다. <수행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를 읽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축준위원은 몇 명인가?

>>> 9. 지금을 비롯해 자누리, 느티나무, 씀바귀, 담쟁이, 여울아, 띠우, 코스모스, 향기...축제를 제대로 즐기려면 축준위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렇지만 또 자신의 역할 때문에 좋아하는 부분만 따라다닐 수 없는 일종의 자기 희생(^^)이 필요하기도 하다. 어쨌든 문은 열려있고 누구든지 축준위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

    

 

너무 이르지만 이번 축제의 관전포인트라고 한다면?

>>> 너무 초기라 할 말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사회적이고 공동체적인 것이 익숙한 우리들에게 수행, 자기성찰, 자기반성 같은 낯선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움직이는 것은 개인인데 그동안 공통적이고 공동체적인 것에 방점을 두어 지나치거나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로 만드는 것, 그러면서 다시 개인적인 것을 개인으로만 흐르지 않도록 서로 보아주는 것, 요컨대 이번 축제는 그런 단련을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 같다. 수행의 과정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결과도 공유되는 방식이 고민되고 있다. 자신의 수행뿐 아니라 모두에게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는 과정이 되길 기대한다.

    

 

축준위원장으로서 더 할 말은?

>>>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내가 왜 축준위원장을 맡게 됐는지 궁시렁거렸다. 몸도 성한 데가 별로 없고...그런데 그러고 보니 나에게 몸운동을 해야 하는 때가 왔고 마침 이번 축제가 일상--수행이니 만큼 나는 별 수 없이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 ‘시절운이라고나 할까,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제를 떠나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어느새 축준위원장의 부담감은 벗어던지고 새로운 낯섬에 대한 호기심으로 얼굴이 밝아진다. 낯선 것을 받아들이기로 작정한 이상, 이제 머뭇거리지 않고 수행의 장으로 걸어들어가는 지금, 그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순수를 느낀다. 백퍼 순수 충전한 그녀의 행보에 박수를!!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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