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을학교  특집02] - [Inter+view] 20

그런데, 사회적경제가 뭐예요? 

- 사다리 협동조합 박형영 이사장








글, 정리 : 봄날
















작년 후반 우리가 사는 동천동 마을의 여러 단체가 결합해서 마을축제를 열었다문탁에서도 참여했었는데,우리가 호모 사케르와 함께 만든 커다란 새를 날리며 동막천변에서 열리던 장터를 누볐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언젠지부터인지 이 동네 이곳저곳에서 마을 연대니 마을학교니 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올해는 그 움직임이 훨씬 가시화됐고 공적지원을 받으면서 활동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 한가운데 박형영 사다리협동조합 이사장이 있다동네반장 홍반장처럼 마을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그는 필자하고 막역한 사이기도 하지만 누구든 그를 만나면 금방 친숙함을 느낄 수 있다. 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운 일을 행한다는 뜻을 가진 사다리협동조합박형영 이사장을 만나 그가 마을에서 하려는 일이 무언지,마을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올해 사주를 보셨나 모르겠는데, 제 알기만 해도 무지 많은 직함을 달고 다니시는 것 같아요.

박 : 그러게나 말입니다이우교육공동체 대표협동조합 사다리 이사장이우학부모회 감사따복공동체 사업 중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동화 사업의 지원을 받는 <우리동네 모두학교>의 사무국장이 사업의 주최기관인 <동천마을네트워크>운영위원에다가 소소한 것(이우학교 학부모 축구리그인 EDL 감독)까지 뭘 이리 걸어놓은게 많은지...(그의 심성 때문에 거절할 수 없어서 그렇게 됐을 거라고 짐작한다.^^)

 


동천동이라는 곳이 고향도 아닌데 갑자기 이렇게 이 동네에서 많은 일을 하게 된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

박 : 이우학교에 아이를 보내면서 이 동네에 살기 시작했어요동천동에서 살기 시작했을 때 그때는 제가 관악구에서 <사회적경제생태계 조성사업>이라고 해서 협동조합이나사회적 기업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관 주도이기는 하지만 시민사회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일이 많았어요마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 의외로 재미있고 의미가 깊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활동을 하려면 내가 사는 동네에서 해야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그 시기(2012)에 이우생활공동체가 법인화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란이 생겨났어요저는 생공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식으로든지 역할을 하고 싶어서 논의에 들어갔는데결국 법인화에는 실패했죠우선 생공활동가들이 법적인 지위를 얻는데 대한 부담이 많이 있었던 것 같고(별로 그렇지도 않은데^^) 또 일단 법인으로 되면 다양한 사업을 벌여야 하는데 역시 그런 것이 활동가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것 같아요하지만 그것을 계기로 내가 이 지역에서 마을과 함께 하는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죠.

 


관악구는 이미 시민사회가 형성되어 있고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지는 상태이기 때문에 마을사업이라는 것을 진행하기도 쉽고 했지만 동천동은 그런 활동주체들이 별로 없지 않나요?

박 : 관악구와 동천동 중에 어디가 나은가 하고 물어본다면 그건 비교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다르다고 봐야요. 동천동은 동규모의 작은 조직을 운영하면서 별다른 공적 지원없이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것이고 관악구는 구 규모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다 사업지원 규모도 크니까요그런데 제가 하려는 사회적경제를 마을에 접목하려면 일정한 규모시장규모나 인큐베이팅 요건들이 있어야 하는데 동천동 규모로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요.

 


박형영.jpg


그 사회적 경제라는 게 뭔가요?

박 : ‘사회적경제를 한 마디로 정의하는 건 어려워요그렇게 명확한 개념이 잡혀있는 것도 아니고요오히려 사회적 경제의 특징을 살펴보는게 개념을 잡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요우선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는 자본주의식 경제가 압도한 사회예요여기에서 자본중심이 아니라 사람중심의 경제경쟁보다는 협력과 연대를,획일적이고 일방적 운영시스템보다는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시스템을 추구합니다. 이렇게 보면 협동조합의 일곱가지 원칙에 모두 포함되는 내용입니다영리를 추구하되 그 이익이 공동의 이익특히 마을결제를 선순환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죠사회적경제의 활동주체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자활단체들이 운영하는 마을기업일부 비영리단체들로 이루어집니다.

 


말은 평범해보이지만 자유경쟁을 원칙으로 하는 자본주의식 경제체제 속에서 경쟁이 아닌 협력을시장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을자율적 민주적 시스템을 추구한다는 것은 명백하게 반자본의 입장에 서있는 거 아닌가요아니면 자본시스템을 건드리지 않고 사회적 경제의 모토를 추구할 수 있나요?

박 : 우리나라는 사회적경제 관련 비중이 미미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경제차원에서 협동조합이 차지하는 비율이 의외로 큽니다특히 유럽남미 쪽은 전체 경제의 10%를 차지하는 수준이지요스페인 몬드라곤 공동체는 협동조합 연합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스페인내 재계 7위의 위상을 가지고 있어요몬드라곤은 160년 역사 동안 꾸준히 발전해 왔고한 때의 유행이나 부분적인 대안으로 그치는 형태는 아니예요물론 이렇게 덩어리가 커지다 보면 자본주의 경제시장경제와 확연하게 구분되지 않을 때도 있는 거죠자본주의 사회가 시장을 넘어설지다른 형태로 이행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들은 시장경제 안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몬드라곤 공동체가 그렇게 성장한 데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박 : 호세 마리아스라는 대단한 신부가 이 운동을 시작했지요몬드라곤 공동체가 처음 자리잡은 곳은 바스크라고 스페인 북부 산악지역인데 여기는 바스크어라는 독자적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지리적으로도 상당히 폐쇄적이어서 민족적 정서가 크게 좌우하고 있고 핍박받고 가난한 주민들이 취약한 경제적 지반에서 생활하고 있었지요처음에는 난로공장을 시작으로 자립경제의 기반을 닦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몬드라곤은 처음부터 협동조합간의 교류를 위한 협동조합 복합체로서 시작했습니다. 난로를 공급하다 보니 연료를 함께 공급해야 하고 그러니 연료를 생산하는 협동조합을 만드는 식으로 계속 확대된 거죠몬드라곤만 있는 게 아닙니다캐나다 퀘백이탈리아 볼로냐 지역도 협동조합 운동이 활발한 지역입니다.


사다리03.jpg



협동조합 사다리가 얼마전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등록했다고 합니다사회적 협동조합은 그 자격심사가 까다로워서 승인받기 매우 힘들다고 들었는데일반적인 협동조합과 어떻게 다른가요?

박 :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데소비생활에 초점을 맞추어 설립되는 소비자 협동조합과생산에 비중을 두는 생산자 협동조합일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자 협동조합으로 나뉘는데 사회적 협동조합은 다중이해관계 협동조합이라고 해서 위의 협동조합처럼 단일한 목적보다는 여러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섞여있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겠지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인정되면 가령 학교의 위탁사업을 받을 때 수의계약을 할 수도 있고 각종 세금면에서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으며 공식적인 후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정부 위탁사업 등에서도 우선대상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지요사다리의 주요 사업은 사무공간 임대와 인큐베이팅입니다사무공간/회의공간 임대사업은 생각보다 순조롭지 않습니다.인큐베이팅도 낯설기는 마찬가지고요그렇지만 어차피 사다리가 자체적으로 큰 수익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사다리는 마을내에서 영리적 사업을 시작하는데 있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니까 사업이 잘 되면 얼른 독립해서 독자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늘 홀쭉한 배로 남아있는 겁니다.^^



이제 우리마을 모두학교로 이야기를 옮겨볼까요올해는 처음부터 경기도 따복공동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지자체 프로그램인데 수강료나 프로그램비용을 받는 것도 의아했구요.

박 : 정확하게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동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겁니다이 사업은 동천마을네트워크라는 지역단체(문탁도 여기 들어있죠)가 중심이 되어 마을을 프로그램을 알리고 프로그램을 통해 단체가네 유기적인 협력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입니다그런데 사회적경제를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참여단체의 자립이나 수익성에 포커스가 맞춰집니다당연히 수강료도 책정하고 참여비도 받아야 하는데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 돈을 받아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어쨌든 지금 진행하는 사업들이 내년에 만약 자금지원을 받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경제의 취지이므로 지원금중 일부를 강사료를 지원하는 한이 있어도 강좌료나 참여비를 받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그래도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아주 싼 수준입니다.

 


동네의 다양한 단체들이 지금처럼 함께 고민하고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예는 없는 것 같습니다박형영 이사장님 같은 분들이 또 열심히 움직여주시는 결과이기도 하구요

박 : 음..한 가지 경계해야 할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지역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대외적으로 우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최근에는 우리 마을을 방문하겠다는 요청이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어서 마을투어를 전담하는 팀을 만들어야 하나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어요그렇지만 외적인 평가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저는 오히려 이 일을 하는 우리 동네 사람들이 정말로 즐겁고 보람을 가지고 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즐겁지 않고 피로를 느끼는 사업이라면 설사 경제적인 이득을 가져온다고 해도 안하는게 좋지요그래야 오래 일할 수 있지요문탁도 그렇지 않나요일을 위한 일을 하면 안된다고 봐요아무튼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함께 많은 것을 배우면서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문탁과도 많은 일들을 함께 했으면 좋겠는데 바빠서 어렵겠죠?^^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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