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어진의 밀양통신

[남어진 밀양통신 - 5회] 관료를 파면하라!

2018.06.04 06:22

밀양통신 조회 수:196

관료파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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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남어진



안녕하세요. 저는 남어진이라고 합니다.

201310월 공사가 들어왔을 때, 학교 그만두고 밀양에 왔다가 눌러 앉았습니다.

얼마 전까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 일했고, 지금은 노가다일을 합니다만, 

여전히 탈핵 탈송전탑 세상을 간절히 바라면서 밀양 할매 할배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511,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밀양송전탑 경과지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밀양 방문은 10일 저녁 9시에 취소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이하 밀양대책위)는 국민인수위에 4대 요구안 접수(2017.6), 밀양송전탑 공익 감사 청구(2018.3) 등의 활동을 펼쳤고, 20184월부터 정부조사단 논의가 시작되었다. 조사단의 활동은 마을공동체파괴/ 재산피해/ 건강피해에 대한 진상조사 후 제도개선으로 하며 위원장/ 법률 / 의학 / 갈등관리 / 회계 /에 각 1명씩 총 5인의 조사 위원을 두는 것으로 외부 전문가 그룹이 제안하였고, 밀양대책위와 산업부가 동의하여 장관 결제까지 올라간 상황이었다. 59, 장관 방문 날짜와 장소, 동선, 발언자 주민 등 세부 사항까지 확정되며 장관 방문과 조사단 출범은 확정되는 듯 했으나 산업부 공무원들이 마지막에 발톱을 드러내며 일이 어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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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단 구성에 대한 장관 결제를 전제로 진행된 방문이었다. 하루 전까지(10) 5인 명단에 대한 장관 결제 확인이 되지 않자 밀양대책위는 방문 거부를 이야기 하며 항의했다. 그러자 산업부 전력산업과 과장은 “5인에 이견 없다. 믿고 가자는 식으로 답변하였다. 하지만 장관이 방문한다는 언론 기사가 뜨고 나서는, 위원 추가가 산업부의 입장이라고 통보했다. 2주 동안 논의한 합의는 단숨에 휴짓조각이 되었고, 살얼음 같이 얇았던 신뢰 또한 산산조각 났다. 장관 방문 하루 전에 어떠한 명분도, 설명도 없이 위원을 늘리는 것으로 결정났다고 통보하면, 밀양 주민들이 아 그렇게 결제가 났군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합니다라고 할 줄 알았을까. 장관이 주민과 손 잡는 모습은 사진으로 남겨 착한 정부 코스프레는 하고 싶으면서, 조사단의 구성은 어떻게든 바꾸고 싶었던 것일까. 밀양 주민들은 합의까지 깨 가면서 개입의 여지를 만드려는 산업부를 믿을 수 없었다.

 

보상 문제 등이 마무리 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무 부처 장관의 방문을 받아들여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라고 전해졌습니다

 

이어 산업부 관계자는 밀양 주민들의 의견이 통합되지 않은 상황이라 장관이 방문할 수 없었다.” 라고 말했다

 

    방문 결렬 다음 날(12) 올라온 조선비즈 기사의 일부 내용이다. 밀양 대책위가 기사에 대하여 강력히 항의하자 산업부 전력산업과 과장에게 돌아온 대답은 이 부분은 맞지 않다고 빼달라고 요구했다였다. 이 후 이 문장은 기사에서 사라졌다. 장관 방문 취소의 전말을 알면서도 다분히 의도적인 거짓말을 내뱉은 산업부 관계자의 진심은 무엇일까.

 

   산업부 공무원들은 협상 테이블에 나오면서, ‘밀양은 더 이상은 국가에 대항할 힘이 없다고 판단하였을 것이고, 그리하여 적당히 들어주면 타협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진상조사에서 자신들도 자유롭지 못함이 두려웠을 것이다. 또한 이미 다 지나가버린 잘못을 파헤치는 것보다 한국전력을 보호하는 것이 자신들의 미래에 훨씬 더 이득이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기사 끝 부분에 나오는 단락은 기업, 관료, 언론의 끈끈한 관계가 낳은 산물 같이 읽혔다.

 

에너지 공기업의 맏형격인 한국전력이 지역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된 것입니다. 산업부로서는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수주와 사우디 원전 수출 등 현안에 집중해야 하는 한전이 불필요한 갈등에 휘말리는 것을 조기에 막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사 막바지

 

   장관 방문 무산 이후, 밀양대책위는 책임자 처벌, 사과, 5인 조사위 원안 유지 등을 요구했지만 산업부가 거부하여 결국 협상은 결렬되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또 다시 국가에게 사과 받지 못했다. 전국의 직원들을 밀양으로 동원하고 수백억의 돈을 살포하며 공동체를 파괴시킨 한전도, 한전에게 교육받고 주민들을 매수하러 다닌 공무원도 조사할 수 없게 되었다. 13년의 세월을 버텨온 이들은 또다시 길바닥에 나앉아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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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시민들의 힘으로, 박근혜를 탄핵했다. 적폐 청산을 외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인사권자의 인사권자로 올랐다. 그런데도 관료들은 여전히 요직을 꿰차고, 과오를 반복하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 산업부에서 이번 협상 실무를 총괄한 박성택은 박근혜 정권 당시 전력산업과 과장, 윤상직 장관 비서로 일한 사람이다. 수십 년 동안 폭력적인 방식으로 발전소를 건설하고 초고압 송전탑을 세우며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실세 중 실세자리에 오른 그는 201338만명 경찰을 동원하여 주민들을 진압했던 정부의 주무부처 실무자이기도 했다. 백운규 장관은 이 사람을 전기, 석유, 석탄, 가스 등 모든 에너지 산업을 총괄하는 에너지산업정책관’(국장급)으로 임명했다.

   공무원이 어떤 입장에서 서서, 어떠한 방식으로 일을 해왔는지는 상관없이 대체할 자가 없다는 이유로, 혹은 이라는 이유로 중요한 일을 계속 맡긴다면 적폐는 청산될 수 없다. 진정한 한반도 비핵화(핵무기 핵발전이 모두 없는)70년 후에나 실현되는 계획을 세우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탈핵한다고 이야기하면서 핵발전소 수출은 장려하는 모순적 상황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당히 정권에 충성하고 이익집단들과 잘 지내면 관료가 될 수 있는 세상은 무섭다. 관료가 된 그들은 사람의 목숨이 달린 재판을 거래하고, 낙태죄 폐지를 외치는 여성들을 성교하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시민을 개, 돼지라고 말한다. “이번에 (저쪽에서)나온 놈들이, 다 나쁜 짓 하던 그 놈들 아니냐.” 라고 말씀하시는 할매의 말은 정곡을 찌른다.

   정치에게 수백 번은 더 속고 속았으면서도 이 테이블에 나온 이유는 명확하다. 밀양송전탑 문제를 해결해야할 주체는 대한민국 정부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잘못을 인정해야만 같은 일이 다시 생기지 않는다. 우리가 첫 번째로 할 일은 무엇인가. 관료를 파면하자. 백운규 장관은 이 사태와 관련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으로 행해진 국가폭력에 대하여 밀양 주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밀양은 다시 벼랑 끝으로 몰렸다. 협상이 끝나버렸을 때, 두려웠다.한전과 결탁해 마을을 팔어먹은 찬성파 니놈들, 잘못한거야!” 라고 이야기 하면 길 가다가 고립되는 마을에서 언제까지 살아야할까. 70,80 노인들이 증거를 녹음하고 촬영하는 주민 회의는 정상인가. 계속해서 버티는 것도, 포기하는 것도 모두 비참할 미래가 너무 두렵다. 할매, 할배들은 4년 전보다 훨씬 더 늙었고, 약해졌다. 많은 이들이 말하듯이 더 해봐야 안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는 힘이라도 쥐어 짜내서 싸우고, 버티고, 남을 것이다. 도대체 밀양의 평화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