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으로보다

(145호)꿈틀꿈틀-하나의 세계를 무너뜨리다

2016.10.04 00:58

꿈틀이 조회 수:219

[일흔다섯번째 문틈]

꿈틀꿈틀 하나의 세계를 무너뜨리다



글 : 꿈틀이









웹진팀 수습기자로 입성한 저를 위해 이번호의 주제를 꿈틀꿈틀로 정해주신 웹진 편집부 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꿈틀꿈틀- 하나의 세계를 무너뜨리다

옛날에 살았던 우리 집 담벼락에는 여름이면 담쟁이 풀로 뒤덮여 뱀이라도 나올 것처럼 온 담장이 초록색으로 변해 있었다. 태풍이 불어 닥친 어느 날, 그 담벼락은 부서짐의 흔적도 없이 일자로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담장이 하루아침에 미련도 없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다른 집은 다 괜찮은데 하필 우리 집 담장만 왜 넘어졌을까? 그때는 그저 태풍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른 이유도 있었다. 첫째는 담쟁이 풀때문이다. 그놈이 한 해도 쉬지 않고 담장을 칭칭 감으며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으니 담벼락에 약간의 균열이라도 생겼을 것이다. 둘째는 집이 약간 오래되어서이다. 이 두 가지 원인과 예고 없이 찾아온 태풍이라는 변수가 담벼락 없는 집으로 만들어버렸다.

이 이야기를 뒤집어서 담쟁이 풀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들은 전혀 상대도 되지 않는 견고한 벽을 한 해도 쉬지 않고 타고 올라가 줄기를 확장하며 약간의 균열이라도 내려고 했다. 이들은 정체하지 않았고 시간은 흘렀다. 마침내 견고한 시멘트 벽돌은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고 어느 날 태풍을 만나 그 담장을 한 번에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담쟁이 풀은 미련 없이 담벼락과 함께 사라진다.


틈 사진.jpg

 

꿈틀꿈틀도 우리네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담쟁이 풀같은 것이 아닐까? 신체를 변화시킬 만한 힘도 없고 소리도 없지만 쉬지 않고 를 웃게 하고 울게 하는 무엇. ‘꿈틀꿈틀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선물일 수도, 세상으로부터 받은 분노일 수도, 그리고 친구에게서 받은 사랑일 수도 있다. 그것이 내 안에 오래 머물며 움직이면서 우리 몸의 혈액이 되고, 신체에 균열을 낸다. 그리하여 신체 밖의 예기치 않은 사건과 마주치는 순간 이전의 꿈틀꿈틀과 함께 사라지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새로운 를 마주하게 된다. 꿈틀꿈틀 하나의 세계를 무너뜨린다. 그리고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한다.

나의 꿈틀꿈틀은 내 몸의 혈액이 되어 움직이고 있을까? 신체에 균열을 내고 있을까? 아니면 정체하고 있을까? 지금 문탁 웹진팀에 발을 옮긴 , 나의 꿈틀이가 신체에 약간의 균열이라도 낸 결과가 아닌가 하고 감히 말해본다..

 

이번 웹진(145) ‘꿈틀꿈틀을 통해 각자의 꿈틀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신체와 융합하고 있는지 한 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지진으로 원전에 대한 위험 경고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는데요. 히말라야가 탈핵으로 수행하기라는 주제로 <시론>을 썼습니다. 그녀가 제안한 탈핵 릴레이를 수행과 더불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학이당>친구들과의 중국시안 여행을 계기로 사서카페 <논어>을 읽게 되고 이층 <고수다>에까지 이어지게 되었다는 달팽이의< ~지락 편.>. 전해듣는 고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 문탁에서 곰댄스 글쓰기의 열기가 더해가고 있습니다. 노라의 <비주얼 문탁>에서는 곰댄스 그녀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번호부터 8회에 걸쳐 <고전타파> 연재가 진행됩니다. 그 시작을 멀리 뉴욕에 계신 문탁샘이 열어주셨습니다. 그곳에서도 고은이의 논어읽기로 아침을 시작하신다고 합니다. 비가 내린 후 날씨가 꽤 선선해졌습니다. <모모스포토>에서는 깨알이 가을과 어울리는 구절초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주학연재> 다섯 번째 뿔옹의 청년들과 책을 읽는다는 주제의 글을 기대해 주세요.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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