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으로보다

(146호) 나는 쓸모없기를 바란다

2016.10.18 12:19

청량리 조회 수:157

[일흔여섯번째 문틈]

나는 쓸모없기를 바란다

 



글 : 청량리 









낭송시리즈 장자편에 읽은 내용이다. 목수 석()이 사당에 심어진 상수리나무를 보았다. 제자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은 그 나무의 크기나 수형에 감탄을 마지않는데, 석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제자가 그 이유를 묻자, 석은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널을 짜면 금방 썩고, 그릇을 만들면 쉽게 부서지고, 문짝을 만들면 진액이 흐르고, 기둥을 만들면 좀이 슬 것이라면서 쓸모없는 나무라고 잘라 말한다. 꿈에 석은 사당의 상수리나무를 만난다. 그 상수리나무는 쓸모 있는 훌륭한 나무들은 모두 베어 없어지고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요절했지만, 자신은 오랫동안 쓸모없기를 바랐고 이제야 겨우 쓸모없게 되었다는 것이다.너나 나나 모두 사물인데, 사물이 사물을 어떻게 평가한다는 말이냐?’고 되묻는다. 석은 그 상수리나무의 이야기를 듣고 겉으로 드러난 의미로만 판단하면 사실과 너무 동떨어지게 됨을 깨닫는다.


여기에는 두 가지 내용이 담겨 있다. 하나는 인간도 이 세상의 사물 중의 하나다. 그래서 인간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좁은 시각인지를 말한다. 또 다른 하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평가하지 말고 그것의 본질을 봐야한다는 것이다. 낭송 장자에서 이 글의 제목은 나는 쓸모없기를 바란다이다. 나는 이 제목을 수행을 다른 말로 표현한 듯하다. 상수리나무가 쓸모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지내온 것이 바로 수행이다. 사물을 사물로 판단하지 않고, 사물의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 그래서 쓸모없음의 쓸모를 알게 되는 것, 볼 줄 아는 것이 수행이다. 어제 뒷산에 가서 상수리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를 엄청 주웠더랬다. 도토리를 줍느라 연신 들썩이는 내 엉덩이를 보고 그 상수리나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상수리나무에 매달린 청솔모는 또 무슨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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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호 웹진의 주제는 하필 왈 수행이다. 수행, 수행하는데, 왜 꼭 수행이어야 할까? 이건 수행이 수행이 아닐 때, 비로소 수행일 수 있다는 말의 의문형이다. 새털은 시론에 반하다에서 계속해서 낯설고 어색한 질문을 던지는 길이 수행이라고 말한다. 또한 코스모스는 문틈지락에서 낡은 생활방식을 버리고 출발한 수행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 질문한다. ‘일상, , 수행을 갖고 펼쳐질 올해 문탁 인문학축제의 한 권의 책으로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가 선정되었다. 씀바귀가 내맘대로 비평에서 세미나 전 미리보기 안내를 한다. 연재 3회를 맞고 있는 고전공방 <대학>릴레이에서는 여울아가 신민(新民)’에 대한 내용을 수행과 함께 풀어주고, 아울러 오랜만에 보는 ..코너에서는 꿈틀이가 틈세미나의 친구들을 소개한다. 새롭게 시작한 자작나무의 모모포토에서는 수지에 와서 사랑하게 된 것을 만나 볼 수 있다.

 

집에 대한 미팅을 하게 되면 전문가 못지않게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집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나 한마디씩 할 수 있다. 나는 수행도 그랬으면 좋겠다. 누구나 집에 사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에 대해 수다를 나누는 것처럼, 수행도 무겁지 않게 수다가 되고 그것이 또 다른 일상을 만들어가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수행이 수행이 아니기 위해서는 수행을 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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