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으로보다

[여든네번째 문틈]

돌이킬 수 없는 3.11생각한다




글: 봄날









코소 이와사부로는 후쿠시마에 진도 9의 지진이 발생하고 그 지진을 동반한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가 멜트다운된 사건을 두고 불가역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됐습니다. 원전폭발과 함께 일본의 선구적 형상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사고지점 반경 20킬로미터 내 거주민 16만명이 피난길에 올랐고 아직도 대다수가 이주민 신세입니다.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방사능의 공포는 이미 다가온 것이 아니라, 지금도 다가오고 있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것이기에 더욱 잔혹합니다. 에너지 공급 효율화와 생산의 고도화, 과학정보기술의 발전을 숭배하던 자본주의는 이제 재해 자본주의가 됐습니다. 코소는 재해 자본주의가 자기붕괴를 향한 무제한적 행정을 인류에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시민과학자 다카기 진자부로원전에는 모든 문제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수력이나 화력발전으로 전력량을 충당할 수 없다는 식의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3.11 이전에도 원전사고는 계속되어 왔습니다. 문제는 3.11 이후에도 여전히 원전 불가피론이 세를 잃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이어지는 묵시록적 비극 속에서 방사능 피폭이 일상인 삶으로 다가오고 있는데도 우리는 얼마나 무감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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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3호기와 주변에 설치된 크레인들.


25기의 원전이 고도로 밀집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원전에 대한 안전 불감증에는 할 말이 없을 따름입니다. 그나마 얼마 전 법원이 경주 월성 1호 원전 수명연장을 기각했습니다. 낡은 원전시설은 그야말로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습니다. 후쿠시마 원전도 낡은 시설이었습니다. 이제 겨우 첫걸음입니다. 비핵의 길은 멀지만 그 길은 평화의 길이 될 것입니다.

 

녹색다방원들이 중심이 되어 우리 동네에서 이어가고 있는 탈핵릴레이를 생각해봅니다. 어떤 이는 책을 읽고, 누구는 스스로 만든 손팻말을 들고 무언의 일인시위를 합니다. 짧은 시간의 시위를 위해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과,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핵마피아의 야만성을 사람들에게 잘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108배를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탈핵을 염원하는 이 평화스러운행동으로 정말 탈핵이 될까요?

 

그런데 이런 생각을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충격과 허탈감, 끊임없는 공포감에 휩싸이는 대신, 핵없는 세상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방식으로 꿈꾸는 사람들이 다른 곳에도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한 바탕 소란스럽고 즐거운 길 위의 축제를 벌입니다. 후쿠시마 이후 여섯 번째 돌아오는 3.11에 우리는 꽃과 벌과 나비가 되어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주말마다 숫자놀이를 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백만이네, 칠십만이네, 다른 쪽에서는 30만 같은 3만이 모였다고 하는데, 311일 그날에 이번엔 우리의 나비행진에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모일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 웹진은 3.11을 앞두고 <후쿠시마 특집>으로 꾸밉니다. 앞부분에서도 소개했듯이 작년 6월부터 시작해 28주차를 이어간 동네에서 하는 탈핵릴레이의 단골시위녀 작은물방울특집으로 실렸습니다. 그녀는 자꾸 자신의 탈핵행동을 가지고 애벌레-나비 운운하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냅니다. 이번 주에 있을 필름이다와 녹색다방의 콜라보 영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은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 이미 묵시록처럼 원전 사고를 예언합니다. 새털미리 본 영화평 읽어 보시고 금요일 영화상영에 동참해 주세요. 후쿠시마와 관련한 여러 책들이 지금 파지사유 틈갤러리에 꽂혀 있습니다. 이중에서 씀바귀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내린 후쿠시마 핵재앙의 생물학, 생태학적 결론을 엮은 <끝이 없는 위기>를 읽고 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했는지 궁금합니다. 무담의 세 번째 <모모스 포토>마저 녹색이군요. 이건 뭐, 취중탈핵입니까?^^ 웹진의 사용기한(?)에 대한 끊임없는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편집장을 맡고 있는 진달래가 그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한 속내를 <진달래지락>에서 살짝 내보입니다. 그녀만의 담담한 목소리로요...|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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